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에 빠진 소년, 첫사랑에 빠진 소년

서 기찬 / 기사승인 : 2014-04-25 09:00:52
  • -
  • +
  • 인쇄
<주말 TV 영화 안내> 세월호 참사로 얼룩진 4월은 정말 잔인한 달이 되었습니다.
애타게 기다리던 실종자의 구조 소식은 들리지 않고 날마다 사망자 수만 늘어갑니다. 어떻게 이 슬픔, 이 고통을 달래야 할 지 모르겠군요. 희생자의 명복을 빕니다.
4월 마지막 주말 tv영화 안내합니다.

토마스 크라운 어페어

▲ 금요일(25일) ebs 고전영화극장(밤 10:45)에서 ‘토마스 크라운 어페어(The Thomas Crowm Affair, 1968, 감독: 노만 주이슨)’를 방송합니다.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삶이 지루하기만 한 토마스는 은행을 털고 완전범죄를 꿈꿉니다. 비키는 우연을 가장해 토마스에게 접근해 조사를 합니다. 멋쟁이 사업가 토마스 크라운(스티브 맥퀸)과 매력 만점 보험 조사원 비키(페이 더너웨이)가 밀고 당기는 심리 게임이 흥미롭습니다. 남녀가 자주 부딪히면 정이 생기고 관심이 높아지지요. 둘은 결국 뿌리칠 수 없는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사실 우리에게 ‘토마스 크라운 어페어’는 1999년 리메이크작이 더 익숙합니다. 007시리즈로 유명한 피어스 브로스넌이 토마스 크라운을 연기한 리메이크작에서는 미술품 탈취 사건을 소재로 하며 영화의 배경 역시 보스턴에서 뉴욕으로 옮겨집니다. 또 보험 수사관으로 등장하는 르네 루소는 페이 더너웨이와는 색다른 매력으로 배닝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합니다.

버틀러: 대통령의 집사

- 같은 날 kbs1 명화극장(밤 12:10)은 ‘버틀러: 대통령의 집사(Lee Daniel's The Butler, 2013, 감독: 리 다니엘스)’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1952년부터 1986년까지 무려 34년간 역사의 흐름 속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8명의 대통령을 수행한 세실 게인즈(포레스트 휘태커). 흑인 꼬마에서 호텔리어로, 그리고 최고의 버틀러가 된 그를 통해 지금껏 아무도 몰랐던 백악관 사람들의 감동 실화가 펼쳐집니다.
오프라 윈프리가 게인즈의 아내 역을, 로빈 윌리엄스가 아이젠하워 대통령을, 존 쿠삭이 리처드 닉슨 대통령을 연기합니다.

클래스

▲ 토요일(26일) ebs 세계의 명화(밤 11:00)는 ‘클래스(Entre les murs, 2008, 감독:로랑 캉테)’를 준비했습니다. 불어 원제 ‘Entre les murs(담장 사이에서)’의 뜻에 걸맞게 학교 담장 안에서 9월 개학부터 이듬해 여름 종업식까지 1년 동안 벌어지는 다양한 상황을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표현해낸 픽션입니다. 학교를 소재로 한 영화는 대개 어질고 자상한 선생님이 문제아들을 사랑과 신의로 감동시키고 선도하는 이야기 입니다. 그러나 이 작품은 기존의 상투적 틀을 과감히 깼습니다. 헌신적이고 자애로운 교사의 가르침에 문제 학생이 감화를 받고 변하는 감동스토리도 아니고 왕따나 학교폭력 피해자의 비극을 그리고 있지도 않습니다. 교사들은 학생들 못지않게 불평도 많고 불완전한 성품을 가진 존재들이고 학생들은 교사들의 가르침에 순응하기보다 끊임없이 회의하고 저항합니다. 학생과 교사 간의 갈등은 수그러들기는커녕 전쟁을 방불케 하는 상황으로 치닫기도 합니다. 감독은 학생과 교사들이 현실 속에서 취할 법한 각양각색의 행동과 태도를 그저 적나라하게 보여줄 뿐이며 교훈을 심어주거나 선동하려 들지 않습니다. 오로지 관객이 생각하고 판단하게 합니다.
2008년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고, 2009년 세자르 영화제에서는 최우수 각색상을 받았습니다.

빌리 엘리어트

▲ 일요일(27일) ebs 일요시네마(낮 2:15)가 선택한 작품은 ‘빌리 엘리어트(Billy Eliot, 감독: 스티븐 달드리)’입니다.
권투연습을 하던 11살 소년이 발레에 빠져 글러브를 벗고 토슈즈를 신게 됩니다.
1980년대 영국 북부의 탄광 마을에 사는 한 소년이 광부인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런던의 로얄 발레 스쿨에 입학하기까지를 그린 웃음과 감동의 드라마 입니다. 동심의 눈으로 바라본 영국 광산 노동자들의 파업 사태를 잔잔하게 그리며 좌우익 평론가들 모두에게 극찬을 받은 작품입니다. 아름다운 발레와 광부들의 파업이라는 이질적인 소재를 다루는 만큼 격렬한 갈등도 계속됩니다. 빌리를 위해 배신자가 되어 광산에 복귀하는 아버지는 조합의 간부이자 파업을 주도하던 빌리의 형에게 이 한마디를 내뱉지요.
“걔가 천재일지도 모르잖니?”
이번 주 작품 중 단 한 편을 추천하라면 ‘빌리 엘리어트’를 권합니다.

소나기

- ebs 한국영화특선(밤 11:00)에선 아련한 첫사랑 이야기 ‘소나기(1978, 감독: 고영남)’를 방영합니다.
‘당신은 조약돌을 주물러본 버릇이 있습니까?’
‘당신도 비단조개를 주어본 추억이 있습니까?’

1978년 개봉 당시 광고 문구입니다.
빛바랜 포스터에는 소녀의 무릎에 난 상처를 입으로 빨아주는 소년이 보입니다. 소녀는 간지러운 듯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유명한 문학작품인 황순원의 동명소설 ‘소나기’를 원작으로 한 문예영화입니다. 교과서에도 실린 작품이지요. 첫사랑을 떠올리게 하는 영화입니다. 양평에 황순원 문학촌 ‘소나기 마을’이 있습니다(www.sonagi.go.kr). 아이들과 함께 가족 나들이 코스로 안성맞춤입니다. 소나기 체험 하면서 추억 속으로...



주말TV극장

▲ obs 주말 세 편도 미리 보겠습니다.
- 금요시네마(밤 11:05)는 ‘성룡, 이연걸의 포비든 킹덤(The Forbidden Kingdom, 2008, 감독: 롭 민코프)’입니다. 아시아 액션 영화계를 대표하는 성룡과 이연걸이 처음으로 함께 출연, 화제를 모은 판타지 액션물입니다.
- 토요시네마(밤 10:15)는 ‘페이스 메이커(Pace Maker, 2012, 감독: 김달중)’입니다. 평생 다른 선수의 페이스 조절을 위해 뛰어온 마라토너가 생애 처음으로 오직 자신만을 위한 42.195km 꿈의 완주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렸습니다. 김명민, 안성기, 고아라 출연.
- 일요시네마(밤 10:15)는 ‘레드 라이트(Red Light, 2012, 감독: 로드리고 코르테스)’입니다. 심령술사(로버트 드 니로)와 물리학자(킬리언 머피), 심리학자(시고니 위버)가 심령술의 진실을 놓고 벌이는 미스터리 스릴러입니다.



서기찬-프로필

[저작권자ⓒ 한스타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