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던지는 한 마리라도 살 수 있으면 돼요

소산 / 기사승인 : 2014-03-28 16: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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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아이 선생님

어느 외딴 바닷가 모래밭에
파도에 밀려오는 성게를 주워서
다시 바다로 던지는 어린 아이가 있었어요

지나가던 어른이 물었어요
저렇게 밀려오는 성게가 수천 마리도 넘는데
네가 그렇게 던져 봐야 달라질 게 있겠니?

아이는 또 한 마리를 집어 던지며 대답했어요
제가 던지는 한 마리라도 살 수 있으면 돼요
아이의 순진한 얼굴과 해맑은 미소에 부끄러워서
해도 구름 속으로 숨고 파도도 그만 잠잠해졌대요
나도 더 이상은 말을 못 하겠네요

소산

<관련고전>

o 勿以善小而不爲 勿以惡小而爲之(『明心寶鑑』 繼善篇)
물이선소이불위 물이악소이위지(『명심보감』 계선편)

선이 작다고 하여 아니하지 말며, 악이 작다고 하여 하지마라.



출처-freedigitalphotos.net 출처-freedigitalphotos.net




이는 촉한(蜀漢)의 소열(昭烈)황제 유비(劉備)가 세상을 뜨기 직전 아들 유선(劉禪)에게 유언으로 남긴 말이다. 유비는 좀 모자라는 아들에게 간단하지만 매우 소중한 교훈을 남겼다. 선악을 불문하고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소홀히 하지 말라고 당부했던 것이다.

사람들은 대체로 크고 거창한 것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가 일 년의 계획을 세울 때도 그렇고 일생을 설계할 때는 더 더욱 그렇다. 하지만 작은 일을 소홀히 하는 사람은 결코 큰 일을 할 수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하나씩 실천해갈 때, 결국 우리가 바라는 커다란 목표를 이룰 수 있는 것이다

시드니 스미스는 “할 수 있는 일이 미미하다는 이유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큰 실수다.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 하라”고 말한다. 물론 나쁜 일을 하라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뭔가 큰 일을 한 번 보겠다고 벼르고 재다가 막상 아무 일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내가 지금 이 순간에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해나가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성게 이야기는 전에 고향에 다녀오다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산 『매일 읽는 마음의 처방전』이라는 책에서 읽은 감동적인 이야기다. “제가 던지는 한 마리라도 살 수 있으면 돼요” 나는 이 대목에서 가슴이 뭉클하고 눈시울이 뜨거워짐을 느낀다. 아니 부끄러워 숨고 싶다. 무슨 사랑이니 자비(慈悲)니 인(仁)이니 하여 말로는 그럴듯하게 설명하며, 더구나 여러 사람들에게 전하면서도 실제로는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는 자신을 돌아보면서 말이다.

요즘 훌륭한 선생님이 자꾸 생겨서 행복하다. 딱따구리 선생님, 침팬지 선생님, 오늘은 어린 아이 선생님... 앞으로도 계속 우리 주위에 계신 선생님들을 모셔다 가르침을 청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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