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영화] '와호장룡' '가족의 탄생' 안 보면 후회

서기찬 / 기사승인 : 2017-12-14 14: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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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호장룡' 16일 밤 세계의 명화, '가족의 탄생'은 17일 밤 한국영화특선

[미리보는 ebs 주말 TV 영화]


- 12월15일 금요일 밤 12시25분 금요극장에서 엄선한 작품은 ‘에덴의 동쪽(East of Eden, 1955, 감독: 엘리아 카잔)’입니다. 제임스 딘, 줄리 해리스, 레이몬드 메시, 조 반 플릿 등 출연.
‘에덴의 동쪽’에서 ‘동쪽’은 아담과 이브가 선악과를 따먹고 신의 분노를 사 에덴동산에서 추방되었다는 동쪽 땅을 가리키는 말로 구약성서의 창세기에서 유래되었습니다. 그 이후 인간이 사는 곳은 모두 ‘에덴의 동쪽’이며, 아담에게는 카인과 아벨 두 아들이 있었는데, 신이 아벨만을 편애한다고 느낀 카인이 질투심에 못 이겨 동생 아벨을 죽였다고 하여 인간은 모두 카인의 후예로 불립니다.
이 작품은 구약에서 아담의 총애를 받은 아벨을 시기한 카인의 살인을 테마로 1차 대전 중의 미국 캘리포니아로 무대로 옮겨 스토리를 전개시키고 있습니다. 주제는 ‘사랑받고 싶은 인간의 영원불멸의 욕망’?
제임스 딘의 첫 번째 메이저 영화 주연 작품으로 그의 천재성과 줄리 해리스의 아름다움, 매음굴의 포주 생활을 하는 어머니 역의 조 반 플릿 등의 뛰어난 연기가 잘 어우러졌습니다. 제임스 딘의 격렬한 반항이나 질투에 불타는 모습을 시네마스코프 화면을 경사시켜서 격정적인 화면으로 빈틈없이 표현해냈으며 현악기의 멜로디와 목관악기의 달콤하고 부드러운 음색의 앙상블을 이루어낸 테마 음악 역시 뛰어납니다.



- 12월16일 토요일 밤 10시55분 세계의 명화에서는 ‘와호장룡(臥虎藏龍, Crouching Tiger, Hidden Dragon, 2000, 감독: 이안)’이 방송됩니다. 주윤발, 양자경, 장쯔이, 장첸 등이 나옵니다.
홍콩의 무술영화는 아시아인들을 열광케 했지만 결코 오락영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태생적인 한계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뒤, 오락영화로만 치부되던 무술영화에도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홍콩 영화인들의 오랜 노하우에 중국과 할리우드의 자본이 더해진 ‘와호장룡’의 등장은 기존 무술영화에 대한 편견을 깨버리기에 충분했습니다. 이 영화는 아카데미에서 무려 4개 부분을 수상하며 무술영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습니다. 이후 수많은 아류작들이 만들어졌지만 아직까지 '와호장룡'의 환상적인 액션과 주제의식을 넘어설 만한 작품은 나오지 못했습니다.
원작은 1920년대에 나온 왕두루의 무협소설. ‘와호장룡(臥虎藏龍)’은 ‘누운 호랑이와 숨은 용’이라는 뜻으로(미국 개봉당시 영어 제목은 Crouching Tiger Hidden Dragon), ‘영웅과 전설은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있다’라는 뜻도 있지만 용은 소룡, 호랑이는 소룡의 연인 소호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제가 본 무술영화 중 최고 걸작입니다.



- 12월17일 일요일 오후 1시55분 일요시네마에선 '레전드 오브 조로(The Legend of Zoro, 2005, 감독: 마틴 캠벨)‘을 편성했습니다. 안토니오 반데라스, 캐서린 제타존스, 지오바나 자카리아스 등 출연.
‘레전드 오브 조로’는 흥행에 성공한 ‘마스크 오브 조로’의 속편입니다. ‘마스크 오브 조로’는 기존의 미국 서부 액션영화들과는 다르게 주인공의 화려한 검술로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그래서 속편인 ‘레전드 오브 조로’에서도 관객들이 기대하는 대로 화려한 검술 액션이 등장합니다. 다만 전편과 차이점이 있다면 조로가 음모에 휘말리게 된 상황을 헤쳐 나가는 한편 부인과의 갈등을 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와 바쁜 일 때문에 아들과 가족에게 소홀해지는 가장의 딜레마가 전개되어 전편에 비해 가족 드라마의 요소가 더 강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킬링타임용.



- 12월17일 일요일 밤 10시55분 한국영화특선에서 마련한 영화는 ‘가족의 탄생(2006, 감독: 김태용)’입니다. 문소리, 고두심, 엄태웅, 공효진, 정유미, 봉태규 등 열연.
다양한 인간관계에서 우연히 가족으로 맺어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김태용 감독의 드라마입니다.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 ‘만추’의 김태용 감독의 두 번째 연출작. 전혀 연관이 없어 보이는 세 가지 사랑 에피소드가 후반부에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독특한 구조를 취합니다.
제44회 대종상 영화제에서 시나리오상과 최우수작품상을, 제47회 데살로니키 국제영화제에서 골든 알렉산더상을 비롯해 2개 부문을 받았습니다. 제26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에서 최우수작품상을, 제27회 청룡영화상에서 감독상과 정유미가 여우조연상을 수상했습니다.
놓치면 후회할 지도 모르는, 재밌고 잘 만든 우리 영화입니다.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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