“손님에게 맞아본 적 있냐?”...70대 택시기사 코뼈 부러뜨리고 피범벅 만든 50대

박영숙 / 기사승인 : 2024-06-07 15:2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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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포항에서 70대 택시 기사가 50대 남성 승객에게 무차별 폭행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 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

 

[한스타= 박영숙 기자] "너 손님에게 맞아본 적 있냐?"

 

포항에서 택시를 운행하는 70대 택시기사가 50대 남성 승객에게 일방적인 폭행을 당해 피부가 찢어지고 코뼈가 부러지는 등 심각한 상해를 입었다.

 

지난 6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포항 택시 기사 폭행 사건 택시 기사님 아들입니다'라는 글이 게시됐다.

 

자신을 피해자의 아들이라 밝힌 작성자는 "아버지께서 당하신 억울한 일을 널리 알리고 다시는 이런 피해가 없도록 도움을 요청하고자 글을 올린다"며 지난달 31일 19시 30분쯤 있었던 일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이날 포항시 북구 항구동의 한 가게 앞에서 승객을 발견한 70대 택시 기사 A 씨는 운행 중이던 택시를 정차했다. 50대 승객 B 씨는 택시 앞자리에 승차했고, A 씨는 B 씨가 말한 목적지인 포항 흥해읍으로 운행을 시작했다.

 

20분 뒤인 19시 50분쯤 목적지 근처에 다다르자, B 씨는 대뜸 A 씨에게 "너 손님에게 맞아본 적 있냐?"고 물었고 A 씨는 "그런 적 없다"고 대답하며 목적지에 도착했으니 요금을 지불해 달라 요청했다.

 

B 씨는 점점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고는 의자를 뒤로 젖히며 눈을 감고 자는 척을 했다. 이후 19시 54분쯤 계속해서 요금 지불 요청을 무시하는 B 씨의 태도에 A 씨는 차를 움직여 파출소로 향했다. B 씨가 인상을 쓰며 목적지를 묻자, A 씨는 파출소로 간다 답했다.

 

그 후 20시쯤 B 씨가 기어봉 쪽에 있는 돈가방에 손을 대자 A 씨는 이를 제지했다. 그러자 B 씨는 돈가방을 A 씨에게 던지며 운행을 방해했고, 운행 중인 택시가 용천교차로에 진입한 후 20시 01분쯤부터 B 씨의 폭행이 시작됐다.

 

A 씨의 귀를 2차례 비틀며 운행을 방해한 B 씨는 주먹으로 A 씨의 얼굴을 7번 가격했다. 그 뒤 뒷주머니에서 자동차 키로 추정되는 날카로운 물건을 꺼낸 B 씨는 그것을 손에 쥔 채 A 씨의 얼굴을 10차례 추가로 가격했다.

 

A 씨는 폭행을 당하면서도 2차 사고를 막기 위해 왼손으로 핸들을 쥐고 오른손으로 B 씨의 공격을 막으며 운행을 계속해 아무도 없는 길가에 정차했다. A 씨의 얼굴에는 피가 흥건하게 났지만 B 씨는 손에 흉기를 쥔 채 폭행을 계속했다.

 

20시 4분쯤 A 씨는 차에서 나와 112에 신고했고 이후 경찰이 오길 기다렸다. B 씨는 A 씨가 차에서 내리자 얼굴에 묻은 A 씨의 피를 닦고 약 2분 뒤 차에서 내려 길가에 앉았다. 이후 경찰이 도착해 사건이 접수됐다.

 

B 씨는 경찰 조사에서 쌍방 폭행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자신 역시 폭행당해 손가락을 다쳤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범행 당시 술에 취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채널A 인터뷰에 따르면 B 씨는 "일방적으로 내가 (때린 게 아니다)"라며 "기사가 목적지를 제대로 가지 않아 실랑이를 벌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작성자는 "블랙박스 영상만 보더라도 아버지께서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하셨다"며 "아버지께서는 이마, 오른쪽 눈 옆, 눈 밑, 콧등이 찢어지셨고 코에 골절이 생기셨다"고 밝혔다.

 

이어 "택시 기사가 자기가 말한 자기 집을 제대로 못 찾아서 폭행했다는 게 말이 되나, 설령 자기가 설명한 목적지가 아니었다고 해도 저렇게 사람을 피투성이로 만들어도 되는 일인가"라며 "제발 더 이상은 택시 기사가 폭행당하는 일이 없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시민들은 분노하며 특수폭행죄넘어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해 처벌해야 한다고 반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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