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읽기] 알맹이와 껍데기, 함께 가자

서 기찬 / 기사승인 : 2015-01-03 08:4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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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맹이와 껍데기

알맹이 없이
껍데기 혼자 설 수 없듯이
껍데기 없이
알맹이 홀로 갈 수는 없다

설령 멋지고 값진 그릇이라도
뭔가를 담지 않으면 그저 그릇일 뿐
아무리 맛나고 귀한 음식이라도
아무데나 담아서 주면 제 맛이 나랴

빼어난 용모에 뛰어난 언변도
충실함과 믿음이 없으면 날리는 종이꽃
훌륭한 자질에 따뜻한 마음도
합당함과 이치가 없으면 뿌리는 금가루

세상의 모든 알맹이와 껍데기여
우리 서로 꼭 붙잡고 함께 가자
휘황한 껍데기에만 눈을 빼앗기지 말고
질박한 알맹이를 찾아서 꽉 껴안고 가자

2014.12.25 소산

ID-100237225〈관련고전〉

ㅇ 先王之立禮也 有本有文 忠信 禮之本也 義理 禮之文也 無本不立 無文不行(『禮記』 禮器)
선왕지립예야 유본유문 충신 예지본야 의리 예지문야 무본불립 무문불행(『예기』 예기)

(직역)
선왕이 예(禮)를 세움에 있어서 근본이 있고 문식(文飾)이 있게 하였으니, 충신은 예의 근본이고 의리는 예의 형식이다. 근본이 없으면 성립할 수 없고, 문식이 없으면 행해지지 않는다.
(평석)
옛날의 훌륭한 임금이 문물제도를 정비함에 있어서 항상 근본과 문식을 다 중요시했다. 근본이란 본질이며 내용이다. 문식이란 꾸미는 것이니 밖으로 드러나는 현상이며 형식을 말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충실함과 믿음은 예의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합당함과 이치에 맞음은 예의 체재와 형식을 이루는 요건이다. 본질과 현상, 내용과 형식 어느 것이 더 중요한가? 논리적으로야 전자가 더 근본이고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실제적으로는 양자가 모두 중요하여 어느 한 쪽이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일은 견실한 근본이 없으면 성립될 수 없고, 합당한 형식이 없으면 실행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게 어디 단지 예(禮)에만 적용되는 말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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