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 전국에 기록적인 호우가 쏟아진 가운데, 오늘(10일) 밤까지 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AI이미지
[한스타= 김지혜 기자] 지난 밤 충청과 전북·경북에 '물폭탄'이 떨어졌다. 시간당 최고 100㎜ 이상 비가 내리면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기상 관측 사상 1시간 강수량 신기록이 전북 군산에서 작성됐고, ‘200년 빈도 비’(200년에 한 번 내릴 가장 많은 비)’가 내린 지역도 있었다.
10일 기상청에 따르면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시간당 100㎜ 넘는 비가 내리면서 피해 신고가 접수되고 있다. 오전 7시 기준 주요 강수 지역의 시간당 강수량은 △전북 군산시(어청도)146㎜ △전국 군산시 131.7㎜ △전북 익산시(함라) 125.5㎜ △충남 서천군 111.5㎜ △충남 부여군 106㎜이다.
특히 간밤의 비는 1시간 강수량 기준으로 봤을 때 대체적으로 100~200년 발생빈도에 해당하는 강한 비라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실제 충남 금산(84.1㎜)과 충북 추풍령(60.8mm), 전북 군산(131.7mm) 등엔 200년 빈도의 강한 비가, 경북 구미(58.3mm)엔 100년 빈도의 폭우가 쏟아졌다.
이들 지역에서는 간밤에 각종 피해신고가 잇따랐다. 충남소방본부에 따르면 밤 12시부터 오전 5시까지 접수된 비 피해 관련 119 신고는 총 835건으로 집계됐다. 신고는 광범위한 침수가 발생한 충남 서천군 서천읍 일대에서 많이 접수됐다. 논산과 부여에서도 아파트 지하주차장 침수 신고가 잇달았다. 오전 3시쯤 충남 논산시에서는 오피스텔 지하 2층 승강기가 침수돼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살려달라’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지하 1층까지 물에 잠긴 건물의 승강기 안에서 남성 시신 1구를 발견했다.
경북 지역에서는 지난 6일부터 내린 비의 영향으로 이날 오전 6시까지 영양과 안동, 청송 등에서 주택 파손 5건과 침수 30건 등 피해가 발생했다. 대구는 가로수 쓰러짐이나 주택 내 빗물 유입 등 관련 신고가 119건 접수됐지만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오전 4시 11분쯤 전북 완주군에서는 마을주민 18명이 불어난 빗물에 의해 고립됐다가 구조됐다. 경북 거창군·합천군·의령군·진주시 등 4개 시군의 76가구 94명은 밤새 마을회관, 경로당, 교회 등으로 사전 대피했다.
기상청은 경북 경주와 경산, 포항, 청송군, 대구광역시(영천시, 군위군)에 내린 호우 경보를 유지하고 있다. 전북 완주군과 진안군, 무주군 등 그 밖의 남부지역에도 호우주의보가 발표됐다. 삼림청은 대구 군위군과 경북 칠곡군, 대전시 대덕구 등 경상권과 충청·전라권 곳곳에 산사태 경보를 내린 상태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5시 12분 경북 김천시와 구미시에 호우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하기도 했다.
비는 낮 동안 경북에 시간당 30~50mm가량 더 내릴 전망이다. 경남과 전라권에도 시간당 각각 20~30㎜, 10~20㎜씩 추가로 비가 예보돼 있어 누적된 강수량에 의한 피해가 예상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산사태와 토사유출, 시설물 붕괴 등 유의하고, 저수지 붕괴와 하천 제방 유실에 따른 침수를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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