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급해도
꽃향기에 취해서
새소리에 반해서
하던 일 멈출 순 없지
일 없는 세상은 일없다니까
작은 일 큰 일
쉬운 일 어려운 일
좋은 일 궂은 일
기쁜 일 슬픈 일...
어느 것이든 본말이 있고
어떤 일이나 선후가 있다
본말과 선후를 헤아려 알면
무슨 어려움이 있겠는가
설령 임시변통이라 한들
바늘허리에 실을 묶어 쓰랴
제 아무리 급하다 해도
구두 신고 양말을 신겠는가
소산
<관련고전>
o 物有本末 事有終始 知所先後 則近道矣 (『大學』經1章 )
물유본말 사유종시 지소선후 즉근도의 (『대학』경1장 )
사물에는 근본과 말단이 있고, 일에는 끝과 시작이 있으니,
먼저 할 바와 나중에 할 바를 알면 도(道)에 가까워지느니라.
세상에는 일이 없을 수 없다. 또한 우리가 일을 안 하고 살 수는 없다. 어떻게 하면 일을 잘 할 수 있을까? 일을 잘하는 데는 여러 가지 방법과 조건이 있을 것이다. 그 중에 아주 중요한 하나를 『대학』에서는 위와 같이 말하고 있다.
여기서 특히 주목할 것은 “지소선후(知所先後)”즉, “먼저 해야 할 바와 나중에 해야 할 바를 안다”는 말이다. 어떤 일을 함에 있어서, 우리는 무엇을 먼저 해야 할 것인가 고민하게 된다. 물론 이에 대한 판단은 자신이 처한 상황과 사안에 따라 다를 것이다. 이 때 우리에게 명철한 사고와 현명한 판단이 요구된다. 통찰력(insight)과 직관력(intuition)이 필요한 것이다.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일일수록 더욱 그러하다.
일은 극히 단순한 것으로부터 아주 복잡한 일까지 매우 다양하다. 그러나 어떤 일을 처리할 때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본말과 선후를 잘 헤아리는 것이다. 설령 임시로 변통할 경우라도 바늘허리에 실을 묶어 쓸 수는 없다. 아무리 다급해도 구두를 신고서 양말을 신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는 개인의 공부나 가정의 일, 회사의 업무, 나아가 국가를 경영함에 이르기까지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행동준칙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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