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네 어쩌다가 이렇게 됐는가"...‘탄핵 불참’ 박정하 의원 고교 스승의 처절한 호소

김지혜 기자 / 기사승인 : 2024-12-13 08: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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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강원 원주에서 열린 촛불집회에는 지역구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의 고교시절 국어 과목을 가르쳤던 은사가 마이크를 잡고 국민과 시민들을 위한 올바른 결정을 당부했다./ 유튜브 '원주MBC NEWS
 

 

[한스타= 김지혜 기자] "자네 어쩌다가 이렇게 됐는가"

"박정하 의원! 시민의 품으로, 정의의 편으로 돌아오기를 간곡히 바라네"

 

나이 든 선생님은 제자를 향해 목이 터져라 외쳤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표결에 불참한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의 고교 시절 스승이 절규했다.

 

지난 9일 강원 원주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석한 한 노인의 절규가 각종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https://youtu.be/2LcGh3C2hFQ

 

화제의 노인은 지역구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의 고교 시절 국어 과목을 가르쳤던 은사다. 그는 무대 위에 올라 마이크를 붙잡고 제자에게 올바른 결정을 부탁했다.

 

노인은 "자네가 선택한 행복하게 사는 길이 이렇게 사는 것인가, 너무 마음이 아프네. 자네 어쩌다가 이렇게 됐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고교 시절 박 의원에게 가르쳤던 홍길동전의 '유방백세(流芳百世:꽃다운 이름을 후세에 길이 전함)'를 소환하기도 했다.

 

그는 "유방백세, 꽃다운 이름을 백 세에 전한다는 그 말의 반대말을 내가 설명했었어. 악취만년이라고. 자네는 유방백세의 길을 포기하고 지금 악취만년의 길로 접어들었어. 도대체 왜 그러나"라며 호통을 쳤다.

 

이어 "나는 그래도 TV를 통해서 김건희 (특검) 표결을 하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다 빠져나갈 때 자네가 거기 남아 있길래 '역시 박정하다'하고 기뻐했더니 조금 있으니까 없어졌더구먼, 너무 실망스럽네. 자네 다시 본래의 자리로 돌아오기를 간곡히 바라네"라고 부탁했다.

 

당시 국회 본회의에서 '윤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은 총투표수 300표 중 찬성 198표, 반대 102표로 부결됐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국회로 돌아온 법안의 재표결 가결 요건은 재석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하지만 가결 요건인 200표에서 2표가 부족했다.

 

특히 노인은 탄핵 정국에서조차 이해타산을 저울질하는 데 동조하는 제자의 모습에 절규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는 "내 비록 내세울 것 없는 고등학교 국어 선생에 불과했지만 그래도 내 제자가 원주 시민들의 입에 이렇게 더럽게 오고 가는 거 선생으로서 정말 참을 수 없는 일이네. 시민의 품으로, 정의의 편으로 돌아오기를 간곡히 바라네"라며 통탄했다.

 

그러면서 "도대체 자네가 믿고 있는 그 윤석열이라는 사람 뭐 하는 사람인가? 아니 어떻게 국민들이 뽑은 국회를 범죄 집단이라고 하면 그 국회의원을 뽑은 이 나라 국민이 다 범죄자의 똘마니란 말인가? 어떻게 거기에 부화뇌동할 수 있나? 돌아오게. 시민들의 곁으로… 간곡히 부탁하네"라고 마무리했다.

 

지역구에서 규탄의 대상이 된 박정하 의원은 비상계엄 선포 직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계엄해제 투표에 참여해 찬성했으나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시민단체와 진보진영, 종교계 등이 참여하는 윤석열정권퇴진원주운동본부도 지난 9일 박정하 의원 원주 사무실 앞에서 규탄 집회를 열고 '윤석열, 박정하 퇴출 투쟁'을 결의했다.

 

앞서 박 의원은 지난 4월 10일 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된 직후 전체 선거 결과 평가와 각오를 말하며 "지금 당이 어려운 상황이 됐는데 우리나라 정치도 제대로 갈 수 있도록, 대통령실도 민생에 좀 더 다가갈 수 있도록 역할을 하겠다. 원주시민 여러분과 함께 호흡하며 정치인 박정하로서 면모를 만들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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