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야구팀 이기스에 새로운 얼굴이 나타났다. 한스타 연예인 야구 봉사리그(이하 봉사리그) 4라운드에서 한국수출입은행 파이터즈(이하 수출입은행)와 만난 이기스 덕아웃에는 뽀얀 피부에 앳된 외모를 지닌 생소한 인물이 앉아 있었다. 김영찬 단장에게 누구냐고 묻자 새로 들어온 유망주라고 했다.
그의 이름은 백종승. 연기에 미쳐 무대위의 삶을 선택한 연극배우였다. 앳된 외모와 달리 그는 30대 중반을 향하는 세월을 살았다. 20대 같다고 했더니 "좀 동안이라…감사하다"며 장가도 갔다고 묻지않은 질문에 답을 덧붙이며 애매한 웃음을 보였다. 그러면 연기 내공이 짧지는 않을 터. 연극 입문 계기를 물었다.
"고등학교때 연극을 보고 매력에 빠졌다. 배우가 되고 싶어 연극학과가 있는 대학으로 진학했다"며 "입학했을때 고인이 되신 조경환선생님이 교수로 계셨다. 그때부터 연극을 했다"고 말했다. 연기를 좇아 전공을 연극으로 하고 관록있는 배우에게서 지도를 받았으니 정통 연극인이 틀림없는데 이기스와는 무슨 인연이 있는지 궁금했다.
"이기스에 입단한 지는 일주일정도 됐다. 이기스 소속 용덕이형(김용덕) 만석이형(오만석)과 같이 하고 있는 팀이 있는데 그것이 인연이 돼 들어오게 됐다"고 밝힌 뒤 "뮤지컬배우들이 주축이 된 '인터미션'팀"이라며 "거기서 총무를 맡고 있다"고 이번에도 자진응답을 했다. 사회인 야구한지는 5년 정도 됐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이기스 일원이 돼 처음 경기장에 나온 소감과 각오에 대해서 그는 "사회인 야구할때 거기선 늘 인원이 모자라 허덕였는데 여기선 팀원이 많이 나와 보기좋고 수비땐 덕아웃에 남아 응원하는 선수가 있어 좋다. 열렬 팬(이기스서포터즈)도 있는 것이 신기하다"고 말했다.
이어 "연극도 그렇고 야구도 그렇고 모두 혼자 할 수 없는 것이라 교감이 중요하다. 이기는 야구보다 똘똘 뭉쳐 단합해서 즐기는 야구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주포지션은 투수 유격수 3루수 등을 했다며 "전 포지션이 가능한데 내야수로 많이 뛰었다"고 설명했다. 전천후 선수라고 하자 "마땅히 잘 하는게 없어서"라며 멋쩍게 웃었다.
투수 성적은 어땠냐는 물음에 "사회인 야구 중간정도는 했다"며 은근히 자랑한 것이 쑥스러운지 웃음을 터뜨렸다. 이기스 에이스 김용덕과의 비교에 대해서는 "용덕이형 되는 날은 누구도 못 당하고 안되는 날도 못 당한다"고 자신을겸손하게 평가했다. 이기스가 좋은 투수를 영입한 것 같다고 하자 "좋은 투수까지는 모르겠지만"이라고 말을 흐렸다.
던지는 구종에 대해선 "직구와 변화구 2개가 있다. 직구 구속은 그렇게 좋진 않지만 나쁘지도 않다"며 "어떻게 보면 어중간한 투수다. 딱 치기 좋은 구속이다"고 소개한 뒤 "변화구 중 하나는 느린 커브다. 제구가 좋지않아 볼카운트 자신있을 때 던진다. 또 한가지는 슬라이더인데 주무기는 직구다. 완급조절해서 던진다"고 말했다.
경기 출장에 대해선 "아직 유니폼이 안나와 출장하지 못한다. 팀원들께 온라인으로만 인사를 드렸는데 마침 쉬는 날이라 경기도 보고 인사도 직접 드리고 싶어 야구장에 나왔다"며 동료들의 플레이를 유심히 지켜봤다. 이기스에서 가장 하고 싶은 일을 묻자 "팀이 우승할 수 있도록 힘이 되는 것이 첫째"라는 답을 들려줬다.
대학 졸업 후 바로 연극무대에 들어섰으니 삶은 고단했을 터. 더우기 2013년 11월 결혼까지 했으니 힘든 일이 많았을듯 했다. "솔직히 경제적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아내도 배우다. MBC 탤런트 공채 31기인데 지금은 나처럼 연극쪽에서 주로 활동한다"며 "아내는 가끔 영화에도 출연해 도움이 된다"고 털어놨다.
8년차 연극배우로 내놓을 만한 작품을 묻자 그는 곰곰히 생각하다 "작년에 국립극단 '무극의 삶'이 있었고 '소설가 구보씨의 1일' 등이 히트작이라고 할 수있다. 수상도 한 작품이다"고 소개했다. 연극계에선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냐는 질문엔 쑥스러운 듯 "그 쪽에선 알아봐 주는 단계"라며 짧게 답했다. 방송쪽 출연 섭외는 없었냐고 물었다.
"몇번 기회가 있었는데 스케줄 안맞고 이미지가 달라 기회가 닿지 않았다. 방송쪽을 배제하지 않고 열어두고 있다. 좋은 기회오면 언제든 출연할 생각이다"고 밝히고 "요즘엔 이달 14일 개막하는 꽤 역사가 있는 '서울연극제' 출품작 '나는 바람'이란 작품을 연습하고 있다"며 잠도 못잘 정도로 바쁘다고 근황을 알렸다.
연극제 나가면 이기스 경기 출장이 어렵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서울연극제는 3일 공연으로 끝나서 괜찮다. 그리고 나는 한 달이상 길게 가는 공연은 잘 안한다. 경기에 못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다"며 야구에 대한 의욕을 드러냈다.
8년 전 연극에 빠진 아들이 배 곯을까 걱정했던 부모님의 응원과 격려를 받는 요즘 그는 행복하다. 하고 싶었던 연극에서 인정도 받고 어릴때 부터 좋아했던 야구도 하며 예쁜 아내와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기스의 우승에 힘을 보태고 싶다는 또 하나의소망이 생긴 연극배우 야구인 백종승. 그의 소박한 바람이 이루어질지 올 연예인 야구 리그를 관심있게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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