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일주일···조심스런 논의 시작 '선체 인양'

남우주 / 기사승인 : 2014-04-22 17:4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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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사진=뉴스1


'세월호' 침몰 일주일째를 맞은 22일 구조작업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실종자 가족 사이에서 선체 인양에 대한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민·관·군 합동구조팀은 전날 29구의 시신을 수습해 지난 16일 세월호 침몰 사고 발생 후 하룻동안 가장 많은 시신을 수습했다. 이날 오전에도 10구를 수습하기도 했다.

하지만 생존자 구조는 없이 시간이 길어지면서 생존 가능성을 바랐던 가족들의 간절한 바람이 점점 바래지고 있다.

이날 진도 팽목항 가족대기실에서 만난 한 실종자 가족은 "대다수 가족들은 생존에 대한 희망이 거의 사라졌다고 마음을 굳히는 것 같다"며 "시신이 더 이상 훼손되기 전에 선체를 인양해 아이 얼굴이라도 알아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가족대기실 곳곳에서는 가족들이 10여명씩 원을 만들고 앉아 선체 인양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모습이 보였다.

한 대기실에서는 '구조 우선'과 시신 수습을 위한 '선체 인양'을 두고 고성이 오가기도 했고 그중 한 가족은 "구조가 끝나기 전에 절대 인양은 안 된다"며 흐느꼈다.

단원고등학교 2학년 김모(18)양의 어머니는 "다들 알면서도 아직은 인양 이야기를 꺼내는 게 조심스럽다"고 말했지만 처음과 달리 어느 정도 상황을 인정하는 듯했다.

그러나 대다수 가족들은 "잘 모르겠다", "잘 아시겠지만 (본인이)가족이라고 생각해 봐라", "그만 하시라" 등 인양 이야기를 꺼내는 것조차도 불쾌해했다.

단원고 2학년 이모(18)군의 삼촌은 "당사자가 아니라 잘 모르겠지만 안에서도 논의가 분분한 것 같다"며 "가족들의 동의가 필요한 만큼 학부모 대표가 의견을 모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일 실종자 학부모 대표 10명은 정홍원 국무총리 등과 면담 후 "생존에 비중을 둬 구조에 집중해 달라"고 정부에 주문한 바 있다.

하지만 구조작업이 점점 길어지고 기대했던 생존자는 단 한 명도 발견되지 않음에 따라 '선 구조, 후 인양'을 주장하는 가족들의 고뇌는 더욱 절박해질 것으로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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