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걸 보는 데 왜 이리 다른 거요?

소산 / 기사승인 : 2014-02-19 07: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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앎에 대하여(2)


안다는 것은
누가 무엇을 어떻게
아느냐 하는 인식의 문제

누가를 중시할 땐 연역 합리론,
무엇이 강조될 땐 귀납 경험론,
양쪽을 어우를 땐 종합비판론!

데카르트는 말한다.
사람은 누구나 나면서부터
알 수 있는 능력을 타고 났다고.
생득관념, 이성의 빛!
꼼꼼히 생각하고 비춰 나가면
무엇이든 다 알 수 있다오.

로크가 말한다. 그렇지 않소.
갓 태어난 우리 인간의 머리는
하얀 종이처럼 깨끗한 상태
필름에 사물이 찍혀지듯이
경험된 것만 인식할 수 있다오.

이성만으로 알 수 있는 것도 있지만
경험해야만 알 수 있는 것이 있지요.
선험적 인식과 경험적 인식, 이 둘을
종합해야 온전한 인식! 나는 칸트요..

이건 완전 서쪽 동네 일색일세.
동쪽 동네엔 거기 누구 없소?
왜 없겠소! 격물치지의 깃발을 들고
주자와 양명이 등장한다.

내 마음엔 알 수 있는 능력이 있고,
천하 만물에는 이치가 없을 수 없다.
사물에 나아가 이치를 궁구하기를
오래하여 어느 날 활연관통하게 되면,
사물의 겉과 속, 정밀함과 거친 것
내 마음의 온전한 본체와 큰 작용이
환히 다 밝아질 거요. 격물치지란
본디 이런 것이요. 저는 주자올시다!

나는 주선생과는 생각이 다르오.
격물은 사물의 이치를 궁구함이 아니요.
내 마음에 타고난 선천적 인식능력!
양지(良知)를 온전히 드러내기만 하면,
사물은 저절로 바르게 인식된다. 이런 말이요.
같은 걸 보는 데 왜 이리 다른 거요? 거참!
전 왕양명이라고 합니다.

韶山



〈 관련고전〉

ㅇ 데카르트, 방법서설

ㅇ 로크, 인간오성론

ㅇ 칸트, 순수이성비판]

ㅇ 주자, 大學(대학)格物補亡章(격물보망장), 朱子大全(주자대전)

ㅇ 왕양명,傳習錄 (전습록)

* 朱子의 大學梧物補亡章
주자의 대학오물보망장

間嘗竊取程子之意以補之 曰所謂致知在格物者 言欲致吾之知 在卽物而窮其理也 蓋人心'之靈 莫不有知而天下之物 莫不有理 惟於理有未窮 故其知有不盡也 是以大學始敎 卽凡天下之物 莫不因其已知之理 而益窮之以求至乎其極 至於用力之久而一旦豁然貫通焉 則衆物之表裏精粗 吾心之全體大用 無不明矣 此謂物格 此謂知之至也
간상절취정자지의이보지 왈소위치지재격물자 언욕치오지지 재즉물이궁기리야 개인심'지령 막불유지이천하지물 막불유리 유어리유미궁 고기지유불진야 시이대학시교 즉범천하지물 막불인기이지지리 이익궁지이구지호기극 지어용력지구이일단활연관통언 칙중물지표리정조 오심지전체대용 무불명의 차위물격 차위지지지야

내가 일찌기 정자(程子: 伊川)의 뜻을 취하여 보충하였다. 大學에 이른바 "앎을 이루는 것(致知)이 사물을 궁리함(格物)에 있다."는 것은 나의 앎을 이루고자 하면, 사물에 나아가 그 이치를 궁구해야한다는 말이다.
사람의 마음의 영묘함에는 알 수 있는 능력이 있고, 천하 만물에는 이치가 없을 수 없다. 다만 그 이치에 아직 궁구하지 못 한 것이 있어서 그 앎을 다하지 못한 바가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대학에서 처음 가르칠 때, 배우는 자로 하여금 천하 만물에 나아가, 이미 알고있는 이치를 바탕으로 더욱 궁구하여 그 극에 이를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여 힘을 씀이 오래되어 어느 날 하루 아침에 활연관통하게 되면, 뭇 사물의 겉과 속, 정 밀함과 거친 것이 이르지 않음이 없고, 내 마음의 온전한 본체와 크나큰 작용이 밝아지지 않음이 없게 된다. 이를 일러 "사물이 궁리되었다."하고, " 앎이 이르렀다."고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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