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영화] 로봇이 정체성을 고민한다면? '아이, 로봇'

서기찬 / 기사승인 : 2016-12-28 17:2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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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주말 TV 영화]


- 30일 금요일 밤 11시35분 고전영화극장에서 감상할 작품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Gone with the Wind, 1939, 감독: 빅터 플레밍)’2부 입니다. 지난 주에 1부를 방송했지요. 클라크 게이블, 비비안 리, 레슬리 하워드, 올리비아 드 하빌랜드 등 출연.
원작은 1936년 무명 작가였던 마거릿 미첼이 쓴 동명 소설로, 우연한 기회로 출판되어서 이듬해 퓰리처상을 수상하였고, 곧바로 영화화까지 되기에 이릅니다. 다양한 명대사와 명장면으로 77년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도 꼭 봐야 할 고전 중의 하나로 손꼽히는 작품입니다. 또 당시 새내기 배우였던 비비안 리를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한 영화이기도 합니다.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스칼렛 역에 캐스팅 된 비비안 리가 연기한 스칼렛은 영화사상 가장 인상적이고 매력적인 캐릭터 중 하나로 손꼽히기도 합니다. 이듬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을 비롯해 8개 부문을 석권하였습니다.



- 31일 올해 마지막 날, 토요일 밤 10시45분 세계의 명화에서 준비한 작품은 ‘아이, 로봇(I, ROBOT, 2004, 감독: 머빈 르로이)’입니다. 월 스미스, 브리짓 모나한, 브루스 그린우드, 제임스 크롬웰 등 출연.
20세기 최고의 과학 소설가이자 교양과학 저술가로 평가받는 아이작 아시모프의 연작소설집 <아이, 로봇>을 모티브로 인간과 로봇이 공존하는 2035년 미래를 그린 작품입니다.
2035년, 하이-테크놀러지로 만들어진 로봇이 인간 생활의 모든 편이를 제공하는 경이로운 미래 사회가 도래합니다. 그러나 만일 로봇이 인간의 일을 대신하고 인간의 감정에 피드백을 보내는 상호교류가 가능한 존재로 자리한 시대에서, 그러한 상호 보완적인 신뢰가 무너진다면? 그 질문이 바로 영화 ‘아이, 로봇’의 중심입니다. 영화 중 가장 독창적인 로봇인 써니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는 과정은, 인간이 근본적인 숙명으로 탐구하는 ‘우리는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는 가’에 대한 존재론적인 질문과도 닮아 있습니다. 또한 영화의 모태가 된 아이작 아시모프가 주창한 로봇 제3원칙의 구현을 통해 휴머니즘이 과학에 어떤 식으로 반영되는지 어렵지 않은 철학으로 관객에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인간과 로봇이 공존하는 2035년 미래에서 로봇들을 지배하는 3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1원칙, 로봇은 인간에게 위해를 가해선 안 되며 위험에 처한 인간을 방치해서도 안 된다.
2원칙, 로봇은 인간의 명령에 따라야 하지만 이 명령이 1원칙에 위배되는 경우에는 예외다.
3원칙, 로봇은 스스로를 보호해야 하지만 1원칙과 2원칙에 위배되는 경우는 예외다.


아시모프가 고안한 이 로봇 3원칙은 지금도 로봇 공학이나 인공 지능을 연구하는 학자들에게 그대로 적용되고 있을 정도로 탁월한 명제입니다.



- 2017년 1월1일 일요일 오후 2시15분 일요시네마 시간에는 ‘캐스트 어웨이(Cast Away, 2000, 감독: 로버트 저메키스)’가 방송됩니다. 톰 행크스, 헬렌 헌트 호흡.
현대판 <로빈슨 크루소>라 할 수 있는 ‘캐스트 어웨이’는 살아남겠다는 의지와 특정 대상을 향한 사랑과 희망이 인간에게 얼마나 거대한 힘을 부여하는지를 극적으로 보여줍니다. 고도로 문명화된 사회에서 시계추처럼 기계적인 삶을 살던 남자가 고립무원의 처지에 놓인 뒤 필사적인 힘으로 환경을 극복해가는 과정은 그 자체로 깊은 감동을 줍니다. 망망대해 섬 한가운데 홀로 남겨진 척에게 고독은 견디기 힘든 것이지요. 시간이 막연하게 많다는 것은 빈틈없는 일과를 보내온 척에게는 굶주림과 외로움만큼이나 지독한 공포입니다. 이때 인간을 버티게 만드는 것은 희망입니다. 사랑하는 연인을 꼭 만나리라는 강력한 의지가 척을 살아가게 만듭니다.
4년 뒤 고향 멤피스로 돌아온 척은 최악의 항공사고에서 홀로 살아남았다는 트라우마에도 불구하고 이전보다 훨씬 젊고 건강하게 살아갑니다. 자신의 한계를 스스로의 힘으로만 이겨내 온 척은 이미 ‘초월’을 학습했기 때문입니다.
영화는 피지섬에서 촬영되었는데 영화 초반부터 조난된 직후까지 102kg이었던 톰 행크스의 몸무게는 영화 속에선 4년, 실제 제작 과정 중에선 8개월이 흐른 뒤 77kg으로 줄었다고 합니다. 톰은 척이 그러했던 것처럼, 실제로 코코넛과 해산물만으로 급속으로 체중을 감량했다고 전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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