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가 되고 수가 차야
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와
물 한 모금 먹고 삐약삐약 하려면
스무하루가 지나야 하고
사람이 움(womb) 밖으로 나와
젖 한 번 빨고 응애응애 하려면
열 달은 기다려야 한다
세상만사 삼라만상이 다
때(時)가 되고 수(數)가 차야
제대로 이뤄지고 제 모습을 갖게 된다
속히 하려 하지마라
일이 제대로 될 리 없다
작은 이익에 눈을 뺏기지 마라
큰일을 이룰 수 없다
천천히 크게 보고 뚜벅뚜벅 걸어가자
소산
<관련고전>
ㅇ 無欲速 無見小利 欲速則不達 見小利則大事不成(『論語』子路)
무욕속 무견소리 욕속즉부달 견소리즉대사불성(『논어』자로)
속히 하려하지 말고, 작은 이익에 눈을 돌리지 마라.
속히 하려고 하면 목표에 도달할 수 없고, 작은 이익에 눈을 돌리면 큰일을 이룰 수 없다.
한 해의 허리가 접히는 6월이다. 늘 그렇지만 새해가 되면 멋진 계획도 세우고, 새로운 결심도 하지만 모든 일이 뜻대로 되지는 않는다. 벌써 한 해의 반이 가고 있는데, 해 놓은 일의 성과도 별로 신통치 않다고 여겨 혹 조급해 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이런 분들에게 조금은 위안과 도움이 될까 해서... 더구나 오늘은 지자체 단체장 선거일이다. 오늘 당선되는 분들을 위해서, 또 이미 정치한다고 어깨에 힘주고 다니는 분들에게 아주 좋은 말씀이라 여겨 이 글을 골라 보았다.
공자(孔子)의 제자인 자하(子夏)가 벼슬을 했을 때, 정치를 어떻게 하면 좋으냐고 물었다. 공자의 대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속히 하려하지 마라. 일이 제대로 될 리 없다. 작은 이익에 눈을 뺏기지 마라. 큰일을 이룰 수 없다.”
자신의 임기 내에 공적을 올리려고, 충분한 검토와 계획도 없이 서둘러서 졸속으로 일을 시행하면, 본래의 목적을 이룰 수 없다. 또 미래에 대한 확실한 비전이나 전략도 없이 눈앞에 보이는 작은 이익에 눈을 빼앗기면 정작 세상에 도움이 되는 큰일을 해낼 수 없다는 말이다. 오늘날 정치한다는 이들이 가슴으로 새겨들어야 할 중요한 교훈이 아닐까?
이는 원래 정치를 하는 사람의 기본적인 자세를 얘기하고 있는 말이다. 하지만 요즘은 우리의 일상의 작은 일들, 예를 들면 공부라든가, 운동이라든가 주식투자라든가 하는 등등에도 잘 적용되는 말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수많은 일을 하게 된다. 그 때 바로 이 “욕속부달”의 정신이야 말로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얘기라고 생각된다. 서둘러서 잘 되는 일은 하나도 없다. 세상만사 모든 것이 제대로 이루어지는 데는 시간과 노력 그리고 생각이 필요하다. “느려도 황소걸음”이라는 말처럼 뚜벅뚜벅 제 길을 가는 “뚜벅이정신”을 배워야 할 것이다.
나는 인생을 아름답고 재미있는 한 권의 두툼한 책을 읽어가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 고귀한 책을 어떻게 보아야 좋을까? 조급한 마음에 건성으로 훌쩍훌쩍 책장만 넘겨서야 되겠는가? 인생이라는 책장을 빨리빨리 서둘러 다 넘기고 나면, 그 다음엔 무엇을 할 것인가? 우리 너무 서두르지 맙시다. 작은 이익에 목을 매지 마십시다. 천천히 그러나 부지런히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내 삶의 행복을 누려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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