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거인
산이 높아 명산이 아니라
신선이 살면 명산이요
물이 깊어 영수(靈水)가 아니라
용이 있으면 신령스런 물이라네
몸집이 커서 거인이 아니라
의지가 강해 거인이요
나이가 젊어 청년이 아니라
열정이 넘쳐 청년이라네
어려움을 변화의 기회로 삼고
창피함을 성공의 과정으로 생각하며
자신의 분명한 목표를 설정해 놓고
뚜벅뚜벅 긍정의 힘으로 걸어온 사람
학번으로 따지면 까마득한 후배지만
인생의 역정으론 한참 선배인 사람
머리는 허옇지만 눈빛은 초롱하고
삶의 향기 물씬 풍기는 이를 나는 만났네
2014.9.16. 韶山
〈관련고전〉
ㅇ 山不在高 有仙則名 水不在深 有龍則靈 斯是陋室 惟吾德馨(劉禹錫, 「陋室銘」)
산불재고 유선즉명 수불재심 유룡즉령 사시누실 유오덕형 (유우석, 「누실명」)
산은 높음에 있지 않고, 신선이 있으면 명산이요,
물은 깊음에 있지 않고, 용이 있으면 신령스런 물이다. 이곳이 비록 누추한 집이기는 하지만, 오직 나의 덕은 향기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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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면서 정말 기쁠 때가 언제일까? 다양한 경우가 있을 것이다. 나는 누군가에게 또는 무엇인가에서 감동을 받을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감동한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증거이자, 나의 몸과 마음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신호다.
감동이 없으면 살아도 살아 있는 것이 아니다. 특히 우리는 진한 감동을 받을 때, 그것에 공감하며 뭔가 내 속에 꽉 차오는 것 같은 기쁨과 자신의 존재감을 느끼게 된다. 또한 거기서 희망을 보게 되는 것이다.
어제가 바로 그런 감동이 충만한 날이다. 학생들의 인성교육 시간을 활용하여 명사 초청강연을 했다. 강사는 외국어 교재출판으로 확고하게 자리 잡은 동양북스의 김태웅 대표였다.강연의 주제는 대략 이렇다. 자신의 목표를 확실히 설정하라. 고통을 끈기 있게 인내하며 이겨나가라. 쪽팔림도 성공의 과정이다. 인간관계에서 그들의 눈에 비친 내가 바로 내 모습이다. 그들을 변화시키려 하지 말고, 내가 변해야 한다. 긍정의 힘을 가지고 살아라. 빠른 것만 좋은 게 아니다. 목표에 이르는 것이 중요하다. 높이 오르는 것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자신이 처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
익히 그 명성은 들었으나, 실제로 학생들과 함께 그의 강연을 들으며 시간 내내 큰 감동을 받았다. 왜일까? 그것은 그가 직접 체험한 사실을 자신의 얘기로 전달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나도 강의시간에 그런 얘기는 수없이 한다. 그러나 학생들은 그렇게 감동받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눈물까지 흘리며 강연을 경청하는 우리 아이들을 보며 대견함과 함께 미안함을 느낀다. 나는 얼마나 살아 있는 강의, 감동을 주는 강의를 하고 있는가? 그들을 변화시키기 전에 내가 변화해야 한다.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 밑에서 동생들과 함께 살기위해 온갖 일을 다 하며 자라온 어린 시절, 학업과 일을 병행하며 힘들게 지내다 고등학교 2학년 때 퇴학을 당하고 좌절하여 삶을 포기하려 했던 얘기, 아르바이트생으로 들어가 유명 출판사 정직원이 되는 과정의 일화, 독립하여 새로운 출판사를 성공적으로 키운 얘기...
그러나 무엇보다도 50이 다 되어가는 나이에 성공한 CEO로 안주하지 않고 스스로 학력을 커밍아웃하고 아들 또래의 학생들과 어울려 고교생활을 하고, 혼신을 다해 공부하여 전교1등으로 졸업하고 성균관대학 사회계열에 합격한 얘기....대학에 입학해서도 학생들과 벽을 허물고 형 동생하며 하나가 되어 생활한 얘기 등등은 잔잔한 감동이 아니라 큰 파도가 되어 우리에게 다가 온다.
목표를 향한 끊임없는 전진,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젊음의 열정에 공감하며, 아주 좋은 친구를 만난 감동에 아침 일찍 일어나 몇 자 적어본다. 할 얘기가 많았는지 오늘 글이 좀 길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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