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온조' 연출 김도형 "내 옷 입은 느낌"

조성호 / 기사승인 : 2014-10-28 11: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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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뮤지컬 '온조' 연출 김도형 (2)

- 오직 창작뮤지컬만 고집하는 이유가 있나

"난 원래 배우 출신이다. 라이센스 뮤지컬을 하다보니 뭔가 남의 옷을 빌려입는 듯한 생각이 자꾸 들었다. 시카고라는 곳을 가보지도 않았는데 내가 시카고를 표현하고 있었다. 브루클린의 느낌을 표현한다? 난 가보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점점 괴리감이 들기 시작했다. 나도 이해 못하는걸 무대에서 표현한다는게 싫었다. 지금은 연출가인데 그 느낌이 더하지 않겠나.

- 한국 역사를 소재로 하는 창작 뮤지컬 또한 아직은 대중들에게도 생소하다.

"맞는 말이다. 한국 사람이 한국 역사를 가지고 창작 뮤지컬을 하면 외면 당하기 십상이다. 영화를 비유하자면 우리나라 영화가 발전하기까지 분명 이런 어려움을 이기고 시작하는 영화가 있었다. '쉬리'가 그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작품인데 블록버스터, 격렬한 총싸움과 액션신이 있다. '쉬리' 이전에는 다들 외면하고 작품 자체도 잘 만들어지지 못했다. '쉬리' 이후로 발전한 덕분에 우리나라 배우들이 외국에 나가서 연기를 할 수 있는 기회도 생겼다고 본다. 중요한 것은 시발점이다. 난 그 시발점 역할을 하고 싶다. 창작 뮤지컬을 하는 나라는 아시아에선 우리나라 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창작 뮤지컬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라이센스에 밀려 빛을 바라고 있다. 심지어 큰 공연장은 대관도 잘 안해준다. 누군가는 시작해야 하지 않나. 애국하는 마음으로...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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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라이센스도 다 역사를 가지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역사도 좋은 내용이 엄청나게 많다.
'명량'도 그렇고 '광해'도 그렇고 영화들은 이미 그 진가를 인정받고 있지 않나. 뮤지컬도 곧 그래야 한다. 사실 뮤지컬이 이렇게 된 것에 대해 뭇 사람들은 창작 뮤지컬을 못 만들기에 그런거라고 말을 한다. 그 얘기를 듣는 제대로 한방 맞은 느낌이 들었다. 그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잘 만들면 관객들은 외면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는 배우들도 스탭들도 실력적 면에서 그만큼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번 '온조'라는 작품을 통해서 '내 아이디어가 어디까지 나오나 한번 해보자','모든걸 다 쏟아보자'는 오기가 생겼다. 그래서 지금 작품을 하고 있는 동안도 매일매일 조금씩 더 나은 방향으로 수정 보완을 하고 있다."

- 어려움으로 인해 창작 뮤지컬을 중간에 내려놓고 싶거나 혹은 흥행을 위해 스스로 생각을 타협하거나 한 적은 없었나

"난 고집이 세다. 내가 배우라는 존재에서 연출가로서 서기까지 5년이란 시간이 걸리더라. 도중 포기를 생각한 적은 있었지만 바보같은 생각이 들었다. 이것부터 해서 할 일이 많아졌다. 라이센스는 나중에도 해도 늦지 않다. 중간에 다른 길로 가서 유명해진 뒤 창작을 한다는 것에 대해선 반대다.

- 사실 '온조'라는 인물 자체도 생소하게 느껴질텐데...

"그렇다. 주위 분들도 다들 주몽도 알고 유리왕도 알지만 백제를 세운 온조왕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나도 잘 몰랐으니 말이다. '온조'라는 뮤지컬은 지금 현재 송파구에서 지원을 해주고 있는 것이다. 송파구에서 백제 시대의 유물들이 발견이 되었다. 그래서 온조를 하게 되었다. 처음에 자료를 연구할 때 온조에 대한 문헌 자료도 거의 없었다. 백제를 건국한 왕이라는 짧은 설명 밖에 없었다. 그래서 한성 백제 박물관을 찾아 그 당시 유물들을 유심히 관찰했다. 너무 놀랐다. 백제 초기임에도 불구하고 유물들이 모두 화려하고 섬세했다. 엄청난 공을 들였단 것을 느꼈다. 그렇다면 왕이라는 인물도 굉장히 섬세하고 실용적이며 백성을 위해 희생할 줄 아는 순수성을 지녔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상하게 온조의 여자 이야기는 아나온다. 거기서 모티브를 잡았다. 이런 순수한 청년이라면 이루어지지 못했지만 풋풋하고 가슴아픈 사랑을 했을 것이라는 상상을 했다.

김도형 감독은 한숨쉬며 안타까워하던 시작과 달리 어느새 미소가 지어져 있었다. 어려운 현실을 딛고 일어서려는 김도형 감독의 모습에서 자부심과 뿌듯함이 가득차 있었다. 꿈을 가지고 이루려는 목표 자체가 있어 너무 힘이 나고 기쁘다고 한다. 잠시 여담을 주고 받은 뒤 김도형 감독은 또다른 주제로 다시 열변을 토했다.

(3) 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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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뮤지컬 ‘온조’는 김도형이 연출을 맡았고, 배우 김원주(포맨), 이윤표, 김민수, 김상윤, 이상현, 오승준, 이동윤(개그맨), 윤정섭, 박혜미, 유상화, 유효진 등이 출연하며11월 2일까지 올림픽 공원 내 우리금융 아트홀에서 만나볼 수 있다. 개그맨 이동윤은 연예인 야구팀 하이원 개그콘서트 감독 겸 선수로 활약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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