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읽기] 편안합니까? 평안합니까?

서 기찬 / 기사승인 : 2015-01-04 20: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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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과 평안

가난이 편안하기야 하랴
하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평안하지 말라는 법이 있나
가난하다고 즐거움도 없고
사랑도 할 줄 모르겠는가

삶과 연애할 줄 모르는 사람
사람을 사랑할 줄 모르는 이는
어려운 환경을 오래 견디지 못하고
안락한 시간도 길게 즐기지 못한다
편안함은 알지만 평안함을 모름이라

편안함은 때론 돈으로도 살 수 있고
가슴 없는 기계가 가져다 주기도 하지만
샘물이 땅에서 솟아나 대지를 적시듯
평안함은 마음에서 우러나 온 몸에 스민다
편안하지 않다고 해서 평안함도 없겠는가

2014.12.28 소산

ID-100298144〈관련고전〉

ㅇ子曰 不仁者 不可以久處約 不可以長處樂 仁者 安仁 知者 利仁(『論語』里仁)
자왈 불인자 불가이구처약 불가이장처락 인자 안인 지자 이인(『논어』이인)

(직역)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어질지 못한 사람은 곤궁함에 오래 처하지 못하고, 즐거움에도 오래 처하지 못한다. 어진 이는 인(仁)을 편안해하고, 지혜로운 이는 인(仁)을 이롭게 생각한다.

(평석)
약(約)이란 여기서는 곤궁함을 뜻한다. 즉, 가난하고 어려운 처지를 가리킨다. 어질지 못한 사람 즉, 자신의 삶과 다른 사람을 사랑할 줄 모르는 이는 이런 환경을 오래 감내하지 못한다. 보통 사람들이 대개가 그러하니 새삼스러울 것이 없다.
하지만 즐거움에도 오래 처하지 못한다는 것은 대체 무슨 뜻일까? 물질적으로 넉넉하고, 명예와 지위를 갖추고 있으면 일단 편하고 즐거울 것이다. 돈과 기계 혹은 자신이 고용한 사람들이 물질적 육체적 편안함을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즐거움이 진정하고 지속적인 행복으로 이어질 것인가?
욕심은 더 큰 욕심을 부른다. 가질수록 더 가지고 싶은 게 인간의 욕망이다. 내 속에서 나를 이끌어가는 나의 주인을 찾지 못하고, 바깥 사물에 눈을 빼앗겨 따라가다 보면 과연 어떻게 될까? 끝없는 방황과 한없는 허기와 갈증에 스스로 괴로워하며 불행하다고 느낄 것이다. 즐거움에도 오래 처하지 못한다는 말은 바로 이런 뜻이다. 물질은 즐거움과 행복의 필요조건이기는 하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다.
공자는 말한다. 어진 사람은 자신이 하는 어진 행동 즉, 내 삶과 남을 사랑하는 것 그 자체를편안해하고 즐거한다는 것이다. 그만은 못하지만 지혜로운 이는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내게 이롭다는 사실을 알기때문에 그렇게 행동한다는 것이다.
내 맘대로 편안(便安)과 평안(平安)을 해석해 본다. 편안함은 물질이나 기계 등 외적인 것의 편리함으로부터 얻어지는 안락함이요, 평안함은 내면의 깊은 곳 즉, 우리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온 평화로움과 안락함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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