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궁 김수녕, 사우디 국왕 외손녀들 선생님 된다

배종원 / 기사승인 : 2014-01-09 15: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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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뉴스 화면 캡처 사진=KBS 뉴스 화면 캡처


김수녕(43) 대한양궁협회 이사가 사우디아라비아 공주들의 양궁 선생님이 된다.

올림픽 4관왕을 차지하는 등 '신궁'이라 불리는 김수녕은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 국왕의 외손녀인 요하라(17) 공주와 사라(15) 공주의 개인 양궁교사로 활동한다. 계약기간은 올해 1월 말부터 2016년 2월 말까지 2년.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한국 여성 양궁 지도자를 추천해달라는 왕가의 요청을 한국대사관을 통해 전달했고, 대사관 측이 이를 양궁협회에 전달했다. 이에 양궁협회는 복수의 후보를 추천했고 사우디아라비아는 김수녕을 최종 선택했다.

계약 조건은 2년 동안 집·차량·생활비 등을 포함해 연봉 20만 달러 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슬람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여성들의 사회활동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 관계로 여성들에게 스포츠의 문을 열지 않았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압력끝에 2012 런던올림픽 때 유도, 육상 종목에서 여자선수 2명의 출전을 허용한 바 있다.

사우디에는 현재 여자 양궁 대표팀이 없으며 김수녕의 지도를 받는 공주들 실력에 따라 국제대회 나설 가능성이 있다.

김수녕은 “제자들의 기량을 향상시키는 데 온 힘을 쏟겠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공주들을 국가대표로 출전시키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이들이 국제대회에서 가능성을 보여주면 사우디 여성 체육에 새 장이 열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김수녕의 지도를 받을 사우디 공주들이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할 가능성은 꽤 높아 보인다. 세계양궁연맹(WA)이 저변확대를 위해 올림픽 예선을 통과할 경기력에 미치지 못하는 국가에 출전권을 부여하는 와일드카드 제도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

김수녕의 지도자 경력은 짧지만 선수 경력은 화려하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개인전과 단체전 금메달을 휩쓸었고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과 2000년 시드니올림픽 단체전에서 우승했다. 2011년 세계양궁연맹(WA)은 김수녕을 ‘20세기 최고의 궁사’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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