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숙려캠프'? '이혼조장캠프'? 반복 출연, 자극적 내용에 시청자는 피곤하다

박영숙 / 기사승인 : 2024-12-30 09: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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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숙려캠프'/JTBC

'이제 혼자다' '이혼숙려캠프' 포스터/TV조선, JTBC

 

[한스타= 박영숙 기자] '이혼숙려캠프'인가? '이혼조장캠프'인가?

 

연애 예능으론 부족했던 걸까. 맵고 자극적인 이혼 예능이 대세 콘텐츠로 자리 잡으면서 안방을 점령했다.

 

지난 19일 JTBC '이혼숙려캠프'에는 결혼 6년 차 '바람 부부'가 출연했다. 미국인 아내는 한국에 온 지 10년이 됐으며, 아이는 한 명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아내는 한국인 남편의 외도로 인해 심각한 우울증을 앓고 있다고 밝혔다. 결혼 7개월 만에 남편이 바람을 피웠고, 이로 인해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는 것. 실제로 남편은 오픈 채팅에서 만난 여성, 회사 동료, 고등학생 때 짝사랑하던 누나까지 총 세 번의 외도를 저질렀다.

 

남편의 발언이 더 큰 화를 불러일으켰다. 남편은 오픈 채팅에서 만난 여성에 대해 "바람을 피운 건 맞는데 성관계는 안 했다"며 "거의 할 뻔했는데 안 했다. 나는 결론을 중시한다"고 뻔뻔한 태도를 드러냈다.

 

시청자들은 '바람 부부' 남편에게 "욕먹을 거 알면서도 나오는 게 대단하다" "아이들 보기 창피하지 않나?" "정상이 아니다" 등 비난을 쏟아냈다. 술은 마셨지만 음주 운전은 아니라는 식의 황당한 논리에 시청자들의 분노가 극에 달했다.

 

7번째 아이를 임신 중이라는 '본능 부부'도 '이혼숙려캠프'에 출연해 논란이 됐다. 아내의 나이는 31살, 남편의 나이는 41살로, 결혼 12년 차인 부부는 6남매를 둔 다둥이 가족이었다.

 

문제는 두 사람 모두 무직이라는 것. 여덟 식구의 생활비는 정부 지원금 300만 원이 전부지만, 부부는 아이들을 위해 돈을 쓰지 않아 충격을 안겼다. 160kg 거구의 남편은 아내에게 끊임없이 스킨십을 요구했으며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과한 성욕을 드러냈다.

 

28살 성인 남성과 18살 미성년자가 교제해 임신했다는 사실에 시청자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결혼 생활 동안 임신과 출산만 반복한 아내가 안타깝지만, 키울 능력도 없으면서 피임조차 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시청자들은 탄식을 늘어놨다.

 

그러나 이 부부가 지난 2022년 MBN '고딩엄빠2', 2023년 SBS Plus '당신의 결혼은 안녕하십니까'에도 출연했던 것으로 나타나 진정성 논란에 휩싸였다. 부부 관계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닌, 출연료를 받기 위해 나온 것이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 것. 부부의 거듭된 방송 출연에 시청자들의 분노만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 혼자다' '한 번쯤 이혼할 결심' 솔로라서' 등 이혼 예능은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부부가 고민을 제3자에게 털어놓고, 관계를 개선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이혼을 고민하는 부부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아내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본래의 취지와 달리 이혼이 자극적으로만 그려진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화목한 모습보다는 부부의 다툼에 더 초점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이혼을 고민하고 결심하는 과정이 적나라하고 자극적으로 그려지는데, 이 과정에서 시청자들은 극도의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이런 프로그램에 부부의 갈등 해결에 도움이 될지 의문이 든다.

 

이혼 예능은 부부의 이혼 과정을 보여줄 뿐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시청자들 역시 "저출산 시대에 저런 방송은 폐지해야 한다" "방송도 거를 건 걸러야지" "아이 키우는 방송이나 만들어라" 등 그만 보고 싶다는 반응이 줄 잇고 있다. 이혼 예능이 과연 누구를 위한 프로그램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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