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TV영화] 일요일엔 '석양의 건맨' '황진이'

서 기찬 / 기사승인 : 2014-07-17 18:5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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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석양의 건맨(1965, 세르지오 레오네)' 포스터. 영화 '석양의 건맨(1965, 세르지오 레오네)' 포스터.


20일(일) 오후 2시15분 EBS 일요시네마에서 마카로니 웨스턴(일본식 표기로 올바른 용어는 아닙니다.ㅠㅠ) ‘석양의 건맨(1965, 감독:세르지오 레오네)’을 방영합니다. 마카로니 웨스턴은 이탈리아인이 만든 미국 서부극입니다. 미국인의 관점이 아닌 외부의 시각에서 미국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서부 개척시대 미국인이 추구하는 도덕적 가치관을 철저하게 배제한 채 현실적인 감각으로 극을 이끌어갑니다. 이런 서부극의 원류는 1950년대 수정주의 서부극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서부 개척은 사실 인디언 야만인들에 대한 문명인들의 위대한 승리라기보다는 영토 확장을 위한 침탈이었다는 점을 폭로하는 수정주의 서부극은 그간의 정통 서부극과는 달리 인디언의 시각에서 작품이 진행되는가 하면 선악의 구분이 모호해지는 경우마저 가끔 있습니다. 마카로니 웨스턴은 이러한 수정주의 서부극의 발전된 형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서부극이지만 미국에서 찍지 않고 이탈리아나 스페인에서 주로 촬영되고 언어 역시 이탈리아어가 사용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수집가▲ 금요일(18일) ebs 고전영화극장(밤 10:45)에서 준비한 작품은 ‘수집가(The Collector, 1965, 감독: 윌리엄 와일러)’입니다. 7월 스릴러 특집 세 번째(‘이창’ ‘어두워질 때까지’에 이어) 작품입니다. 소유와 집착에 대한 망상을 가진 싸이코 이야깁니다.
나비 채집이 취미인 은행원 클레그(테렌스 스탬프)가 미술을 전공하는 여대생 미란다(사만다 에거)를 보고 사랑에 빠집니다. 축구 도박으로 큰돈을 번 클레그는 교외에 외딴 주택을 구입하고 그녀를 ‘수집’하기로 합니다. 클레그는 미란다를 원했지만 미란다가 자신을 원치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납치를 한 것이지요. 한 달 후에 풀어줄 것을 약속합니다. 주인공 테렌스 스탬프와 사만다 에거는 칸영화제에서 나란히 남녀 주연상을 수상합니다. 대사가 그다지 많지 않는 이 영화는 '모리스 자르'의 음악이 긴장감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1963년 발표된 존 파울즈의 동명소설은 작가의 데뷔작이면서도 그 놀라운 실험성과 깊이 때문에 문학계를 떠들썩하게 했었습니다. 윌리엄 와일러 감독은 ‘폭풍의 언덕(1939)’ ‘로마의 휴일(1955)’ ‘벤허(1962)’ 등을 연출한 명장인 것은 다 알고 계시지요?

달려라 자전거- 같은 날 kbs1 명화극장(밤 12:10)은 ‘달려라 자전거(2008, 감독: 임성운)’입니다.
“같이 있으면 맥박이 빨라져요”“이러다 나... 고백해 버릴 것 같아”
자살한 엄마, 가출한 오빠, 술에 의지해 사는 아빠, 고1 문제아 남동생...
슬픈 가족사를 안고 대학에 입학한 여대생 하정(한효주)에게 어김없이 찾아온 가슴 설레는 첫사랑 이야기입니다. 학교 앞 헌책방에서 일하는 수욱(이영훈)이 그 남자. 그러나 그 남자에겐 오랫동안 병상에 누워있는 여자 친구가 있다는 가슴아픈 현실... ㅠㅠ

테스▲ 토요일(19일) ebs 세계의 명화(밤 11:00) 시간엔 ‘테스(Tess, 1979, 감독: 로만 폴란스키)’를 방송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배우 나스타샤 킨스키 주연입니다. 러닝타임 170분.
토마스 하디의 원작 <더버빌 가의 테스>를 영화한 작품입니다. 당시 여인의 순결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과, 이로 인해 부당하게 억압당하는 여인 ‘테스’의 모습을 그렸습니다. 테스는 여성에게만 순결의 의무를 부과하는 사회에서 ‘미혼모’가 되었으며 이로 인해 공개적인 낙인이 찍힐 것을 두려워하며 자유롭게 사랑하지도 못합니다. 하지만 테스는 연약한 피해자로 살기를 거부하며, 사생아라는 이유로 세례도 제대로 받지 못한 자신의 아이에게 직접 세례를 해주고, 새로운 마을로 떠나 억척 같이 노동을 하는 등 눈앞에 놓인 일상과 당당히 마주칩니다. 이런 강인한 모습은 테스를 더욱 아름다운 여성으로 보이게 하고, 순결을 잃었음에도 작품 안에서는 ‘순수한’ 모습으로 묘사되지요. 당대로서는 파격적인 주제로 사람들의 찬사와 비난을 동시에 받은 토마스 하디의 원작과 마찬가지로, 로만 폴란스키의 테스 역시 순수함과 강인함을 동시에 갖고 사회가 강요한 죄인으로 살아가는 한 여인의 비극적인 운명을 잘 그려냈습니다. 이 영화로 단숨에 스타덤에 오른 나스타샤 킨스키의 청순하고 강인한 매력도 볼거리.

석양의 건맨2▲ 일요일(20일) ebs 일요시네마(낮 2:15)에선 7월을 맞아 ‘다시 보고 싶은 서부영화 4편’을 편성했습니다. 세 번째 작품은 ‘석양의 건맨(For a Few Dollars More, 1965, 감독:세르지오 레오네)’입니다. 서부영화 하면 떠오르는 남자입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리 반 클리프 주연.
서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현상금 사냥꾼들의 추격전입니다. 이들의 쫓고 쫓기는 관계는 오로지 현상금이 걸렸는지 여부로만 판가름 날 뿐, 선한 자와 악한자의 구분은 모호합니다.‘황야의 무법자 (A Fistful Of Dollars, 1964)’, ‘석양의 건맨 (For A Few Dollars More, 1965)’, ‘석양의 무법자 (The Good, The Bad And The Ugly, 1966)’는 세르지오 레오네의 무법자 3부작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세 작품 모두 클린튼 이스트우드가 주연을 맡고 있으며, 엔니오 모리꼬네가 음악을 담당해서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황진이- 같은 날 ebs 한국영화특선(밤 11:00)의 선택은 ‘황진이(1986, 감독: 배창호)’입니다.
배창호 감독의 ‘황진이’는 국내 최초로 파나비전 카메라로 촬영된 수려한 구도의 와이드 영상이 일품입니다. 강소원 동아대 교수는“탈고전적인 스타일 실험을 본격화한 영화로서 롱테이크, 고정된 카메라, 탈중심화된 구도, 심도 깊은 화면, 그리고 치밀하게 계산된 미장센 등 예술적인 형식의 조화는 진정한 볼거리이며 영화 언어에 대한 자의식을 뛰어넘었다.”는 평을 했습니다. 보편적으로 알려진 황진이의 삶을 갖바치와 벽계수, 이생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로 나누어 한 남자를 측은히 여기면서 다른 한 남자를 사랑했으며 또 한 남자를 어머니처럼 보살폈던 이상화된 여성상으로 재현해 냈습니다. 장미희 안성기 신일룡 전무송 출연.

▲ obs 주말 세 편도 미리 엿보겠습니다.
- 금요시네마(밤 11:05)는 ‘미스트( The Mist, 2007, 감독: 프랭크 다라본트)’입니다. 스티븐 킹 원작, ‘쇼생크 탈출’ ‘그린 마일’의 다라본트 감독의 공포 스릴러입니다. 이 영화에서 미스트의 뜻은 안개라기보다 사람이 한치 앞도 확실하게 예상 못한다는 인간의 한계를 뜻합니다. 즉 물리적 미스트가 아닌 예상적 추리적 예언적 미스트 속에 인간이 살고 있다는 뜻이지요. 인간은 최대한 그 미스트의 한계를 극복하고 앞일을 내다보려고 노력하지만 틀릴 때가 많습니다.

- 토요시네마(밤 11:05)는 ‘나인(9, 2009, 감독: 쉐인 액커)’입니다. 사람들의 영혼을 훔쳐가는 몬스터에 맞서 싸우는 인형들을 소재로 한 동명의 단편 애니메이션이 원작. 팀 버튼이 제작을 담당한 극장용 장편 판타지 애니메이션입니다.

- 일요시네마(밤 10:10)는 ‘음란서생(2006, 감독: 김대우)’입니다. 청소년관람불가. 조선시대 최고 문장가 윤서(한석규)와 화가 광헌(이범수)이 음란소설 창작에 손을 대는데 대박납니다. 왕의 여인 정빈(김민정)마저도 애독자가 됩니다.‘역시 한석규’란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연기가 감칠 맛 납니다. 재밌고 유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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