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홍 “친형 1심 ‘개인자금 횡령 무죄’ 너무도 부당…엄벌 원해”

이영희 / 기사승인 : 2024-07-11 10:4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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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박수홍. / 마이데일리

 

[한스타= 이영희 기자] 방송인 박수홍(54)이 친형 부부의 횡령 혐의 항소심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1심 재판부가 ‘개인 자금 횡령 혐의’를 무죄로 본 데 대해 “너무도 부당하다”고 호소했다.

 

지난 10일 오후 서울고등법원 형사7부(부장판사 이재권)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 모 씨와 부인 이 모 씨의 항소심 첫 공판을 진행했다.

 

박수홍이 이날 증인으로 나선다고 소식이 전해지면서 재판 1시간 전부터 현장에는 방송사, 언론사 등 다수의 취재진이 몰렸다. 서울고등법원 출입문은 크게 1층과 2층으로 구분돼 있다. 법정 출입구까지 더해 총 3곳에서 박수홍의 모습을 놓치지 않기 위해 취재진이 나뉘어 현장을 지켰다.

 

그럼에도 박수홍의 모습을 담을 순 없었다. 현장 관계자에 따르면 박수홍은 '증인 지원 제도'를 요청했다. 이는 형사사건 증인으로 법원 등에 출석하여 증언하는 증인들이 안전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증언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제도이다. 그렇게 박수홍은 비공식 루트를 통해 오후 3시 10분께 남색 재킷에 흰색 바지의 정장 차림으로 법정에 들어섰다.

 

1심에서 두 차례 증인 심문에 나섰으나 혐의와 관련해 제대로 입장을 밝히지 못한 것으로 판단한 박수홍은 다시 출석 의사를 밝히면서 피고인석과 증인석 사이 차폐시설 설치를 신청했다. 친형과 대면을 철저하게 거부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를 허가하지 않았고, 그대로 증인 심문을 진행했다.

 

재판은 1시간 내로 진행될 것으로 보였다. 재판부가 다음 예정된 재판 스케줄을 이유로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양측의 치열한 공방이 거듭되면서 해당 재판은 3시간 넘게 진행됐다.

 

이날 박수홍 측은 15년 동안 가족의 자금 흐름을 담은 세무대리인의 보고서를 추가 자료로 제출했다. "2014~2017년 형 부부는 약 43억 원의 부동산을 취득했는데, 그들이 받은 급여와 배당금 등을 단 1원도 쓰지 않았다는 전제로 계산해도 20억 원이 모자른다"고 했다.

 

또 "내 개인 계좌에서 현금으로 인출한 돈을 더하지 않으면 절대 취득할 수 없는 부동산을 친형 부부의 명의로 취득했다"고 덧붙였다.

 

사생활 언급으로 본질과 다른 언론 보도가 쏟아졌다는 점도 재출석 이유로 들었다. "1심 때 광범위한 자료를 보여드렸더니 친형 측 변호인이 사생활이나 과거를 언급해 언론에 많이 보도됐다. 재판의 본질인 횡령은 경제 사건인데 본질이 왜곡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수홍은 가족간의 동업 이유를 덧붙이면서도 예상보다 낮은 형량에 대해선 아쉬움을 표현했다. 그는 "너무나 억울했던 점은 30년간 법인의 매출 100%를 내가 일으켰다. 다른 소속사로 가도 되지만, 가족이고 정말 사랑하고 신뢰했기 때문에 동업을 했다"고 증언했다.

 

이어 "그런데 '가족회사'라는 이유로 피고인들에게 재량권을 부여해서 내 자산을 마음대로 유용한 것을 1심에서 무죄로 판결한 걸 보고 원통함을 느꼈다"고 호소했다.

 

부모 그리고 아내 언급에 불쾌한 감정 또한 숨기지 않았다. '스타일리스트의 돈이 박수홍 아내에게 흘러간 것 아니냐'는 박 모 씨 측 변호인의 질문에 "횡령 사건에 처가 왜 등장하는지 모르겠다. 1심에서는 옛 연인 얘기를 꺼내더니 어떻게 내 처를 (언급하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심적으로 불안하고 힘들지만 진실을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거듭 표명했다. "형에게 의지한 것도 잘못이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죽고 싶을 만큼 참혹했다. 아무리 가족이라 해도 한 사람의 희생을 담보로 하는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해 이 재판이 정말 힘들지만 바로잡으려 한다"고 말했다.

 

박수홍과 아내 김다예, 박수홍과 어머니 / 인스타그램

 

피고인 처벌 희망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수홍은 "이런 일이 반복되면 안 된다. 본인들의 죄를 가리기 위해서 비열하게 내 직업과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비하하고 본질을 흐리려 한다"고 했다.

 

또 "본인들이 정당하다면 합의서에 도장 찍은 것을 나눠주면 된다. 그걸 하기 싫어서 여기까지 온 거다. 마지막까지 불법 횡령으로 취득한 돈을 지키기 위해서 혈육도 마녀사냥을 했지 않느냐. 피고인들의 엄벌을 원하는 게 내 취지다"고 했다.

 

"만약 이러한 판결이 1심처럼 난다면 대한민국에 칼을 꽂는 사례가 많아질 것이다. 나는 1심 판결을 보면서 1인 시위라도 하고 싶었다"며 재판부에 추가 자료 재검토를 간곡히 요청했다.

 

박수홍은 '가족간의 분쟁으로 고통스럽다'는 입장을 숨기지 않았다. 그럼에도 재판을 통해 친형 부부의 엄벌을 요구하고 있다. 자신과 같은 피해 사례가 더이상 나오지 않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에서다. 박수홍의 의지가 재판 결과로 이어질지, 친형 부부의 다음 재판은 오는 9월 25일로 잡혔다.

 

한편, 친형 박 모 씨는 지난 2011년부터 2021년까지, 동생의 매니지먼트를 전담하면서 회삿돈과 동생의 자금 수십억 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회삿돈 20억 원 횡령 혐의는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16억 원 상당의 동생 돈을 가로챘다는 혐의는 무죄로 보고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일부 횡령에 가담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아내 이 모 씨는 무죄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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