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빙상 종목 추락 이유‥'슈트 vs 빙질'

김현 / 기사승인 : 2014-02-17 05:4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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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색탄환' 샤니 데이비스(31·미국)가 지난 12일 (한국시간)  소치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 경기에서 8위로 경기를 마친 뒤 숨을 고르고 있다. [사진=뉴스1] '흑색탄환' 샤니 데이비스(31·미국)가 지난 12일 (한국시간) 소치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 경기에서 8위로 경기를 마친 뒤 숨을 고르고 있다. [사진=뉴스1]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 참가한 미국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이 '노메달'로 부진에 빠졌다. 그 이유가 새로 바뀐 슈트 탓인지 빙질 탓인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 종목 '간판스타' 샤니 데이비스(32)는 올림픽 3연패를 노렸지만 이번 대회 8위에 그쳤다. 여자 1000m 종목 세계 신기록 보유자 헤더 리처드슨(25)도 7위에 머물렀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스피드스케이팅 종목에 출전하는 자국 선수들이 한계를 극복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첨단기술이 집약된 슈트를 제작한 바 있다.

스포츠의류 제조사 언더아머와 방위산업체 록히드마틴은 2년의 연구개발을 통해 선수가 받는 공기 저항을 줄여 속도를 높여주는 '마하39'를 내났다. 이 슈트는 유리섬유를 비롯한 첨단소재로 제작해 근육 사용 효율이 높아졌고 땀 배출도 쉬워졌다. 또 머리와 팔다리 부분에 돌기를 만들어 공기가 더 잘빠지는게 특징이다.

그러나 샤니 데이비스는 새 유니폼에 대해 "이를 입은 후 뭔가 손상된 느낌을 받았다"며 "여러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이 슈트가 레이스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확실히 알아보는 게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반면 미국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감독 매튜 쿠어맨은 "슈트가 부진한 성적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에 대한 어떤 확실한 증거도 아직 찾지 못했다"며 "현재의 부진한 상황을 바꾸기 위해 좀더 여러가지 방법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대표팀은 과거에 언더아머의 슈트를 입고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며 "선수 몇 명이 슈트에 대한 불만을 갖는다고 해서 모든 선수가 슈트를 바꿀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소치 올림픽의 빙질(氷質)이 미국 부진의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해안가에 위치한 소치는 날씨가 포근해 얼음이 빨리 녹는다. 경기장의 얼음 위에 물이 생기는 '수막현상'이 쉽게 발생하기 때문에 선수들은 경기 중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 속도를 내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미국의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안나 링스레드(30)는 "경기가 열리는 아이스링크가 표고차가 낮은 흑해 주변에 있어 느리게 달려야 하는 얼음의 빙질에서 경기를 한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나를 포함한 미국 대표팀 대부분은 빠르게 달릴 수 있는 얼음에서 항상 훈련을 받았다"며 "이곳의 빙질은 여느 때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빙질에서 항상 연습을 한 선수가 소치에서 경기를 잘 할 수 있다"며 "한국 선수들도 우리처럼 이번 올림픽에서 꽤 고전하고 있는데 이 역시 현재의 빙질에서 경기를 했다는 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미국 대표팀 감독 쿠어맨도 "현재 네덜란드 선수들이 좋은 경기를 보여주는 것은 지금의 빙질에서 많은 경기를 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라고 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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