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TV영화] 독재정권이 지은 제목 ‘바보선언’

서 기찬 / 기사승인 : 2015-04-03 09:3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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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를 네이버 사전에서 검색해보니 1.지능이 부족하여 정상적으로 판단하지 못하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 2. 어리석고 멍청하거나 못난 사람을 욕하거나 비난하여 이르는 말. 등으로 설명합니다. 이번 주 최고의 영화로 일요일 밤 ebs 11시 한국영화특선 ‘바보선언’을 강력 추천합니다. 1983년 개봉 당시 전두환 군사독재 정권이 지어준 제목입니다.

쿼바디스

▲금요일(3일) ebs 고전영화극장(밤 10:45)에서 만날 수 있는 작품은 ‘쿼바디스(Quo Vadis, 1951, 감독: 머빈 르로이)’ 1부입니다. 2부는 다음 주(10일)에 방영할 예정입니다.
1905년 노벨문학상을 받는 동명의 소설을 기반으로 한 작품이지요. 스스로를 문화의 수호자이자 예술가로 자처하는 광기 어린 폭군 네로와 그를 에워싼 간신들이 불안한 정세에 대한 타개책으로 기독교인들을 희생양으로 점찍고 대대적인 박해를 벌였던 로마 시대의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합니다. 기독교인 리지아(데보라 카)와 전형적인 로마인이었던 장군 비니키우스(로버트 테일러)의 사랑, 신앙을 위해 저항하지 않고 죽음의 길로 뛰어든 기독교인들의 처참한 죽음, 그리고 네로의 측근이었으나 로마를 누구보다도 사랑했기에 황제에게 맞설 수밖에 없었던 페트로니우스의 이야기를 거쳐, 결국 그 혼돈 속에서 사랑과 믿음이 살아남는다는 메시지를 남깁니다.
데보라 카의 화려한 듯 하면서도 우아하고 단아한 정숙미, 정말 요즘 보기 드문 아름다움입니다.

탑건

▲ 토요일(4일) ebs 세계의 명화(밤 11:05)에선 ‘탑 건(Top Gun, 1987, 감독: 토니 스콧)’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최고의 기량을 자랑하는 해군 전투기 조종사들만 모인 탑 건에서 젊은이들의 우정과 사랑이 펼쳐집니다. 혈기 넘치며 자신이 최고인 줄 아는 젊은 해군들이 한데 부대껴 지내면서 서로를 인정하고 유대감을 느끼게 되는 과정을 매우 흥미롭게 그리고 있습니다. 또한 뛰어난 실력을 지녔지만 비행 중에 무모한 행동을 일삼는 주인공이 훈련 과정에서 절친한 파트너를 잃고 자신감을 상실했다가 여러 사람의 도움으로 두려움을 극복하며 성숙해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톰 크루즈를 스타덤에 올려준 영화로 지금과 마찬가지로 매력적이지만 앳된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씨비스킷

▲ 일요일(5일) ebs 일요시네마(낮 2:15)에서 마련한 작품은 ‘씨비스킷(Seabiscuit, 2003, 감독:게리 로스)’입니다.
사고로 아들을 잃고 이혼까지 하게 된 찰스, 자동차가 발달하고 대공황이 닥치면서 설 자리를 잃은 톰, 가난 때문에 가족과 헤어진 후 험한 삶을 살며 세상과 담을 쌓은 레드. 이 영화의 중심축을 이루는 이 세 사람은 모두 경주마 씨비스킷을 만나면서 좌절해 있던 과거의 자신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살게 됩니다. 한편, 씨비스킷도 여러 시련을 겪으며 공격적이고 날카롭게 변했지만, 세 사람을 만나면서 최고의 경주마로 재탄생하게 됩니다. 이들은 서로에게 신뢰를 가지고, 서로를 이해하며, 상대의 잘못을 용서해 주기도 하면서 함께 성장해 나갑니다. 영화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 이런 상호 치유의 과정은 우리에게 큰 감동을 선사하지요. 또한 이런 반전의 스토리의 밑바탕엔 투지와 신념, 긍정적인 자세 등이 깔려 있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는 이렇듯 역경을 이겨내고 성공의 길로 나아가게 하는 내면의 힘에 대해서 주로 다루고 있으며, 희망을 잃지 않고 도전하며 살아가는 삶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일깨워 주기도 합니다.

바보선언

- 같은 날 ebs 한국영화특선(밤 11:00)에서 고른 작품은 ‘바보선언(1983, 감독: 이장호)’입니다.
소매치기, 구걸, 넝마주이 등의 생활을 해온 동철(김명곤)은 어둠과 범죄가 생활입니다. 어느 날 가짜 여대생 혜영(이보희)를 납치하려다 육덕(이희성)을 만납니다. 동철과 육덕은 혜영이 창녀임을 알게 되지요. 배고픔에 그녀의 심부름을 하며 배를 채워 연명합니다만 두 사람은 손님과 싸우다 쫓겨납니다. 혜영도 그들을 따릅니다. 바닷가 휴양지에서 세 사람은 즐겁게 지내고, 동철은 혜영을 사랑하게 됩니다. 그 후 혜영은 서울의 요정에서 일하게 되는데 손님의 술 세례가 심하여 결국 죽고 맙니다.

영화 ‘바보선언’은 ‘바람 불어 좋은 날(1980)’, ‘어둠의 자식들(1981)’과 함께 80년대 초반 이장호 감독의 3대 리얼리즘 영화로 꼽는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제작과 개봉 당시 수많은 화제를 불러일으킨 영화로 기존의 영화 형식과 관습을 전복시킨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많은 평론가들은 조화의 미학이 아니라 ‘충돌의 미학’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지나친 비약과 상징, 은유 때문에 비판받기도 하지만 우리 영화사에서 매우 특이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영화이며 개봉 당시에도 의외의 흥행 성공을 거두었고 국내에서보다는 해외에서 더 호평을 받은 이장호 감독의 대표적인 영화입니다. 그 은유와 비약, 상징의 의미를 발견하는 재미를 느껴보세요.

재미있는 것은 이장호 감독이 이 영화를 만들 때는 어떠한 특별한 생각없이 거의 영화를 포기하는 심정으로 만들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영화 제목 ‘바보선언’도 수많은 제목들 가운데 관계 당국이 정했다고 하는데 이장호 감독은 그 이전의 영화들 때문에 요주의 영화감독이었다고 합니다.

obs주말 시네마도 살펴보겠습니다.

- 토욜 obs시네마(밤 10:10)에서는 ‘엔드 오브 왓치(End Of Watch, 2012, 감독: 데이비드 에이어)’를 방영합니다. LA경찰과 범죄 조직의 대결을 다룬 범죄 스릴러물로 경찰의 근무과정을 셀프 카매라로 촬영한 획기적인 방식의 영화입니다. 제이크 질렐할, 마이클 페나 등이 호흡을 맞춥니다. 청소년 관람불가.

- 일욜 obs시네마(밤 10:10)에서는 ‘베니스의 상인(The Merchant Of Venice, 2004, 감독: 마이클 레드포드)’을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1파운드의 살점을 가져가되 피는 한 방울도 흘려서는 안 된다는 명 판결로 너무나 유명한 세익스피어의 고전을 마이클 래드포드 감독이 영화한 작품입니다. 연기의 달인, 알 파치노, 제레미 아이언스 등이 나옵니다.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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