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대사] "외로운 건 무서운 거예요"-연극'어떤 동산'

서기찬 / 기사승인 : 2016-05-16 07:3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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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연극, 명대사] (50)


“사람이고 동물이고 외로우면 위험해요. 외로운 건 무서운 거예요”
- 연극 ‘어떤 동산’(2016, 연출: 송선호, 극단 유랑선)


연극은 처음으로 소개합니다.
[그 영화, 명대사] 코너에 연극 작품 대사를 인용하는 것은 처음입니다. 연극 ‘어떤 동산’은 저의 42년 절친 송선호 교수(중부대 연극영화학과)가 연출한 작품입니다. 극단 유랑선 예술감독이기도 한 송 교수는 2004년 동아연극상 작품상을 수상한 ‘바다와 양산’을 비롯해 ‘엘렉트라’ ‘세상을 편력하는 두 기사의 이야기’ ‘루나자의 춤’ ‘You Don't Understand' '몰리 스위니’ ‘이 세상에 머물 수 있게 해달라는 남자’ 등의 작품을 연출했습니다.


5월22일까지 서울 대학로 문화공간 엘림홀에서 공연하고 있습니다.


연극 ‘어떤 동산’은 러시아의 작가 안톤 체호프의 희곡 5편을 한국적인 리얼리즘 무대로 옮겨 한국적 정서와 상황에 맞게 각색한 창작 연극입니다. 체호프의 희곡 5편은 <이바노프> <갈메기> <세 자매> <바냐 아저씨> <벗꽃동산> 등 입니다. 체호프를 사랑하는 팬이라면 체호프의 원작과 비교해볼 수 있는 기회이며 체호프 작품이 낯선 관객들에게는 체호프 희곡의 정서를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연극은 체호프 특유의 정서와 느낌, 유머를 우리 문화와 정서로 잘 바꿔놓았습니다.
사랑에 있어 자유분방한 의견을 피력한 방 교수에게 “진보적이다”라고 하자 방 교수는 “아닙니다. 저 보수적이에요. 진보 아닙니다. 저 조선일보 봅니다”라고 정색하는 장면에선 절로 웃음이 터져 나옵니다.


개발과 보존, 꿈과 현실이 교차하는 삶과 일상 속에서 인내하며 때론 부딪히고 또 대안을 제시하며 소통하는 2016년 한국의 한 시골마을 사람들의 이야깁니다. 그들의 생각과 꿈, 욕망과 사랑을 리얼리즘이란 도구로 투영합니다. 그러다보면 체호프의 숨결은 한국의 보편적인 정서로 다가옵니다.
작품 배경은 도시에서 좀 떨어진, 산과 개울이 있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작은 시골마을입니다. 양 씨가 운영했던 오리 음식점과 앞산, 그리고 개울과 배밭을 무대로 아홉 명의 마을사람들의 일상이 그려집니다. 작품은 시골마을의 일상 속에서 양 씨의 딸을 통해 예술의 속성과 본질, 그리고 창작의 고통을 에둘러 표현하기도 합니다.
희곡을 쓰고 연출을 한 송 교수는 “체호프가 써놓은 원작을 그대로 연출하는 건 무리고, 그냥 체호프를 읽고 써놓았던 감상문 중에서 나름대로 해석한 그 정서의 한 부분을 소박하게 이야기로 꾸며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이 작품을 쓰게 되었다.”고 말하며 “연극 ‘어떤 동산’은 한국식 각색이 아니며 그저 체호프에 관한 주관적 해석, 또는 개인적 주석을 극화한 것이라고 하는 편이 적절할 것 같다. 체호프 희곡의 구조와 인물, 대사를 빌려 쓰기는 했지만 체호프 극작법의 모방을 시도한 것은 아니다. 체호프 같은 대문호를 모방하는 것은 무모한 짓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고 강조했습니다.마지막으로 송 교수는 “그렇지만 우리들의 생에 대해 잠시 사유해 볼 수 있게 해주는 또 다른 리얼리즘의 기법을 발견하는 데에 중점을 두었다는 사실은 밝혀두고 싶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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