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경기 화성 전곡해양산업단지 소재 리튬 일차전지 생산공장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오후 9시 기준 22명이 숨졌다. 이어 2명이 중상을, 나머지 6명은 경상을 입어 병원에 입원 치료 중이다. /인터넷 커뮤니티(SNS)
지난 24일 경기 화성 전곡해양산업단지 소재 리튬 일차전지 생산공장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오후 9시 기준 22명이 숨졌다. 이어 2명이 중상을, 나머지 6명은 경상을 입어 병원에 입원 치료 중이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한스타= 김지혜 기자] 국내에서 사상 최악의 화학공장 화재가 발생했다.
경기도 화성 일차전지 제조업체 아리셀 공장 화재사고 사망자가 24일 오후 6시 30분 현재 총 22명으로 집계됐다. 당일 오후 5시 브리핑때보다 사망자 수는 6명 더 늘어났다. 사망자 22명 중 20명은 외국인 노동자(중국 국적 18명, 라오스 국적 1명, 미상 1명)이고, 2명은 한국인 노동자인 것으로 파악됐다. 부상자는 총 8명(중상 2명, 경상 6명)이다. 이로써 사상자는 총 30명으로 집계됐다.
실종된 외국인 1명에 대해 소방당국은 밤 늦은 시각까지 수색을 벌이고 있다.
이날 사고 이전까지 최다 사상자를 낸 화학공장 화재는 1989년 10월 전남 여수 국가산업단지 럭키화학 폭발 사고였다. 당시 사망자는 16명이었다.
24일 화재는 오전 10시 30분께 서신면 전곡리 리튬 일차전지를 제조하는 아리셀 공장에서 완제품을 검수하고 포장하는 3동 2층에서 발생했다. 불은 리튬 배터리에서 흰색 연기가 피어오르다가 급격히 확산됐고, 1185㎡(약 350평) 규모를 태우는 데 단 15초 밖에 걸리지 않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심정지 상태의 한국인 A(52)씨를 시작으로 진화·수색을 벌이며 모두 22명의 사망자를 발견했다. 이들은 현재 화성송산장례문화원 등 장례식장 5곳으로 나뉘어 안치된 상태다.
사망자 가운데 외국인은 20명이었고, 이 중 중국인이 18명이나 됐다. 숨진 노동자 대부분 여성이며, 한국인은 2명이다.
소방당국은 이날 화재가 3만5000개가 쌓여 있는 원통형 리튬 배터리 중 일부가 연쇄적으로 폭발하면서 급속도로 확산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소방당국은 이날 대응 2단계(최대 7개 소방서에서 50대의 장비를 동원하는 경보령)를 발령하고, 소방관 등 인원 201명과 펌프차 등 장비 72대를 동원하는 등 진화에 나섰지만 리튬의 특성상 물이나 일반적인 소화 약제만으로는 화재 진압이 어려워 불을 잡는 데 애를 먹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께 사고 현장을 찾아 "가용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인명 수색 및 구조에 총력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정부 역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를 가동하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화재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130여명 규모의 수사본부를 편성했으며, 고용노동부는 산업재해수습본부를 꾸리고, 산업안전보건법·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등을 살필 계획이다.
◇ 아리셀 공장 '리튬 일차전지' 생산…모기업은 '에스코넥'
화재가 발생해 대규모 사상자를 낸 아리셀 공장은 리튬 일차전지를 만드는 곳으로, 회사 제품은 주로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에 쓰이는 스마트미터기, 위치추적장치, 휴대용 가전기기 및 의료기기 등에 쓰인다.
리튬 일차전지는 방전만 되는 일종의 건전지로, 전기차와 함께 주목받는 이차전지 업계와는 크게 관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리셀의 모회사 에스코넥은 전기차,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에 쓰이는 이차전지 부품을 주요 배터리사에 납품 중이다.
반면 이날 아리셀의 경기도 화성시 공장 화재 소식에 모회사 에스코넥 주가가 급락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스코넥은 전일 대비 424원(22.51%) 하락한 1460원에 장을 마감했다. 에스코넥은 지난해 말 기준 아리셀의 지분 96%를 보유한 모회사다.
에스코넥은 지난 2020년 5월 아리셀 법인을 설립해 리튬 1차 전지를 제조 및 판매하는 사업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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