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그 아부지 뭐하시노?"
-'친구(2001, 감독:곽경택)중에서.
* 1980년대 부산의 한 고등학교, 선생님(김광규)이 문제아 동수(장동건)와 준석(유오성)을 야단치면서 내뱉는 대사입니다.
동수는 죽기보다 말하기 싫은 아버지 직업을 말합니다. "장의삽니더" 그러자 선생은 '아부지가 염해서 번 돈' 운운하며 더 팹니다. 준석 역시 전직 조폭 보스인 아버지 신분을 밝히기 꺼리지요. 몇 대 더 맞다가 "건달입니더" 라고 말하자 엄청 더 맞습니다.
준석, 동수, 상택(서태화), 중호(정운택).
1976년 초등학교 5학년 네 친구들의 어린 시절 추억과 우정, 어른이 되면서 겪는 갈등과 배신, 파국으로 치닫는 핏빛 복수까지의 과정을 현실감 있게 그린 작품입니다.
영화는 부산 출신의 곽경택 감독이 부산 지역의 유명 조직 폭력단체 칠성파의 행동대장(1993년에 칠성파 조직원에게 살해된 20세기파의 정한철)과 학창시절 때 경험한 이야기를 토대로 만들어진 자서전적 내용입니다.
곽감독이 저희 세대와 비슷하고 저도 부산서 초등학교를 다닌 경험이 있어 무척 공감이 갑니다.
"느그 아부지 뭐하시노?"
이말은 저희 세대(70,80년대 초중고 다녔던)엔 너무도 익숙한 말이고 또 대부분 한 두번 직접 들어본 경험이 있을 겁니다.
그럼 선생님들은 왜 '아버지 직업'에 이렇게 집착할까요? 두 가지로 미루어 짐작합니다.
첫째, 혼내고 야단치는 자신의 행위에 합리성을 부여합니다. 동시에 '부모는 고생하는데'라며 학생으로 하여금 자책을 강요하기 위한 수단입니다.
동수가 아버지가 장의사라고 하고 선생은 "아버지가 염해서 번 돈으로 이렇게밖에 공부 못하냐"고 무지막지하게 때립니다.
만약에 '회사원', '장사'라고 말했어도 결과는 마찬가지겠지요. 준석은 '건달'이라 말해 동수보다더 맞습니다.
둘째는, 학생을 혼내고 패도 될 아이인지 확인하기 위해 '아버지 직업'을 물어 보는 것입니다. 좀 야비합니다. 독재와 공권력이 야합한 시대, 판검사나 고위 공무원, 대기업 임원쯤 되는 집학생은 함부로 팰 수 없지요. 준석이 얻어 맞자 반 친구들이 준석이 아버지가 진짜 건달이자 부산 조폭 보스라고 귀띔하자 선생은 사색이 됩니다.
경상도 사투리의 걸쭉한 대사가 일품인 영화 '친구1'은 이밖에도 "내가 니 시다바리가", "니가 가라, 하와이", "마이 무웃따 아이가, 고마해라" "친구한테 미안한 거 없다" 등 입에 착착 붙는 명대사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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