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ebs 주말 TV 영화]
- 2월9일 금요일 밤 12시25분 금요극장에서 감상할 작품은 서부극 ‘언포기븐(The Unfogiven, 1960, 감독: 존 휴스턴)’입니다. 버트 랭카스터, 오드리 헵번, 오디 머피, 릴리안 거쉬 등 출연.
딸을 잃고 상심한 아내를 위해 한 백인 남자가 인디언 부족의 한 갓난아기를 훔친 이 죄는, 훗날 인디언이 아닌 백인의 딸로 성장한 레이첼(오드리 헵번)에게로 그대로 전해집니다. 레이첼은 자신을 찾으러 온 인디언 친오빠와 자신을 여자로서 사랑하는 백인 의붓오빠 벤 사이에 갈등하는데...
‘티파니에서 아침을’, ‘마이 페어 레이디’, ‘로마의 휴일’ 등 우아한 여인 역으로 잘 알려진 오드리 헵번은 이 영화에서 대역 없이 말도 타고 총도 쏘며 강인한 인디언 처녀 역으로 변신했습니다. 다른 작품들에서는 볼 수 없었던 오드리 헵번의 색다른 모습을 즐길 수 있습니다. 또한 순수 미술에 조예가 깊은 존 휴스턴 감독만의 미적인 감각으로 연출하는 한 폭의 그림 같은 서부극도 인상적입니다.
- 2월10일 토요일 밤 10시55분 세계의 명화에서는 ‘세 얼간이(3idiots, 2009, 감독: 라지쿠마르 히라니)’가 방송됩니다. 아미르 칸, 마드 하반, 셔먼 조쉬 등 호흡.
2009년 인도 영화, ‘세 얼간이’는 그 해 인도를 비롯한 발리우드 영화권 내에서 최고의 흥행을 거둔 작품입니다. 세 시간 가까이 되는 짧지 않은 러닝 타임 내내 끊임없이 관객들을 웃고 울게 만드는 오락 영화의 걸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여러 개의 플롯이 존재하는 이런 스토리텔링 방식은 자칫 개연성을 잃고 산만해지기 쉬운데 ‘세 얼간이’는 그런 면에서 란초라는 구심점을 중심으로 모든 플롯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데 성공했습니다.
괜한 걱정으로 자신을 괴롭히지 않고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일을 하다보면 자신과 가족이 행복해지고 부와 명성은 따라오게 마련이라는 란초의 주장은 식상한 면이 있지만 감독은 그것을 웃음과 감동으로 풀어 가는데 성공했습니다.
- 2월11일 일요일 오후 1시55분 일요시네마에선 ‘길버트 그레이프(What's Eating Gilbert Grape, 1993, 감독: 라세 할스트롬)’가 편성됐습니다. 조니 뎁, 줄리엣 루이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등이 나옵니다.
원제목인 ‘What's Eating Gilbert Grape’ 는 작품의 전체를 관통하는 질문입니다.
작품은 움직이지 못하는 어머니와 지체장애인 동생에 대한 책임감, 저임금 직업과 자살한 아버지의 기억에 얽매여 아무데도 가지 못하고 주저앉아 버린 청년 길버트의 시각에서 진행됩니다. 길버트(조니 뎁)는 힘겨운 주변상황에 짓눌려 모든 걸 포기하고 ‘우리는 아무데도 가지 않는다’는 말을 주문처럼 외웁니다. 그가 지켜야 할 것은 가족과 아버지가 남긴 집뿐. 그러나 베키라는 자유분방한 여성이 찾아오면서, 체념하며 살아 왔던 길버트는 앞날과 자유를 꿈꾸고 진심으로 어머니를 받아들이게 됩니다. ‘길버트 그레이프’는 자조적이고 무기력했던 한 청년이 밉지만 미워할 수 없는 가족과 힘들지만 포기할 수 없는 삶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결국에는 변화하는 과정을 담담하고 따뜻하게 그려냅니다.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아니 역)와 조니 뎁(길버트 역), 다렌 케이츠(엄마 보니 역) 등, 주조연 배우들의 연기가 빛을 발하고 가슴을 울립니다.
- 2월11일 일요일 밤 10시55분 한국영화특선에서 마련한 우리 영화는 ‘바람의 파이터(2004, 감독: 양윤호)’입니다. 양동근, 정태우, 정두홍 등 출연. 원작은 방학기의 동명만화.
인간이 맹수와 대결해 이길 수 있을까요? 권투, 레슬링, 유도, 검도, 가라데, 쿵푸 등 세계의 모든 격투기를 제압한 고수가 있을까요? 이 질문의 해답이 된 단 한 사람의 남자는 한국인입니다. 인류 역사상 전무후무한 파이터 최배달. 전 세계 언론과 파이터들이 신처럼 추앙했던 그이지만 아직 우리는 그를 잘 알지 못 합니다. 일본인들에게 받은 차별과 멸시에 대한 한풀이를 넘어서서 맨손, 맨발로 세계를 무릎 꿇린 파이터, 최배달의 삶과 땀, 그리고 눈물의 이야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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