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덩이 속에 집이?...중국의 신기한 촌락

서기찬 / 기사승인 : 2018-01-24 10:2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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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0년 역사 산시성 시센양바이서촌 '구덩이 마을'...겨울엔 따뜻, 여름엔 시원
중국 산시성에 위치한 한 촌락이 구덩이를 판 뒤 집을 짓는 신기한 전통 문화를 지녀 많은 여행객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봉황망코리아)

[한스타=서기찬 기자] 중국 산시(陕西)성에 위치한 한 촌락이 구덩이를 판 뒤 집을 짓는 신기한 전통 문화를 지녀 많은 여행객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16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중국 산시성 시센양바이서(西咸阳柏社)촌은 중국에서 가장 독특한 촌락이라고 할 수 있다. 촌에 들어서면 일만 개 이상의 구덩이를 볼 수 있는데 촌민들이 그 안에 집을 짓고 생활한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예로부터 이곳을 ‘디컹위안(地坑院∙구덩이 마을)’이라 불렀다. 마치 ‘지하의 사합원(四合院)‘과 같은 건축물이 구덩이 속에 숨겨져 있다.


22일 봉황망코리아 차이나포커스는 중국 봉황망(凤凰网) 보도를 인용, 눈이 소복이 쌓인 시셴양바이서 마을의 신비로운 풍취를 사진에 담았다. 겨울이 되고 하얀 눈이 마을 전체를 가득 뒤덮자 마을 본연의 신비로움이 더욱 빛을 발한다.


오래 전부터 상업과 무역이 발달한 이 도시는 고유의 독특한 주택 양식을 현재까지도 고스란히 보존해 오고 있다. 디컹위안은 총 134곳에 있으며 이중 실제로 사람이 거주하는 곳은 25곳, 이미 폐기된 구덩이는 52곳이다. 내부에는 정부에서 보호하고 있는 역사와 전통 문화가 그대로 보존돼 있다.


어떤 이들은 마을의 구덩이를 보고 "산에 올라도 산이 보이지 않고, 촌에 들어가도 촌이 보이지 않네. 평지에는 밥 짓는 연기가 피어 오르고 닭과 개가 우는 소리가 들려오네”라며 감탄했다. 또 어떤 이는 이곳을 ‘지평선 아래에 숨겨진 마을’이라고도 불렀다. 현지의 자연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판 이 구덩이들은 선조들의 피와 땀이자 지혜의 결정체라고 볼 수 있다.


바이서가 유명한 이유는 천 년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주변 지역의 교통 중심지였기 때문이다. 산베이(陕北)∙간쑤(甘肃)∙닝샤(宁夏)를 관통하는 바이서는 고대 때부터 수많은 상인들이 활발히 오가는 촌락이었다. 뿐만 아니라 군사적 요충지이기도 해서 많은 고사(古事)들이 전해진다.


민국(民国)시대인 1912~1949년 바이서는 옌안(延安)의 요충지로 이름을 더욱 알리게 됐다. 옌안은 1935년 마오쩌둥(毛泽东)이 지휘한 홍군이 2만5000리의 대장정을 마치고 자리잡아 항일 운동과 중국 공산화의 근거지로 삼은 곳이다. 바이서는 당시 홍군과 팔로군이 비밀리에 오고 가던 교통 중심지였다.


중국 산시성에 위치한 한 촌락이 구덩이를 판 뒤 집을 짓는 신기한 전통 문화를 지녀 많은 여행객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봉황망코리아)

그렇다면 이곳 사람들은 왜 땅 속에 집을 짓게 된 걸까? 그것은 구덩이를 파는 것이 비교적 간단하고 비용도 적게 들며 전쟁이 발생해도 피해도 크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해 웨이베이(渭北)고원의 토착민이 추구하는 가장 이상적인 주거방식이기도 했다.


사람들은 구덩이를 팔 때 두터운 토층과 낮은 수위 등 지리적 이점을 이용, 입자가 작고 고른 황토 위에 10~12m 길이의 거대한 사각형 구덩이를 6~7m 가량 깊이 판다. 그 다음 사면에 구멍을 파서 사합원을 형성한다. 집을 지을 때 문과 창문을 제외하면 다른 건축 자재는 거의 쓰이지 않는다.


구덩이 위에는 기다란 나무와 잡초가 빽빽하게 심어져 있다. 비가 내려도 고른 땅속에 모두 흡수되기 때문에 침수될 가능성은 적은 편이다.


일부 구덩이는 여행객들이 잠시 머무르다가 떠날 수 있도록 개방돼 있다. 수많은 국내외 여행객들이 이 신비로운 건축물을 직접 체험하기 위해 찾아온다.


눈이 내린 뒤 맑은 하늘이 모습을 드러내자 마치 묵으로 표현한 것과 같은 그림 같은 풍경이 연출된다.


사진 속 얼핏 보면 하얀 건물에 작게 창문을 만들어 놓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보면 구덩이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거대한 문이다. 주변에는 사람들의 발자국이 눈 위에 선명이 찍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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