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파격 노출 유다은, 영화 '맛'의 참맛

강민옥 / 기사승인 : 2014-01-16 17:2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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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유다은. 다소 낯선 이름이지만 그녀는 데뷔 10년차가 넘는 늦게 뜬 배우다. 모델일을 하던 중 우연한 기회로 연기의 길에 들어섰다. 비슷한 일의 반복으로 공허함을 느꼈던 모델 일 때와는 다른 관객과의 소통이라는 매력에 빠져 연기를 운명이라고 느꼈다.

하지만 세상은 녹록치 않았다. 그동안의 작품에서 별 재미를 보지 못한 그녀는 이번 영화 ‘맛’에서 파격적으로 옷을 벗고 베드신을 찍었다. 혹자는 소위 뜨고 싶어서 벗었다라고 수근거리기도 하지만 그녀는 당당하게 말한다. 난 옷을 벗은게 아니라 내 자신을 벗은 거라고.

영화‘맛’에서 당당한 커리어우먼이지만 고독한 내면을 갖고 있는 ‘수희’역을 맡은 배우 유다은을 한스타가 만났다.

유다은

▲ 파격적인 포스터로 화제를 모은 영화 ‘맛’이 16일 개봉됐다. 소감은?

결혼에 대해 생각하게 한 영화다. 아직 영화를 보지 못해 나 스스로도 궁금하다. 한편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다.솔직히 아직은 베드신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이 두렵다. 영화는 영화로 봐달라.



▲한 마디로 영화‘맛’은 어떤 영화인가

아내에게 무시당하는 남자가 또래 여자들의 관심을 받고 스스로 자신감을 얻는다. 도덕성이 강조되는 한국 사회에서 카타르시스를 대신 느끼게 해 줄 영화다.



▲베드신은 처음인 것으로 안다. 출연을 결정하게 된 계기가 있나?

첫 베드신으로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하지만 수희라는 매력적인 캐릭터에 끌렸고, 시나리오에 반했다. 이 영화에서 베드신은 단순한 눈요깃거리가 아닌 명확한 의미를 갖고 있다. 그래서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



▲첫 베드신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나

관객의 입장에서 보기만 하다 막상 하려니까 힘들었다. 아름답지 않은 섹스는 불쾌하다고 생각한다. 불륜이든 아니든 여자로서 아름답게 보이고 싶었고, 감독님만 믿고 따랐다.
이번 베드신을 통해 한층 성숙해진 것 같다. 막상 베드신을 해보니 그동안 베드신을 촬영한 배우들이 용감하다라는 걸 느끼게 됐다.



▲베드신 촬영 당시 에피소드는 없었나

사실 그러면 안되는데 너무 긴장해서 와인을 1병 마시고 촬영에 임했다. 약간의 술이 남녀분위기를 고조시킨다고 생각한다(웃음)
베드신의 컷 소리가 나자마자 묘한 감정이 복받쳐 눈물이 흘렀다. 하지만 눈물을 보이면 연기에 자신 없어 보이는 것 같아 콧물이 흐른 척 했다.(웃음)

유다은



▲ ‘수희’는 어떤 캐릭터인가

당당하고 능력 있고 잘 나가는 커리어우먼으로 매력적인 여성이다. 하지만 자신의 힘든 점을 내색하지 않으려고 자신을 꽁꽁 닫는다. 남편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지만 실제로는 남편을 보호하고 가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여자다. 같은 여자로서 측은한 마음이 생긴다.



▲ 다른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땠나

일단 남자배우가 많이 신경써줬다. 리드도 많이 해줬다. 그 점에 대해선 감사하다.
그런데 고립된 고독감에 젖어있는 캐릭터에 몰두하다보니 다른 여배우들과는 어울리지 못했다. 그 점은 많이 아쉽다. 다음에 시간나면 밥 한 번 먹을 생각이다.(웃음)



▲노출신이 많은 영화라 몸매 관리를 따로 했을 것 같다. 평소 좋아하는 운동이나 몸매 관리 비결은 있나

체력이 약한 편이라 운동을 즐겨한다. 근력과 유연성을 키워주는 필라테스를 한다. 필라테스는 몸 안의 잔근육들을 노출시켜준다. 필라테스 덕분에 영화 포스터에 나온 내 등의 잔근육이 노출되서 뿌듯하다.(웃음)
스쿠버 다이빙도 좋아한다. 스쿠버다이빙은 다른 세상을 보는 스포츠라 생각한다. 스쿠버다이빙을 하면 세상에 대한 겸손한 마음을 갖게 된다. 물을 무서워해서 시작한 운동이지만 지금은 프로 전단계인 레스큐 자격증도 갖고 있다.
또 등산, 골프, 수영 등 다양한 운동을 한다.



▲ 영화에서 남편이 다섯명의 여자와 관계를 갖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영화가 아닌 실제로 내 남편의 외도사실을 알게 되면 어떻게 하겠는가?

내 눈으로 보지 않은 이상 그냥 넘어 갈 것이다. 즉 가정을 깨고자 하지는 않을 것이다. 감성적으로 싸우고 나서 남는 것은 무엇일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성적으로 나는 결혼 관계를 유지하며 가정을 지키고자 한다.



▲ 영화가 한국판 ‘위기의 주부들’이라고 하는데, ‘위기의 주부들’과 다른 특징이나 차이점은 무엇인가

한마디로 문화적 차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미국 드라마 ‘위기의 주부들’은 이혼녀도 당당하게 애인을 만나고 자유롭게 연애한다. 하지만 한국인들은 자기가 가진걸 지키려하고 가슴에 묻고자 하는 성향이 있다. 그래서 영화 ‘맛’은 기본적으로 한국이라는 문화적 특성을 가지고 가는 영화다. 즉, 이런 것들을 다룬 영화 '맛'이 ‘위기의 주부들’ 한국형 해석이라 할 수 있겠다.



▲ 존경하거나 롤모델로 삼고 있는 배우가 있나

전도연 선배님이다. 선 굵은 연기로 극을 끌고 가는 힘이 대단하다. 존경스럽다.
또 김혜숙 선생님이다. 선생님의 연기는 가슴 절절한 끌림이 있다. 나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배우가 되고 싶다.

유다은

▲ 앞으로 맡고 싶은 배역이 있나

여전사 역할을 해보고 싶다. 남자로 치면 무사, 보디가드 같은 역으로 의뢰인을 사랑하지만 표현하지 못하는 역할이 욕심난다. 깊이 있는 내면연기도 해 보고 싶고 액션연기에 도전해보고도 싶다.
또 죽음에 직면한 삶, 바닥까지 내려가는 심리는 어떤 것인지 직접 연기하고 싶다.
지금껏 맡은 배역이 겹치는 게 없었다. 막상 촬영할 때는 힘들지만 작품이 끝나면 성취감을 얻는다. 이래서 배우로 사는 것 같다.



▲ 앞으로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독립영화 ‘아무것도 사라지지 않는다’가 시사회와 개봉을 앞두고 있다. 앞으로 많은 작품을 통해 활발히 활동 할 것이다.



▲ 마지막으로 대중들에게 어떤 배우로 남고 싶은가

관객들이 내가 출연한 영화를 보고 동화됐으면 좋겠다. 현실과 동떨어져 있지 않는 상상 속의 유다은이라는 배우를 통해 대리만족을 얻고 즐거움을 느꼈으면 좋겠다.
배우로서의 삶이 나에게 용기를 준다. 내 자신을 벗는 배우가 되고 싶고, 대중들도 그걸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배우 유다은 - 따뜻하고 무엇에든 감사해 하는 마음을 지니고 있는 여자. 그 동안의 무명생활이 얼마나 수고스러웠을지를 느낄 수 있게 하는 여자. 그러나 그녀는 자신의 연기신념만큼은 뚜렸했다. 벗은 것은 옷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었다.

무명으로 지낸 지난 10여년의 세월을 보상받을 수 있게 영화 '맛'이 제대로 터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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