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읽기] 흐르지 않는 것이 어디 있으랴....

소산 / 기사승인 : 2014-12-18 12:5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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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른다는 것





흐르지 않는 것이 어디 있으랴

생명이 있든 없든 모두가 흐른다

밤이고 낮이고 끊임없이 흐른다



흘러야 아름답고, 흘러야 산다

물이 흐르고, 바람이 흐른다

피가 흐르고, 기운이 흐른다



흘러야 변화하고, 흘러야 발전한다

말이 흐르고, 생각이 흐른다

기술이 흐르고, 자본이 흐른다



흐르지 않는 것이 어디 있으랴

흐르지 않으면 금새 썩는다

흐르지 않으면 이내 죽는다



2014.10.1. 소산

ID-10041460

〈관련고전〉



o 子在川上曰 逝者如斯夫 不舍晝夜(『論語』 子罕 )

자재천상왈 서자여사부 불사주야 (『논어』 자한 )



공자께서 시냇가에서 말씀하셨다.

“흘러가는 것이 이와 같구나. 밤낮으로 그치지 아니하는 도다.”

*****

냇가에 서서 흘러가는 시냇물을 바라보며 이렇게 탄식하는 공자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왜 그랬을까?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일까? 정자(程子)와 주자(朱子)는 천지의 운행, 천지의 조화와 도체(道體)의 본연 등으로 차원 높게 풀어나간다. 나는 좀 단순하게 이해하고 싶다.

하나는 냇물의 흐름에서 덧없는 세월, 인생의 무상함을 느꼈을 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큰 포부와 이상을 가졌지만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자신은 속절없이 늙어감을 애석해 하는 것은 아닐까?

다른 하나는 자연의 흐름 속에서 사람의 길을 발견하는 삶의 자세이다. 『주역(周易)』 건괘(乾卦) 상전(象傳)은 말한다. “하늘의 운행은 강건해서, 군자가 이를 본받아 스스로 힘써 그치지 않는다.”(天行健 君子 以 自彊不息)고.

자강불식은 自强不息으로 쓰기도 한다. 이때의 강(强)은 물론 ‘강하다’ 즉, ‘힘세다’는 뜻이 아니라 ‘힘쓰다’는 뜻이다. 배움의 길, 사람됨의 길에는 잠시도 멈춤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말일게다. 저 산골짝 작은 옹달샘에서 시작하여 큰 강을 이루고 드디어 아득한 푸른 바다에 이르는 시냇물처럼 말이다.

그러나 이것도 영원한 시간의 흐름가운데 인간이 금을 그어 놓고 오늘, 내일을 따지고 올해, 내년을 구분하는 것일 뿐이다. 실은 과거와 미래와 현재가 하나인, 영원으로 이어지는 오늘이 있을 따름이다. 과거는 가버렸고, 미래는 아직 다가오지 않았다. 그러므로 우리는 바로 ‘이 순간’ 마음을 비우고, 최선을 다해 충실하게 살아야 한다. 그것이 영원을 사는 것일 게다. 순간의 연속이 영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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