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만원 없어 '전전긍긍', 금메달로 인생역전 이뤄‥

김현 / 기사승인 : 2014-02-17 05: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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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엘리자베스 야놀드(26)가 지난 15일(한국시간) 소치 동계올림픽 여자 스켈레톤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후 환호하고 있다. (사진=소치 동계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영국의 엘리자베스 야놀드(26)가 지난 15일(한국시간) 소치 동계올림픽 여자 스켈레톤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후 환호하고 있다. (사진=소치 동계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운동 장비 살 돈 30만 원이 없어 유리병을 나르던 선수가 소치에서 금메달을 따내 인생역전에 성공했다.

영국의 엘리자베스 야놀드(26)는 15일(한국시간) 소치 산키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여자 스켈레톤 종목에서 1∼4차 레이스 합계 3분52초89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그를 결승선에 가장 빨리 도달하게 한 썰매의 이름은 '머빈(Mervyn)'이었다. 이날 영국의 텔레그라프는 썰매의 이름에 얽힌 사연을 소개했다.

야놀드는 남들보다 늦은 나이인 19세 때 스켈레톤 선수가 됐다. 스켈레톤에 금방 적응했지만 문제는 돈이었다.

당시 그는 스켈레톤 썰매 보관함을 살 176파운드(약 30만원)가 없었다. 결국 런던의 한 보험회사 구내식당에 취직해 유리병을 날랐다.

그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준 이는 당시 해당 보험회사의 임원이었던 '머빈 서전'이었다. 머빈은 야놀드의 사정을 듣고 보관함을 살 돈을 대신 내줬다. 또 회사가 영국 스켈레톤 팀에 재정지원을 하는 협약을 맺게 해 10만파운드(약 1억8000만원)의 후원금을 지원하도록 했다.

머빈은 "올림픽에 나갈 수 있을 정도로 전도유망한 선수가 우리 보험회사 직원으로 일하고 있다는 소문을 들었다"며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야놀드에게 얼마 간의 돈이 든 봉투를 건네주면서 이 돈으로 운동을 계속하는데 필요한 장비를 사라고 말했다"며 "그 순간이 누군가에게 조그만 희망을 만들어 낼 수 있었던 때였다"고 회고했다.

이후 야놀드는 운동에만 전념해 2012년 세계 주니어 선수권 대회과 월드컵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 이번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강력한 메달 후보로도 꼽혔다.

머빈은 "야놀드가 자신의 썰매 이름을 '머빈'이라고 부른다는 사실을 듣고 몹시 놀랐다"며 "금메달을 딴 후 야놀드가 내게 전화를 걸어준 것도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야놀드는 "내 썰매 머빈과 또 다른 머빈은 내가 스켈레톤 종목을 도전하는데 있어 커다란 도움을 줬다"고 고마워했다.

그는 "당시 나는 정말 힘들게 운동했다"며 "지금은 내 꿈을 이루게 돼 정말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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