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승무원 故박지영 母, 성금 사양 '모전여전'

이지원 / 기사승인 : 2014-05-08 14:4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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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사진=뉴스1


세월호 침몰 당시 승객 탈출을 돕다 끝내 돌아오지 못한 승무원 故박지영(여·22)씨의 어머니가 딸 또래의 대학생들이 전달한 성금을 사양한 사실이 알려졌다.

8일 서울대 미술대학 동아리 ‘미크모(미대 크리스천 모임)’와 음악대학 학생들은 최근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을 돕기 위해 모금 활동을 벌였다. 학생들은 이 성금의 용도를 논의하다 박 씨의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 박 씨 어머니에게 성금 200여만원을 전달했다.

그러나 박 씨 어머니는 "내 아이가 살아 돌아왔더라도, 같은 상황이 벌어지면 또 학생들을 구하다 죽었을 거다. 마음만 받겠다"고 거듭 사양한 끝에 “학생들의 뜻이 그렇다면, 우리 아이의 이름으로 우리보다 형편이 더 어려운 실종자 가족들에게 성금이 전달되면 좋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학생들은 세월호 침몰 사고로 부모와 형을 잃은 조모(7)군을 돕기로 하고 어린이날인 지난 5일 박 씨의 이름으로 성금과 희망의 메시지가 담긴 편지를 전달했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모전여전'이라며 지영씨와 어머니로부터 감동을 받았다는 사람들이 줄을 잇고 있다. 인터넷 상에서는 지영씨를 의사자로 지정해야 한다는 청원도 계속되고 있다.

한편, 세월호 승무원으로 일해온 지영씨는 지난 16일 침몰하는 배 안에서 승객들을 대피시키고 단원고 학생에게 구명조끼를 양보하다 결국 숨졌다. 지영씨는 홀어머니와 여동생의 생계를 돕기 위해 2012년 다니던 대학을 휴학하고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에 입사하다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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