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함은 마음을 비우는 것입니다.

소산 / 기사승인 : 2014-02-17 07: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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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


고개를 숙인다고 해서
다 겸손은 아닙니다.
허리를 굽힌다고 해서
다 공손은 아닙니다.

마음 속을 아집의 풀로 가득 채우고
귓구멍을 고집의 솜으로 틀어 막고
남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다면
거들먹거리는 불공함보다
더 무서운 교만입니다.

빈 병의 입처럼 귀를 열고
빈자의 밥그릇처럼 마음을 비울 때,
진리의 말씀도, 생명의 양식도
그에겐 차고 넘칠 겝니다.

2014.2.14 소산



『주역(周易)』 64괘 중에서 완전히 길하고 좋기만 한 괘는 겸괘(謙卦) 밖에 없습니다. 윗사람이 겸손하면 모두 그를 더욱 존경하게 되고, 아랫사람이 겸손하면 아무도 그를 함부로 대하지 않습니다. 교만함은 단지 손해를 부르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파멸로 이끄는 지름길입니다. 겸손한 이에게는 모두가 친구요 협조자가 되지만, 교만한 사람에게는 모두가 적이요 반대자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이 교만한 사람일까요?
물론 남을 무시하고 저 잘났다고 거들먹거리는 사람은 눈에 잘 띄는 교만한 자입니다. 하지만 예의도 바르고 성실해 보이는 사람 중에도 의외로 교만한 자가 많습니다. 바로 남의 말을 듣지 않는 사람입니다. 겉보기에는 얼핏 겸손한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자신의 마음을 꽉 채우고 있어서 남의 애기가 들어올 틈이 없습니다.
병에 물을 가득 채우고서 그것을 강물에 넣어 보십시오. 그 많은 물이 한 방울도 들어오지 않습니다. 그러나 병을 비우고 작은 대얏물에 담궈 보세요. 꾸르륵 꾸르륵 물이 가득 들어와 찰 겁니다.
그렇습니다. 겸손함은 마음을 비우는 것입니다. 중국인들이 잘 쓰는 말 가운데 이런 말이 있습니다. “마음을 비우는 것은 사람을 진보하게 하고, 교만하고 오만한 것은 사람을 뒤떨어지게 한다(虛心使人進步 驕傲使人落後)” 라는 말입니다.
우리는 지금부터라도 남의 말을 경청하고 남을 먼저 배려하는 그런 겸손한 사람이 되어볼까요?



<관련고전>

ㅇ滿招損謙受益 (『書經』 虞書 )
만초손겸수익 ( 『서경』 우서)

이는 원래 순임금이 우(禹)를 시켜, 자신에게 복종하지 않는 묘족(苗族)을 정벌하게 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우(禹)는 그들을 무력으로 공략하지만 30여일 동안 굴복시키지 못했다지요. 이 때 함께 출정한 익(益)이라는 신하가 간했습니다. “오직 덕(德)만이 하늘을 감동시켜서 먼 곳까지 이르지 않음이 없습니다. 교만함은 손해를 부르고, 겸손함은 이익을 얻는다는 것은 하늘의 도리입니다. 지극한 정성은 하늘도 감화시킨다는데, 하물며 묘족이겠습니까?(惟德動天, 無遠弗, 滿招損, 謙受益, 時乃天道. 帝初于歷山, 往于田. 日號泣于昊天, 于父母. 負罪引慝, 祗載見, 齋慄, 亦允若. 至誠感神, 玆有苗)"
이 말을 듣고, 우(禹)는 70여일 만에 덕화(德化)와 교육으로 그들을 감화시켰다는 애기지요.
겸손함은 인간이 지켜야 할 최고의 덕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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