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통령 "모든 적폐 도려낼 것" 합동분향소 조문

남우주 / 기사승인 : 2014-04-29 13:5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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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YTN 방송화면 캡처 사진=YTN 방송화면 캡처


[뉴스1]박근혜 대통령이 29일 경기도 안산시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의(弔意)를 표했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 침몰사고 발생 14일째인 이날 오전 8시45분쯤 분향소에 도착해 사고 희생자들의 영정과 위패 앞에 헌화·분향 및 묵념을 하고 고인들의 넋을 기렸다.

검은색 치마 정장 차림에 왼쪽 가슴에 검은 색 '근조(謹弔)' 리본을 단 박 대통령은 조문에 앞서 노란 리본이 달린 국화꽃 한 송이를 든 채 침통한 표정으로 분향소에 모셔진 희생자들의 영정과 위패를 둘러봤다.

박 대통령은 또 분향소 조문 뒤엔 희생자 유족들과 만나 애로와 위로의 뜻을 거듭 전했다.

박 대통령은 앞서 사고 발생 이튿날인 지난 17일 이번 사고가 발생한 전라남도 진도 인근 해상과 실종자 가족 대기 장소인 진도실내체육관을 방문해 현장 관계자들의 실종자 수색·구조 활동을 독려하고 가족들을 위로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진도 현장 방문 당시 실종자 수색·구조상황을 실시간으로 알려줄 수 있도록 하는 등 가족들을 위한 최대한의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사고 희생자 유족들은 이날 분향소를 찾은 박 대통령에게 "이젠 믿음이 없다"면서 박 대통령이 약속했던 정부 당국의 지원이 현장에서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거듭 하소연했다.

유족들은 박 대통령에게 "내 자식이 이렇게 (희생)됐다고 생각하고 그 마음으로 (일처리를) 해 달라", "지금은 누구 하나 물러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정말 잘못된 관행들을 바로잡아 달라고 호소했다.

박 대통령은 또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해 달라"는 유족들의 요청에 "반드시 그렇게 하겠다"면서 "그동안 쌓여온 모든 적폐(積弊)를 다 도려내고 반드시 안전한 나라를 만들어 희생된 모든 게 절대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동행한 박준우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에게 분향소 현장에 남아 유족들의 애로사항 등을 듣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한편, 그 결과를 자신에게 보고해 달라고 지시했다.

박 대통령은 또 분향소 설치 문제에 대해 "가족들의 요구가 어째서 중간에 이렇게 됐는지(제대로 수용되지 않았는지)알아보고 거기에 대해서도 책임을 묻겠다"고 약속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20여분간에 걸친 분향소 조문 및 유족들과의 면담을 마친 뒤 오전 9시8분쯤 국무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청와대로 이동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분향소 조의록(弔意錄)에 "갑작스런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의 넋을 기리며 삼가 고개 숙여 명복을 빕니다"고 적었다.

한편 세월호 사고 희생자들에 대한 합동분향소는 전날까지 안산 올림픽 기념관에 임시로 설치됐었으나, 정부는 이날부터 화랑유원지로 장소를 옮겨 공식 분향소를 운영키로 했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은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 속에 사고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의 뜻을 전하고, 그 유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오전 10시부터 시작되는 일반인 조문에 앞서 정부를 대표해 가장 먼저 분향소를 찾았다.

이날 조문엔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과 박준우 정무·모철민 교육문화수석비서관 등 청와대 관계자들이 동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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