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웅 사과는 쇼…결혼 발표 보고 억장 무너져” 사망자 어머니 '분노의 인터뷰'

이영희 / 기사승인 : 2024-08-02 11:2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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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양재웅 병원에서 환자가 사망한 가운데, 유족 측이 울분을 터트렸다. 양재웅 방송 장면 캡처./채널A 

 

[한스타= 이영희 기자]  "결국 우리 딸만 죽은 겁니다.", "내 딸은 고작 32살이었습니다. 만약 여러분의 딸이고 동생이고 가족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양재웅이 자신이 운영하던 병원에서 사망 사고가 일어난 것과 관련해 공개 사과한 가운데, 유족이 "사과문조차 쇼"라며 분노했다. 지난 1일 디스패치는 사망자 어머니와의 인터뷰를 단독 보도했다.

 

어머니는 "무엇이 달라졌냐?"라고 되물으며 "결국 우리 딸만 죽은 겁니다. 우리 가족들만 죽었어요. 그(병원) 사람들 모두 제 앞을 뻔뻔하게 걸어 다녔어요. 미안하다는 사람 하나 없었고요. 그러다 경찰이 왔더라고요. 사과가 아니라 신고를 한거죠"라고 말했다.

 

A 씨는 미국 뉴욕의 명문대를 졸업하고 한국에서도 유명한 대학의 경제학과 조교였다. 일명 '나비약'으로 불리는 다이어트약 중독 증세로 양재웅의 병원에 갔다가 입원 17일 만에 죽었다.

 

국과수 부검 결과 추정 사인은 '가성 장폐색'이었다. 신경성으로 장이 막혀서 음식물이 내려가지 않는 병이다. 복무 팽만과 변비, 구토 등을 유발한다. 장에 공기가 가득 차 배가 터질 것처럼 부풀어 오른다. 실제로 A 씨는 입원 후 간헐적인 복부 통증을 보였다. 사망 전날에는 복통까지 호소했다.

 

딸에게 병원을 추천한 건 어머니였다. 여러 매체를 통해 양재진과 양재웅 형제를 알게 됐고 그의 말에 신뢰가 생겨 병원을 검색했었다고 한다. 그런데 양재웅이 A 씨를 치료한 적은 없었다고 한다. 어머니는 "일주일에 3일, 오후 진료만 한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어머니는 "하루는 수간호사가 '기저귀를 사 오라'고 하더라. 이유를 물어보니, 아이가 바닥에 오줌 쌌다고 했다. 나는 대성통곡을 했다. 병원에 분명 정상적인 상태로 들어갔는데 왜 그러지 싶어 울었다. 나중에 CCTV를 보니까 1인실 문을 안 열어줘서, 참을 수 없어 소변을 본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아이랑 통화를 하는데 말이 어눌해진 것 같아 이상하게 느껴졌다. 원래는 정말 정상이었다. 그래서 수간호사한테 '혹시 안정제 먹이냐'고 하니까 '그렇다'고 하더라. '딸이 말이 어눌해진다. 안정제 먹이지 말아달라'고 했고, 수간호사가 '알겠다'고 했다. 그런데 딸이 죽은 후 CCTV 영상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죽는 그 시간까지 약을 먹이는 모습이 있었다"고 했다.

 

어머니는 "병원에서 딸 아이보고 만성 변비 환자라고도 했다. 사실이 아니다. 또 여러 병원 환자들의 증언을 들었다. 하루는 딸이 배가 너무 아프다며 바닥에 주저앉아 있었다. (병원 관계자 중) 아무도 안 봤다고 하더라. 어떤 환자가 대신 안아서 침대에 앉혔다고 말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아이가 죽는 날 영상을 보면 코피가 난다. 그날 딸이 '119를 불러달라'고 했다더라. 근데 병원은 안 불렀다. 같이 있던 환자의 증언이다. 마지막으로 아이가 아프다고 했을 때 어떤 조무사가 '또 시작했다 노랫소리'라고 했단다. 꾸미는 이야기가 아니다. 직접 들어서 안 이야기다. 그분들 전화번호 다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어머니는 "병원 정면 벽에 '내과 진료'와 '내시경' 등이 쓰 있다. 실제 그 병원에 내과의사가 있었다면 내 딸의 증세를 몰랐을까. 딸이 죽기 2~3일 전부터 임신부처럼 배가 불렀다. CCTV에도 나온다. 내과 의사가 있었으면 유기 치사다. 없었으면 사기 아닌가? 사실 아직도 전체 영상을 못 봤다. 뉴스도 못 본다. 사람들이 말하니까 듣고 안다. 지금도 숨을 쉴 수가 없다"라고 했다.

 

어머니는 "전문의가 아닌 간호조무사, 보호사 등이 심폐소생술을 했다. 마치 잠자는 아이를 깨우듯이 하는 게 심폐소생술이 아니지 않나. 그런데 변호사들을 만나니 '의료법과 형사법은 이길 수가 없다'고 하더라. 현실이 참담하다"고 말했다.

 

어머니는 "1인 시위를 할 때, 병원 관계자들이 경찰에 신고한 적이 있다. 출동한 경찰이 '억울함 푸시려면 병원 안에 들어가면 안 된다. 혼자 하셔야 한다'고 안내했다. 처음 내가 혼자 시위하니까 한 행인이 물을 주고, 플랜카드를 같이 들어주셨다. 지금도 감사한 기억이다. 그런데 경찰관들이 '2인이라 (법에) 걸린다'고 했다. 그 때, 병원 사람들은 내 앞에서 도도하게 웃으며 지나갔다. 언론이 다룰 거라고 생각 못했던 것 같다.

 

딸 사망 4일 뒤 양재웅이 하니와의 결혼을 공식 발표한 것에 대해 어머니는 "어떻게 이럴 수 있나 싶더라. 정신과 의사는 사람의 마음을 만져주는 직업 아니냐"라며 한숨을 쉬었다고 한다.

 

양재웅이 소속사를 통해 사과문을 올린 건 한 방송사가 사건을 보도한 지 3일 후였다. 유족은 "그조차 쇼"라며 "이후에도 양재웅이 저희에게 연락한 적 없다"고 했다.

 

어머니는 "양재웅이 입장 발표하는 날에도 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었다. 양재웅이 제 앞으로 걸어 지나가기도 했다. 그때는 굉장히 뻔뻔하게 쳐다도 안 보고 지나갔다. 그 사람 뿐만 아니라 모든 병원 사람들이 그랬다. 그래서 화가 났다"라며 "만약 진짜로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면, 시위할 때 눈길이라도 줬을 것이다. 아무렇지도 않게 뻔뻔하게 지나가다가 방송에 나오니까 그거 무서워서 발표한 것 아닌가? 양재웅은 정신과 의사로서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두 달 동안 어느 누구도 (이 사건을) 쳐다보지 않다가 이제서야 모든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며 가슴을 쳤다.

 

그는 "양재웅은 의사가 아니다. 연예인이다. 대표 병원장이면 개인으로 입장 밝혀야지, 감히 소속사를 통해서 (사과문 발표를) 할 수 있나. 언론플레이다. 모든 사람들을 잠재우기 위한 것, 그 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에 어머니는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저희 가정을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희는 앞으로 병원의 행보를 지켜볼 것입니다. 내 딸은 고작 32살이었습니다. 만약 여러분의 딸이고 동생이고 가족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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