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ebs 주말 TV 영화]
- 4월6일 금요일 밤 1시15분 금요극장에서 감상할 작품은 ‘델리카트슨 사람들(Delicatessen, 1991, 감독: 장 피에르 주네, 마르크 카로)’입니다. 도미니크 피농, 마리-로르 두그낙, 장-클로드 드레퓌스 등 출연.
‘델리카트슨(Delicatessen)’의 사전적 의미는 ‘요리된 육류, 치즈, 통조림 등을 파는 가게’입니다. 영화에 등장하는 인육 판매점도 식량난이 심각해지기 전에는 그런 흔한 가게 중 하나였을 것입니다. 인간을 제외한 모든 동물이 멸종되고 기근이 극단으로 치닫고 인육을 먹고 곡물이 화폐로 사용되는 이 사회의 배경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다만 이를 핵전쟁이 휩쓸고 간 세계로 보는 이도 있고 2차 세계대전 이후 프랑스 시골로 보는 이도 있습니다. 초현실적인 상황 설정으로 이 작품은 SF 영화로 분류되곤 하지만 쥘리와 루이종의 러브스토리나 작품 곳곳에 배치된 엽기적이고 우스꽝스러운 장면 등 로맨스나 코미디적 요소도 곁들여져 있습니다.
많은 평론가들은 이 영화를 자본주의 문명에 대한 비판으로 해석합니다. 세입자들은 식량인 인육을 사가는 고객이지만 동시에 생산을 위한 착취의 대상이고, 정육점 주인은 상대의 배를 채워주는 것 같지만 실상은 자신의 탐욕을 채우는 자본가입니다. 하지만 비도덕적 행태를 서슴지 않는 악덕 주인은 가차 없이 응징을 당하고 세상은 평화로워진다는 권선징악의 교훈적 결말은 영화를 한 편의 동화로 탈바꿈시킵니다. 완전 절대강추^^
- 4월7일 토요일 밤 10시55분 세계의 명화에서는 ‘무기여 잘 있거라(A Farewell to Arms, 1957, 감독: 찰스 비더)’ 가 방송됩니다. 록 허드슨, 제니퍼 존스, 비토리오 데시카 등이 나옵니다.
헤밍웨이는 전쟁의 끔찍함과 황폐함을 늘 강조했습니다. 원작소설 ‘무기여 잘 있거라’는 가장 솔직한 반전 작품 중 하나. 하지만 헤밍웨이는 전쟁 자체를 비난했다기보다는, 파괴를 향해 나아가는 세상을 비판했습니다.
록 허드슨은 이 영화에 출연하기 위해 ‘벤허’(1959)의 출연 제의를 거절했습니다. 후에 그는 그것이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큰 실수였다고 고백했다고 합니다.
- 4월8일 일요일 낮 12시10분 일요시네마에선 ‘골드(Gold, 2016, 감독: 스티브 개건)’를 편성했습니다. 매튜 맥커너히, 에드가 라미네즈,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 등 출연.
이 영화는 데이비드 웰시라는 실존 인물의 실화를 바탕으로 각색한 영화로 ‘브렉스 스캔들’이라는 실제사건이 이 영화의 주된 사건으로 등장합니다. 브렉스 스캔들은 데이비드 웰시의 회사인 브렉스가 연루된 금광 사기 사건으로 이로 인해 미국과 캐나다의 투자사들이 수십조 원대의 손실을 보았습니다.
주인공 케니 웰스 역을 맡은 배우 매튜 맥커너히는 캐릭터에 몰입하기 위해 실제 체중을 20kg 가까이 급격히 늘렸다고 합니다. 또한 틀니 착용과 더불어 대머리 분장을 위해 삭발을 감행했습니다. 외향적인 변화는 물론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이후 물이 오른 그의 연기력 또한 중요한 감상 포인트.
- 4월8일 일요일 밤 10시55분 한국영화특선에서 마련한 우리 영화는 ‘바보들의 행진(1975, 감독: 하길종)’입니다. 윤문섭, 하재영, 이영옥, 김영숙 등 호흡.
영화 ‘바보들의 행진’은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는 한국 청춘영화의 대표작. 당시 암울하던 시절 대학생들의 자화상과도 같은 영화로서 하길종 감독의 영화 가운데 흥행적으로도 성공한 작품입니다. 많은 평론가들이 대중적인 상업영화 속에 감독의 비판의식이 결합된 하길종 감독의 대표작으로 ‘바보들의 행진’을 꼽는데, 재미있는 것은 하길종 감독 자신은 이 영화를 자신의 영화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바보들의 행진’은 영화 곳곳에서 대학생들의 저항의식을 엿볼 수 있는데 때문에 많은 장면이 삭제되어 개봉되었습니다. 그러나 하길종 감독의 사망 이듬해 하길종 감독 1주기 기념식에서 검열에서 삭제된 부분을 다시 복원하였습니다(물론 필름 자체가 아예 없어진 경우는 복원을 하지 못했지만). 실제로 영화를 보면 편집이 튀거나 자료화면 등이 들어간 느낌을 받는데 아쉬운 대목입니다.
영화의 주제가 송창식의 ‘고래사냥’, ‘왜 불러’ 등은 이후 한동안 금지곡이 되었지만 지금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대중가요입니다. 영화에서는 그 당시로서는 매우 진보적인 느낌을 받을 만큼 영화음악과 화면이 조화를 이루는데 결국 ‘바보들의 행진’은 연출과 촬영(정일성 촬영감독), 그리고 음악(강근식-당시 유명한 작곡과 편곡, 세션맨) 여기에 비교적 신인이거나 영화 출연이 처음이었던 윤문섭, 이영옥, 하재영의 연기 모두가 잘 어우러진 우리 청춘영화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병태를 태운 입영열차가 막 출발하려는 순간 어디선가 영자가 나타나 열차의 창문에 매달린 채 병태에게 입맞춤을 하는 장면은 우리나라 영화 명장면의 백미입니다. 완전 절대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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