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TV영화] 17일‘졸업’, 19일 '장마' 강추

서 기찬 / 기사승인 : 2014-10-17 06: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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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졸업(The Graduate, 1967, 감독: 마이크 니콜스)’중에서. 영화 ‘졸업(The Graduate, 1967, 감독: 마이크 니콜스)’중에서.


[주말 TV영화]

1960년대 후반부터 70년대 초반까지 인기를 끌었던 남성 듀엣 ‘사이먼과 가펑클’을 잘 아시지요? 팝 역사상 최고의 화음이라고 해도 과장은 아닐 겁니다. ‘험한 세상에 다리가 되어(Bridge Over Troubled Water)’ ‘엘 콘도 파사(Elcondo Pasa)’ ‘더 복서(The Boxer)’ 등 언제 들어도 감동적인 곡들이 많습니다. 금요일 밤 영화 ‘졸업(The Graduate, 1967, 감독: 마이크 니콜스)’에도 주옥같은 명곡들이 나옵니다. ‘미세스 로빈슨(Mrs. Robinson)', '스카보로의 추억(Scarbrough Fair)', '사운드 오브 사일런스(The Sound of Silence)'... 결코 놓치지 마세요.

졸업 포스터

▲ 금요일(10월17일) ebs 고전영화극장(밤 10:45)이 준비한 작품은 명품 중의 명품입니다. ‘졸업(The Graduate, 1967, 감독: 마이크 니콜스)’입니다.사랑하는 여자 엘레인(캐서린 로스)의 결혼식을 지켜보던 벤자민(더스틴 호프만). 식장(교회)안으로 들어가 엘레인의 손을 잡고 도망가는 마지막 장면은 볼 때마다 가슴 설렙니다. 배경으로 깔리는 '사운드 오브 사일런스(The Sound of Silence)'가 감동을 더합니다.
1963년 발표된 미국의 소설가 찰스 웨브의 장편소설을 각색한 작품이지요.
달콤한 청춘영화처럼 포장된 이 영화는 현대를 사는 미국 젊은이들의 고뇌가 깃들어 있는 작품으로 불안한 미래를 앞둔 주인공 벤자민의 방황을 통해 기성세대의 가치관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는 뉴 아메리칸 시네마의 대표적인 작품입니다.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1967)', '이지라이더(1969)’ 등의 뉴 아메리칸 시네마가 사회의 낙오자들을 내세워 반영웅적인 일탈을 통해 젊은이들의 심정을 대변했다면 이 영화는 동시대의 보편적인 젊은이들, 혹은 보편적인 시각에서 전도가 유망한 젊은이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영화는 순수함을 잃어버린 채 물질적, 육체적 욕망에 충실한 기성세대의 속물근성이 젊은 세대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안겨주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이 작품은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1966)’로 데뷔한 마이크 니콜스 감독의 두 번째 작품으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한 영화입니다. 작은 키에 볼품없는 외모의 무명배우 더스틴 호프만의 등장은 미남미녀만이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신체적 조건의 관습을 깨드리는 계기가 되었으며 더스틴 호프만을 일약 할리우드의 스타로 등극시켰습니다.
이 영화는 더스틴 호프만의 희극적인 표정과 몸짓, 밴크로포드의 중후한 연기와 캐서린 로스의 청초한 매력, 여기에 주인공들의 심리적인 상황을 적절하게 잡아내는 독특한 카메라 기법과 짧으면서도 산뜻한 대사들이 어우러져 1960년대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지금까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굿모닝 맨하탄

- 같은 날 kbs1 명화극장(밤 11:50)은 인도 영화 ‘굿모닝 맨하탄(English Vinglish, 2012, 감독: 가우리 신드)’을 방송합니다. 평범한 인도인 주부가 뉴욕의 맨해튼 한복판에서 영어 수업을 들으며 펼쳐지는 배움의 기쁨과 희망을 그린 코믹 드라마입니다.

골든에이지2

▲ 토요일(18일) ebs 세계의 명화(밤 11:00)에서는 역사극 ‘골든 에이지(Elizabeth: The Golden Age, 2007, 셰이카 카푸르)’를 방영합니다.
구교도와 신교도의 갈등과 유럽 강대국들 간의 알력으로 일촉즉발의 상태였던 16세기 말, 결혼하지 않은 처녀의 몸으로 에스파냐를 격파하고 잉글랜드를 번영의 시대로 이끌었던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의 통치 후반기를 그렸습니다. 사랑하는 남자를 두고서도 결국 홀로 잉글랜드를 다스리는 통치자의 길을 택하기까지 엘리자베스 여왕이 겪었던 심적 갈등과 그 과정에서 휘몰아쳤던 정쟁과 음모의 소용돌이가 줄거리의 핵심입니다. 전편인 ‘엘리자베스(1998)’와 ‘골든 에이지’에서 여왕 엘리자베스 1세 역을 맡아 두 차례 모두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던 케이트 블란쳇의 연기가 돋보입니다.

로렌조 오일

▲ 일요일(19일) ebs 일요시네마(낮 2:15)에서 기다리고 있는 작품은 ‘로렌조 오일(Lorenzo's Oil, 1992, 감독:조지 밀러)’입니다.
80년대 미국 의학계에 기적으로 기록된 실화를 바탕으로 한 감동적인 휴먼 드라마입니다. 희귀병에 걸린 아이의 고통과 그런 자식을 고치기 위해 불철주야 뛰어다니는 부모의 눈물겨운 투쟁을 그린 작품입니다. 1992년 아카데미상 감독상(조지 밀러), 각본상(조지 밀러 & 닉 엔라이트)과 여우주연상(수잔 서랜든) 후보에 올랐으며, 희귀병 자식을 둔 부모 역의 닉 놀테와 수잔 서랜든의 뛰어난 연기가 가슴으로 다가옵니다. 눈물샘 주의보! 손수건 필수^^

장마

- 같은 날 ebs 한국영화특선(밤 11:00)이 고른 작품은 ‘장마(1979, 감독: 유현목)’입니다. 황정순, 이대근, 김신재, 김석훈, 선우용녀, 박정자, 강석우 등이 나옵니다.
한국전쟁이 치열하던 무렵 동만의 시골집에는 서울에서 피난 온 외갓집 식구들이 친가 식구들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외삼촌은 국군으로 전투에서 전사했고 친삼촌은 빨치산인데 생사를 알 수 없습니다. 전쟁의 아픔과 이데올로기 때문에 상처입고 희생당한 사람들의 모습을 열 살배기 어린 아이의 시선으로 잔잔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특히 이 영화는 한 집안의 형제들이 분단으로 인해 대립하는 상황을 다루고 있는데, 한 가족이 서로에게 총구를 겨누는 상황이야말로, 한국전쟁에 대한 직접적인 은유입니다.

▲ obs 주말 영화도 살짝 엿보겠습니다.

- 토욜 obs시네마(밤 10:10)는 ‘식스 센스(The Sixth Sense, 1999, 감독: M. 나이트 샤말란)’를 방송합니다. 죽은 자들의 모습이 눈에 보이는 소년과 아동 심리학자의 이야기를 그린 서스펜스. 29세의 인도 출신 신예 나이트 샤말란이 연출하고, 브루스 윌리스가 주연이지요. 마지막 반전이 끝내주는 아주 괜찮은 작품입니다. 강추^^

- 일욜 obs시네마(밤 10:10)는 ‘퀴즈왕(2010, 감독: 장진)’이 준비되어 있군요. 김수로 한재석 송영창 등이 나옵니다. 방송 이래 단 한 번도 우승자가 나오지 않은 133억짜리 퀴즈쇼. 우연히 마지막 정답만이 알게 된 상식 제로 15인의 NO 브레인 배틀이 시작됩니다. 안 보셔도 그만인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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