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1] 20대 여배우 기근 현상에 시달리던 충무로에 두 명의 당찬 여배우가 나타났다.
연기를 위해서라면 노출도 불사하는 열정적 신인이다. 임지연과 이유영은 각각 '인간중독'과 '봄'을 통해 파격적인 노출 연기를 선보였고, '간신'에서 더욱 과감한 연기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간신'(감독 민규동)은 채홍사 임숭재에 의해 왕에게 바쳐진 1만 미녀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들은 왕에게 간택 받기 위해 혹독한 수련 과정을 거치게 된다. 명기가 되기 위한 피나는 노력은 눈 뜨고 보기 힘들 만큼 처절하다. 그 가운데 임지연과 이유영이 있다.
임지연은 베일에 쌓인 여인 단희를 연기했다. 백정의 딸이지만 완벽한 미모로 임숭재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은 그는 자청해 운평이 된다. 희대의 간신 임숭재는 천한 신분을 이유로 들며 단희를 채홍하지 않는다. 하지만 여기엔 이유를 알 수 없는 연민이 깔려있다.결국 단희는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선택, 입궐에 성공한다. 누더기옷을 입고 칼춤을 추던 과거의 모습을 벗어던진 채 아름다운 여성으로 변모해간다. 타고난 미색과 비밀을 품은 눈빛이 다른 여인들 사이에서 유독 빛난다.
이유영은 장녹수의 부름을 받고 궁에 입궐하는 설중매를 연기했다. 엄청난 음기를 내뿜는 설중매는 온갖 사내들의 품에 안겨 본 덕에 뻔뻔하리만치 요염하고 색기가 흘러 넘친다.그렇게 왕의 마음을 사로잡는가 했더니, 느닷없이 나타난 단희로 인해 운명이 바뀐다. 경쟁자인 단희를 물리치기 위해 설중매는 더욱 독기를 품고 수련에 매진한다. 허벅지로 수박을 깨는 장면은 명기가 되기 위한 그의 의지를 확실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운평들은 체력 단련부터 가무, 잠자리 기술까지 다양한 능력을 키우며 왕을 모실 준비를 한다. 간택을 받으면 흥청이 되고, 왕의 눈에 들지 못하면 능지처참을 당하거나 관노, 비구니가 된다. 살아남기 위해 목숨 걸고 수련에 임하는 이들의 모습이 참으로 안타깝다.
임지연과 이유영은 최종 경쟁에서 서로를 탐하라는 명을 받는다. 여기서 보여지는 두 사람의 모습은 '쌍화점'의 주진모와 조인성을 능가한다. 장면 자체가 훨씬 더 수위가 높다. 그러나 야하다는 생각보다는 처참하고 슬프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관객의 입장에서 이들의 사연에 빠져든 뒤에 벌어지는 일이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면, 역사 속에 묻혀간 1만 여인들의 아픔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잔인하고 광기 어린 왕 앞에 머리를 조아려야 했던 그들의 살 수도, 죽을 수도 없는 운명이 비참하다. 권력에 희생 당하는 약자이면서 남성들의 노리개 쯤으로 여겨졌던 여성들의 모습에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
임지연과 이유영은 '노출'이라는 단어로 화제몰이를 하기엔 아까운 연기를 보여줬다. 신인 답지 않은 입체적이고 강렬한 연기가 인상 깊다. 얼마나 벗었냐가 아니라 왜 벗었냐에 중점을 두고 봐야 한다. 젊은 여배우들의 용기 있는 선택이 우리의 아픈 역사를 직시하게 만들어준 셈이다. 개봉은 오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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