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 동계올림픽 개막, 17일 간의 열전 돌입

김현 / 기사승인 : 2014-02-08 09:50:40
  • -
  • +
  • 인쇄
소치

제22회 소치 동계올림픽 개막식이 8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피시트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화려한 막을 올렸다.

러시아에서 올림픽이 열리기는 1980년 모스크바 하계 대회에 이어 두 번째다.

참가자들의 열정을 표현한 ‘뜨겁고, 차갑게, 그대의 것’(Hot, Cool, Yours)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소치올림픽은 역대 최다인 88개국에서 2800여 명의 선수가 참가한다.

도미니카공화국, 몰타, 파라과이, 동티모르, 토고, 통가, 짐바브웨 등 일곱 나라는 처음으로 동계올림픽 무대에 오른다.

개회식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롯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 40여개국 정상들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이 참석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자리했다.

러시아는 이번 대회에 500억 달러(약 54조원) 이상을 쏟아부었다.

‘러시아의 꿈’을 주제로 160분간 펼쳐진 개회식 행사도 러시아 최초의 ‘차르’(황제)인 표트르 대제 시절의 전성기를 떠올리면서 러시아의 부활을 알리는데 중점을 뒀다.

피시트 올림픽 스타디움에는 4만명의 관중이 자리해 개막식을 직접 지켜봤다. 개최국 러시아 국가가 연주되고 국기가 게양되고서 각국 참가 선수들이 입장했다.

선수단 입장은 관례에 따라 고대 올림픽의 발상지인 그리스가 가장 먼저 하고 개최국 러시아 선수단이 마지막에 경기장으로 들어섰다. 두 나라를 제외하고는 러시아어의 알파벳 순서에 따라 입장했다.

우리나라는 폴란드의 뒤를 이어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의 맏형 이규혁(36·서울시청)을 기수로 앞세우고 60번째로 피시트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한국 선수단이 입장할 때 반기문 유엔총장 내외가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흔들며 환영했다.

선수단 입장 후 러시아가 자랑하는 고전음악과 발레, 건축, 전통문화 등을 통해 러시아의 역사가 그려졌다.

표트르 대제 시절 번성하는 러시아의 모습도 자랑했고, 대문호 톨스토이의 작품인 ‘전쟁과 평화’ 속 장면도 연출됐다.

20세기로 넘어가서는 화려한 발레 공연과 대도시 모스크바의 모습이 눈앞에 펼쳐졌다.

드미트리 체르니센코 소치올림픽 조직위원장의 환영사,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의 축사에 이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올림픽 개회 선언을 하자 경기장에서 오색찬란한 불꽃이 피어올랐다.

러시아를 대표하는 발레 곡인 차이콥스키의 ‘백조의 호수’ 선율 속에 ‘평화의 비둘기’ 공연이 이어졌다.

오륜기가 게양되고 소프라노 안나 네트레브코가 올림픽찬가를 불렀다.

개회식의 하이라이트인 성화 점화는 러시아를 대표하는 스포츠 스타들이 맡았다.

먼저 마리야 샤라포바(테니스)가 선수들이 입장한 통로로 성화봉을 들고 나타나 옐레나 이신바예바(장대높이뛰기)에게 건넸다.

이후 왕년의 스타인 알렉산더 카렐린(레슬링)과 알리나 카바예바(리듬체조)에게 차례로 옮겨졌다.

성화봉은 다시 러시아 여자 피겨스케이팅의 영웅 이리나 로드니나를 거쳐 아이스하키 전설 블라디슬라프 트레티아크에 전달됐다.

트레티아크는 성화봉을 들고 로드니나와 함께 피시트 스타디움 바깥으로 달려나갔다. 둘이 맞잡은 성화봉을 바닥에 설치한 작은 성화대에 갖다대자 올림픽파크 가운데에 자리잡은 거대한 성화대로 불길이 솟아오르며 축제의 시작을 알렸다.

지난해 9월 29일 그리스 올림피아 헤라 신전에서 채화된 올림픽 성화는 러시아로 옮겨져 1만4000여명의 주자에 의해 2900여 개 도시와 마을을 돌아 이날 소치의 하늘을 밝혔다.

이번 대회는 남녀 스키 하프파이프, 여자 스키점프, 바이애슬론 혼성 계주, 루지 팀 계주, 피겨스케이팅 단체전 등 12개 세부 종목이 새로 추가돼 금메달은 4년 전 밴쿠버 대회의 86개에서 98개로 늘었다.

우리나라는 역대 가장 많은 71명의 선수와 49명의 임원 등 총 120명이 참가했다. 아이스하키를 제외한 스키, 빙상, 바이애슬론, 봅슬레이, 컬링, 아이스하키, 루지 등 6개 종목에서 기량을 겨룬다.

금메달 4개 이상을 획득해 2006년 캐나다 토리노 대회(7위)와 역대 최고 성적을 낸 2010년 밴쿠버 대회(5위)에 이어 3회 연속 종합순위 10위 이내 진입한다는 것이 우리 선수단의 목표다.

개회식 다음 날인 8일 밤 8시 30분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0m에 이승훈(26·대한항공) 등이 출전해 본격적인 메달 사냥에 나선다.

[저작권자ⓒ 한스타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