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광화문 복원공사 당시 목재 총책임자였던 신응수(72) 대목장이 문화재청으로부터 공급받은 금강송과 국민기증목 등 상당수목재를 빼돌린 혐의가 확인됐다.
또 공사 시공업체로부터 명절선물 명목의 뇌물을 받은 문화재청 공무원 등 17명과 문화재수리업체 7곳도 무더기로 적발됐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공사과정에서 문화재청으로부터 공급받은 광화문 복원용 금강송 4주와 숭례문 복구용 국민기증목 154본을 빼돌린 혐의(업무상횡령 등)로 신 대목장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신 대목장은 지난 2008년 4월 광화문 복원을 위해 문화재청으로부터 공급받은 금강송 4주(감정가 6000만원)를 사용하지 않고 허위보고한 후 개인의 목재상 창고에 보관했다.
2012년 5월에는 숭례문 복원용으로 국민들이 기증한 국민기증목 338본 가운데 154본(감정가 4200만원)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가 경복궁 수랏간 복원공사에 사용하는 등 문화재청에 반환하지 않고 횡령한 혐의다.
경찰은 지난해 11월 숭례문·광화문 복원공사와 관련해 비리 의혹이 확산됨에 따라 신 대목장의 목재소를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벌여왔다.
경찰조사 결과 신 대목장은 목재 횡령 외에도 2012년 1월 자신의 문화재수리업체가 경복궁 복원공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원청 시공업체 J사 대표 김모(75)씨에게 2500만원을 주고 문화재수리기술자 자격증을 불법 대여받기도 했다.
이와 관련 김씨는 신 대목장과 공모해 경복궁 수랏간 복원공사시 목공사 대금을 부풀리거나 2011년 12월부터 1년간 경복궁 목공사·석공사, 준공보고서 용역, 영상기록물 제작 용역 등 하도급 5개 업체와 공모해 약 5억원 가량을 횡령한 혐의로 입건됐다.
또 경찰은 광화문·경복궁 공사 감리감독을 담당한 문화재청 6급 공무원 박모(42)씨 등 6명이 김씨로부터 월정금이나 명절선물 명목으로 총 4200만원의 뇌물을 수수한 사실도 밝혀내 입건했다.
회의비·명절선물 명목으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총 2730만원을 수수한 광화문·경복궁 복원 자문위원 5명에 대해서는 직무관련성이 미약하다고 판단해 기관통보할 예정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신 대목장이 지난 6일 경찰 소환조사 당시 광화문 복원공사에 써야 할 금강송 횡령 사실에 대해 인정했다"면서도 "수사 중 증거인멸이나 도주우려가 없어 구속영장을 신청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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