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가 ‘야구 공(ball)'에 손대는 이유는
야구를 홈런의 게임으로 만들며 ‘롱 볼(long ball)' 시대를 연 메이저리그(MLB)가 2021시즌 개막을 앞두고 공인구인 '롤링스(Rawlings)'를 손질하기로 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홈런은 ‘야구의 꽃’이라고 불린다. 메이저리그는 2000년대 들어 배리 본즈(2001시즌 73홈런 신기록)와 마크 맥과이어의 홈런 경쟁을 기반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다. 야구 관중의 단순 증가를 넘어서 세계적인 관심사가 되기도 하며 중계 시청률이 크게 높아지면서 중계권료 가치가 급등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 과정에서 타격 기술의 방향도 ‘플라이볼(flyball)'로 설정됐고 타구의 발사각에 대한 연구가 계속됐다.
그런데 2021시즌을 맞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야구 공에 손을 댄다’고 발표했다. 2월초 메이저리그가 각 구단 프런트 오피스에 보낸 메모에 따르면 ‘매년 계속 높아지는 홈런 비율을 줄이기 위해 야구 공에 작은 변화(small changes)를 줄 계획’이라는 것이다. 흔히 타구가 예상보다 잘 날아가지 않을 때 ’먹혔다‘는 표현을 쓰는데 그에 해당하는 ’공을 죽인다(deaden the ball)'고 설명했다.
메이저리그가 갑자기 이런 조치를 하는 것은 아니다. 2019~2020 시즌 동안 야구 공을 실로 꿰맬 때 첫 번째 감는 강도를 약하게 하는 실험을 하며 치밀하게 준비를 했다는 것이다. 영어 원문으로 표현하면 ‘loosen the tension of the first wool winding'이다.
MLB가 밝힌 효과는 두가지다. 첫째가 공의 무게를 1/10 온스, 약 2.8그램 정도 가볍게 만든다. 참고로 야구공의 무게 범위는 약 141그램~148그램 사이다. 둘째는 이를 통해 볼의 반발력을 살짝 낮추게 된다.
이 과정에서 메이저리그가 한국프로야구(KBO 리그)를 주목했다는 점도 흥미롭다. 기사를 쓴 켄 로젠탈 기자는 ‘2019시즌 KBO가 야구 공 규격을 조정해 약 33%의 홈런 수 감소를 유도했다’고 소개했다.
한 가지 더 흥미로운 사실은 현재 5개 구단이 사용하고 있는 사용하고 있는 야구공 저장소를 추가로 5개 구단이 더 도입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야구공 저장소는 일정한 습도를 유지해 경기구를 보관하는 곳이다.
1마일(약 1.61km) 높이에 위치한 콜로라도 로키스가 ‘홈런 공장장’의 불명예에서 벗어나기 위해 처음으로 도입한 것이 야구공이 건조해져 반발력이 높아지는 것을 막기위해 일정한 습도 조절과 유지가 가능한 야구공 저장소였다.
지난 해 코로나 19로 파행적 운영을 했던 메이저리그가 야구공에 손을 댄 이유가 무엇일까. 지난 해 포스트시즌에서 특히 두드러졌던 ‘한 방 야구’가 더 이상 야구의 흥미를 끌어들이지 못한다는 판단을 했을 수 있다. 한편으로는 MLB가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는 경기 스피드업에 홈런이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4월2일 개막 예정인 2021 메이저리그에서 홈런 수가 어떻게 변화할지 관심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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