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 상고심에 대한 심리불속행 기각 여부가 8일 결정된다./마이데일리
[한스타= 김지혜 기자] 1,380,800,000,000원 재살분활이 이뤄질까?
1조 3808억원 재산 분할 액수로 '세기의 이혼'이라 불리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이 대법원 심리로 이어질지, 혹은 불속행 기각될지 오늘(8일) 결정된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최 회장과 노 관장 이혼 소송 상고심 정식 심리 여부를 8일까지 결정해야 한다.
심리 불속행 (기각)은 대법원이 사건 접수 이후 4개월 이내 추가 심리 없이 상고를 기각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대법원은 7월 8일 상고 기록이 접수된 후 4개월 내 심리불속행 기각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대법원이 심리 불속행으로 사건을 기각하면 최 회장이 재산 분할액으로 현금 1조3808억원을 지급하라는 2심 판결은 그대로 확정된다. 이 경우 최 회장은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금 1조3808억원을 지급하기 위해 보유한 SK㈜ 지분 90% 이상을 매각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때 주식 매각에 따른 양도소득세와 일괄 매각에 따른 가격 할인 등을 고려할 때 최 회장이 실제로 마련해야 할 현금은 1조9000억원에 달한다.
대법원이 정식 심리에 들어가면 노태우 비자금 유입 여부 등 특유재산에 대한 구체적인 심리를 이어가게 된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이 SK에 유입됐다는 2심 재판부의 전제를 사법부가 최종적으로 인정한 셈이 되는 점에서도 파장이 작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에서는 1조원 넘는 재산 분할금을 지급하라고 판단할 경우 SK그룹 경영권이 흔들릴 수 있는 사안인 사회적 파급력이 큰 소송인 만큼 대법원의 판결을 주목하고 있다.
이번 소송을 배당받은 대법원 2부는 10월 항소심 재판부가 선고 이후 판결문을 경정(수정)한 것과 관련해 불속행 기각하지 않고 구체적인 심리를 이어가고 있다.
항소심 재판부는 앞서 5월 30일 재산분할 1조3808억원 지급을 판결했지만 6월 17일 판결문 일부를 수정했다. 최종현 선대회장 별세 직전인 1998년 5월 대한텔레콤의 주식 가치 산정을 주당 100원에서 1000원으로 변경한 것을 두고 최 회장 측은 '치명적 오류'라고 불복하며 재항고장을 냈다.
최 회장 측은 대법원에 500쪽 분량의 상고이유서를 제출했다. 최 회장 측은 자신 명의 재산 3조9883억원을 분할 대상으로 보고 총 1조3808억원을 분할하라는 5월 항소심의 판결이 부당하다며 민법 830조와 831조를 제시했다. 최 회장의 SK 지분은 선대회장에게 물려받은 특유재산으로 분할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 골자다.
이에 대해 노 관장 측은 대법원 판례상 혼인 중 취득한 재산은 부부의 공동재산이라는 전제에서 기여의 실질에 따라 재산을 분할해왔다는 주장이다. 통상 혼인 중에 벌어들인 재산을 대부분 남편 명의로 하는데 이혼 소송 과정에서 부인이 입증하기 곤란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1990년 재산분할제도가 도입돼 대법원 판례에 확립됐다는 입장을 펴고 있다.
사회적 파급력이 큰 사안인 만큼 대법원이 정식 심리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이 경우 내년 상반기까지 치열한 공방이 전개될 전망이다.
[저작권자ⓒ 한스타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