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빌라 벽에 '못사는 거지동네' 낙서…아빠는 초등학생 딸이 볼까 두렵다

이영희 / 기사승인 : 2024-04-09 16: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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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이가 지난 8일 '보배드림'에 올린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다른 네티즌이 공개한 낙서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한스타= 이영희 기자] 지은 지 오래된 서울의 한 빌라에 '못사는 거지 동네'라고 적힌 낙서를 자녀가 볼까 두렵다는 30대 가장의 사연이 전해졌다.

 

'대한민국 빌라에 산다는 것'이라는 제목의 글이 지난 8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올라왔다. 해당 게시글은 게시 하루 만에 조회수 11만 회 이상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초등학생 딸을 둔 글쓴이는 한 장의 사진을 올리며 "제 삶이 참 멋없게 느껴진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서울 다세대 빌라 소위 빨간 벽돌집이라 하는 오래된 구축 빌라에 살고 있는 30대"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어 "오늘 아침 출근길 집 계단 안쪽 벽에 있는 낙서를 보곤 하루 종일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라며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은 '쿠팡 JK 지역(못 사는 거지 동네)'이란 낙서가 적힌 빌라 내부 벽을 담은 것이다. 낙서에 쓰인 'JK 지역'이라는 단어의 뜻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글쓴이는 "물론 누가 보기에는 거지같을 수도 있겠지만 또는 피해망상, 과대 해석, 이상한 사람의 질 나쁜 장난이라고 생각하고 지나칠 수도 있지만 월요일 아침 화가 나고 나 자신이 창피하고 여태껏 노력한 제 삶이 참 멋없게 느껴진다"라며 착잡한 심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이제 막 초등학교 들어간 딸이 이 낙서를 볼까 걱정된다. 만약 딸이 물어본다면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두렵고 머리가 복잡하다"라며 "이런 글도 처음 써보고 이곳에 넋두리를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이 글을 쓰며 다시 힘을 내야 할 것"이라고 털어놨다.

 

놀라운 점은 다른 네티즌도 자신이 거주하는 건물벽에 누군가 똑같은 낙서를 해놨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그는 9일 역시 보배드림에서 '쿠팡 JK 구역(가난한 동네)'이라고 낙서가 적힌 벽을 담은 사진을 공개했다.

 

이 네티즌은 "너무 어이가 없었고 화가 났다. 우리가 구옥빌라 살면 안 되는 거냐. 자기가 뭔데 그렇게 써놓고 가는지"라며 "상습범인 거고 두 곳 말고 다른 곳에도 낙서했을 거 같다. 이 사람 꼭 찾아서 사과받을 거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게시물들을 접한 네티즌들은 "가족 있고, 집 있고, 직장 있어 일하며 살아가고 있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한 삶 아닌가", "나라가 미쳐 돌아간다. 애들이 뭘 보고 배울지.… 아파트에 미친 대한민국", "어떤 가정에서 자라면 저런 인간이 될 수 있는 거지? 동물보다 못한 인간", "'어디서 사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다" 등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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