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노트] '아육대'에 혼존하는 빛과 그림자

강민옥 / 기사승인 : 2014-02-04 10:3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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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iMBC 사진=iMBC


출중한 외모와 화려한 춤솜씨. 가수가 직업인 1세대 아이돌은 노래보다는 잘생긴 외모와 기교 넘치는 립싱크가 우선이있다.

하지만 연예계가 실력 위주의 치열한 경쟁시대로 접어 들면서 아이돌도 점점 진화하고 있다. 이젠 출중한 가창력과 화끈한 댄스는 물론이고 뛰어난 운동 신경까지 겸비해야 한다.

지난 2010년 추석에 시작된 ‘아이돌 육상·양궁·풋살· 컬링 대회’(이하 아육대)는 회를 거듭할 수록 명절 안방극장 대표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초기에 육상에만 한정됐던 아육대는 올림픽 등 세계적 대회의 인기와 눈높이에 맞물려 양궁과 풋살 등 종목이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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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육대 초창기많은 주목을받지 못했던 걸그룹 씨스타 보라와 제국의 아이들 동준이 각각 ‘체육돌’ ‘육상돌’이라는 수식어를 받으며 스타로 떠올랐다. 하루에도 몇 팀이 데뷔하고 또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는 연예계에서 스포츠를 통한 대중의 관심을 끌기는 충분히 주목 받을 수있는 요소였다.

올해 설 연휴 ‘아육대’에서도 빛을 본 신인가수가 등장했다.바로 신인 보이그룹 비투비의 민혁이다. 민혁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1개를 따며 MVP를 차지해 각종 매스컴의 주목을 받았다.

이러한 언론의 관심이 지속되자 신인가수들은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위해 빡빡한 스케줄 속에서도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아육대’에 참가한다. 회를 거듭 할수록 인지도 있는 가수보다 갓 데뷔한 신인들이 대거 출연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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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스포츠라는 각본 없는 드라마는 대회가 진행될수록 기록이 쏟아지고 손에 땀을 지게 만드는 명승부가 많아졌다. 특히 이번 대회 풋살에서는 청소년 축구국가대표 출신인 가수 구자명과 신인 가수 노지훈이 막상막하의 경기를 펼쳐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또 양궁에서도 레인보우 재경이카메라 렌즈에 화살을 명중시켜 선수 못지 않은 실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신인들의 이름 알리기 프로가 된 ‘아육대’에 진정 '빛'만 존재하고 있는 것일까? 점점 규모가 커지며 명절 전통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은 ‘아육대’에는 분명히 빛과 함께 검은 '그림자'도 존재하고 있다.

가장 큰그림자는 경기에 출전하는 아이돌의 부상문제다. 지난해 추석에 방송된 ‘아육대’에선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던 제국의 아이들 동준이 100m 달리기 결승전에서 기권을 선언했다. 방송 당시엔 개인적 사정으로 기권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는 동준이 100m 결승전 열린 장애물 경기에서 부상을 입은 탓으로 확인돼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또 최근 걸그룹 AOA의 설현도 아육대 촬영중 발목부상을 입어 그룹 활동에 큰 차질을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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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문제점은 아이돌을 응원하는 팬클럽의 팬덤 문화다. 자신이 응원하는 아이돌이 승리하면 환호하고 자신이 싫어하는 팀이 승리하면 야유를 퍼붓는다. 이런 과열된 응원문화는 결국 팬들의 집단 싸움을 유발하기일쑤다.

대부분의 팬클럽은 여성들이 차지하고 있다. 반면 포화상태 수준의 걸그룹 팬층은 거의 남성으로 이뤄진다. 이러한 팬덤문화는 결국 남녀간 싸움으로 변질되거나 상대 그룹을 향한 악성댓글의 양산을 초래하는 악순환을 만들기도 한다.

실례로 지난 2012년 달링(달샤벳 팬클럽)과 바나(B1A4 팬클럽)의 충돌이 있었다. 달샤벳 멤버 세리가 욕을 했다는 루머가 나돌았다. 이에 세리는 SNS를 통해 자신을 루머에 시달리게 하지 말아달라며 호소했다. 루머 당사자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해당 걸그룹을 향한 확인되지 않은 따가운 눈총은 사그러들지 않았다.

이에 여성그룹 팬 클럽에 의해 불거진 남성 아이돌 팬들의 성폭행과 폭행에 대한 유언비어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됐다. 경찰 확인 결과 남성 팬덤의 여성 팬덤 성폭행이나 폭행은 신고 접수조차 되어있지 않았음이 확인돼 일단락 됐다.

250여명의 아이돌이 참가한 올 해‘아육대’의 장시간 녹화시간도 구설수에 올랐다. 20시간 이상 녹화를 진행했지만 정작 방송은 2시간 30분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밤을 새다 시피하며 녹화에 참여했던갓 데뷔한 신인가수와 그들의 팬덤은 이해할 수 없는 통편집에 실망할 수 밖에 없었다.

이에 대해담당PD는 많은 인원과 다양한 스포츠 경기가 진행되다 보니 장시간 녹화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었다고 해명했지만 오랜 시간 녹화를 한 스타와 그를 응원한 팬들은쓴 눈물을 삼킬 수 밖에 없었다.

속출되는 부상과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아육대’에 메달려야 하는 아이돌의 현실, 팬덤간의 소모적인 충돌 등 문제점이 터져 나오자 시청자들은 아예 ‘아육대’ 프로그램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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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모두가 아육대 존폐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아육대관계자는시청자들의건전한 비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부정적으로 지적된 문제점을 개선해 보다발전된 모습의 행사로 만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폐지하는게 옳은 일이다. 그러나 아육대의 폐지를 반대하는 시청자도 만만찮은 만큼아육대 관계자들은 지적된 문제점을 철저히 보완해 다음에는 눈살 찌프릴 일없는, 명실공히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명절 대표 프로그램으로 만들기를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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