맵고 짜고 단 '행복한 우동가게 세 번째 이야기'

서기찬 / 기사승인 : 2016-04-22 16: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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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타=서기찬 기자] 오랜 시간 속에 우동집 아줌마의 말을 알아 듣고, 푸른 나뭇가지를 흔들며 다른 사람들을 불렀더니 이곳으로 우동집 아줌마가 착한 사람들을 몰고 왔습니다. 내일이면 또 다른 해가 뜬다는 속없는 아줌마의 밉지 않은 상술 때문에 멋모르고 들어온 사람들에게 그늘과 푸른 이불이 되어 포근하게 덮어 주고 싶습니다. 마음이 춥고 배고픈 사람들을 너른 느티나무 품으로 꼬옥 안아 줄 것입니다. 저 포장마차에서는 이십년 가깝게 우동이 끓고 있는데, 시인의 공원 느티나무 앞에 몰려온 사람들 중 그곳에 들어가지 못하고 멀거니 쳐다보고만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행복은 눈물과 웃음이 섞여 만들어진다는 것을 안 느티나무는 이제 사람들의 말을 귀담아 듣고 존중할 것입니다. -'행복한 우동가게 세 번째 이야기' 머리글 중에서


강순희 소설에세이집 '행복한 우동가게 세 번째 이야기'(황금알, 208쪽)가 지난 19일 발간됐다. 강순희 작가는 전남 강진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작가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살았다. 중소기업을 하던 남편 사업이 IMF 경제위기 여파로 어려워지자, 달랑 앞치마 하나 입고 충주시 연수동 실내 포장마차로 나와 땀과 눈물로 우동을 끓였다. 자기 삶의 무게를 아파할 겨를도 없이 더 아프고 속상한 이웃을 만나 우동을 끓이면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이발사는 가위로 가지치기를 한다'로 평화문학상과 문예사조로 문단에 나왔다. 소설집 '백합편지'를 내고, 허름한 가게 안으로 들어온 <손님들의 이야기>를 모아 ‘행복이란 눈물과 웃음이 섞여 있다’며 '행복한 우동가게'란 책을 냈다. 그 후 부엌 안으로 들어온 <주방아줌마들의 이야기>를 한솥밥을 먹으며 가족을 지키기 위한 어머니들의 고단한 삶을 담은 '행복한 우동가게 두 번째 이야기'를 냈다.


'행복한 우동가게 세 번째 이야기'는 시인의 공원 느티나무가 이십 년 가깝게 우동집을 바라보다가 우동을 끓이는 아줌마와 소통하게 되어, 맵고 짜고 시고 달고 쓴 사람들의 이야기를 이곳에 풀어 놓았다. 강순희 작가는 2003년 충주 문화상과 2014년 충북여성 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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