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사랑합니다"
'피겨여왕' 김연아(24)가 1만 관중에게 마지막 작별인사를 전했다.
4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내 특설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아이스쇼 '삼성 갤럭시★스마트에어컨 올댓스케이트 2014'에는 김연아의 은퇴 무대를 보러온 관중들의 열기로 후끈거렸다. 이번 공연은 세계 최고 아이스쇼답게 2003년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리스트 셰린 본(캐나다), 2006년 토리노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스테판 랑비엘(스위스), 2002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알렉세이 야구딘(러시아), 2014 소치 올림픽 동메달리스트 데니스 텐(카자흐스탄), 2014 소치 올림픽 페어 금메달 리스트 타티아나 볼로소자와 막심 트란코프(이하 러시아) 등 전 세계 피겨 스타들이 참여했다.
오프닝 공연은 애니메이션 사상 최초로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겨울 왕국' 메들리로 시작했다. 출연진이 먼저 서막을 올린 오프닝 무대에 하늘색 드레스를 입은 김연아가 관객들의 환호를 받으며 등장했다. 영화 '겨울왕국' OST '렛잇고(Let It Go)'가 울려 퍼지는 빙판 위에서 출연진들은 마지막 인사를 하듯이 김연아를 위한 무대를 만들어 주었다.
'도전과 환희, 겨울 왕국의 피겨 축제로의 초대'로 진행된 1부 공연에서 셰린 본의 '붐붐(Bom Bom)'이 인상적이었다. 붉은색 관악대 복장을 하고 등장한 셰린 본은 밝고 경쾌한 노래에 맞춰 정열적인 무대로 아이스링크장을 달구었다.
1부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김연아였다. 노란색 드레스를 입은 김연아는 지난 2014 소치올림픽 당시 쇼트 프로그램인 '어릿광대를 보내주오'를 연기하며 선수 시절 때와 다름없는 기량을 선보였다. 경기 때보다 난이도는 낮아졌지만 실수없이 스핀과 점프를 소화하며 세계 최고다운 연기를 마친 김연아에 관객은 아낌없는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2부 공연 '작별 그리고 새로운 시작,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작별인사'는 나인 챔버 오케스트라의 협연으로 진행됐다.
기다리던 마지막 무대를 앞두고 김연아는 영상으로 먼저 작별인사를 고했다. 그동안 받은 관심과 사랑에 보답하듯 1만 관중에 '고맙다'는 메시지를 전한 김연아는 고혹적인 붉은색 드레스를 입고 빙판에 등장했다. 김연아는 50인의 오케스트라가 라이브로 연주하는 '투란도트'의 아리아 '공주는 잠 못 이루고'에 맞춰 연기를 시작했다.
웅장하고 화려한 멜로디가 공연장에 울려 퍼지자 관객들은 숨을 죽이고 김연아의 동작 하나하나를 감상했다. '공주는 잠 못 이루고'는 김연아가 이번 아이스쇼에서 처음 선보이는 갈라 프로그램이다. 김연아는 자코모 푸치니의 생애 마지막 오페라 '투란도트'를 항상 연기해보고 싶었지만 피겨 선수들이 많이 쓰는 음악이라 경기 때는 쓰지 못했다.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은 이제야 자신이 하고 싶었던 곡에 맞추어 연기를 선보이게 됐다.
공연이 끝나자 상기된 얼굴의 김연아는 "분에 넘치는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이제 공식적으로 선수생활을 마무리하게 됐다"며 "그동안 여러분과 함께여서 행복했다. 앞으로도 열심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 아낌없는 관심과 박수 부탁드린다"고 마지막 인사를 고했다.
"여러분 사랑합니다"는 말로 김연아는 공연장을 떠났다.
한편 김연아의 은퇴 기념 아이스쇼 '삼성 갤럭시★스마트에어컨 올댓스케이트 2014'는 5일과 6일 오후 4시 같은 장소에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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