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에서 전화받는 거냐?" 12.3 계엄 일어나자 봉준호 감독이 해외 지인에게 들은 말

박영숙 / 기사승인 : 2025-02-19 08:56:25
  • -
  • +
  • 인쇄

봉준호 감독이 12.3 계엄 사태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 MBC '손석희의 질문들'

 

[한스타= 박영숙 기자] 봉준호 감독이 12.3 계엄 사태와 고(故) 배우 이선균 대한 심경을 밝혔다.

 

봉준호 감독은 지난 18일 방송된 MBC '손석희의 질문들'에 출연해 2024년 12월 3일에 일어난 계엄을 언급했다.

 

봉준호 감독은 "해외에선 로제의 '아파트'나 BTS, '오징어 게임'을 보고 한국을 떠올리다가 '마샬 로우'(계엄)라는 단어가 나오자 다들 황당해했다"며 "계엄이라는 상황이 1970~1980년대 제3세계 군사 쿠데타 영화 같은 데서나 나오는 단어인데 초현실적으로 느껴져 이질감 때문에 당황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지인은 내게 '감옥에서 전화받는 거냐?'고 묻기도 했다"며 "당황하기도 했지만 우리 스스로 모두들 놀라지 않았냐"라고 덧붙였다.

 

봉준호 감독은 "영화 '서울의 봄'에서 다뤄지던 12.12 군사반란이 일어났을 때 초등학교 4학년이었다. 우리 세대가 다시 계엄을 겪게 될 줄 몰랐다"며 "그래도 오랜 역사 속 다져온 법적인 장치들이 있어서 회복되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다"고 말했다.

 

이날 봉준호 감독은 배우 故 이선균을 떠올리며 미안함을 전하기도 했다. 봉준호 감독은 영화 '기생충'에서 함께했던 이선균에 대한 질문을 받고 "같이 일했던 분이라 여러 가지 기억이 교차한다"며 "누가 뭐라 해도 좋은 사람, 좋은 배우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선균 사건과 관련해 성명서 발표에 동참한 이유에 대해 "같이 일했던 동료로서 당연히 하는 것이 마땅한 상황이었다. 동시에 미안하고 부끄러운 마음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미 그런 불행한 상황이 오기 전에 더 왜 빨리 행동하지 못한 게 후회된다"며 눈물을 보였다. 이에 손석희는 "많이 북받치는 것 같다. 어떤 뜻인지 잘 알겠다"며 봉준호 감독을 다독였다.

 

한편, 봉준호 감독은 신작 <미키 17>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 작품은 미국 작가 에드워드 애슈턴의 SF 소설 미키 7을 원작으로 얼음으로 뒤덮인 우주 행성 개척에 투입된 복제 인간의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는 베를린국제영화제 스페셜 갈라 부문에 초청돼 지난 15일 독일에서 상영됐으며, 한국에서는 오는 28일, 북미에서는 3월 7일 개봉 예정이다.

[저작권자ⓒ 한스타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