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타=박영숙 기자] "새사람이 돼서 어떤 범죄도 저지르지 않겠다. 믿어 달라"

또래 여성을 무참히 살해한 정유정이 항소심에서 사형 구형을 받은 뒤 선처를 호소했다.

지난 28일 오전 부산고법 형사2부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검찰은 1심의 무기징역 선고가 가볍다며 정유정에 대해 사형을 구형했다.

이날 공판 초반은 검찰이 제시한 증거조사로 인해 비공개로 이뤄졌다. 검찰은 정유정이 구치소에서 가족과 접견할 때 나눈 녹취 일부를 재생했다.

그는 "억지로라도 성의를 보이려고 반성문을 적어야겠다"라고 말하는가 하면 "압수수색 전에 방을 치워놨어야지"라며 할아버지를 원망했다. 사형이나 무기징역을 피하기 위해 감형 사유를 고민하는 내용도 녹취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런 상황들을 두루 볼 때 정유정이 가석방되면 재범 우려가 있고 사회 구성원을 보호하지 못한다"라고 밝혔다. 이후 정유정은 최후 진술에서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없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미리 준비한 종이를 꺼냈다.

그는 "큰일을 저지른 당사자로서 피해자와 유족에 죄송하다"라며 "할아버지에게 한 폭언도 죄송하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돌아가신 피해자가 평온한 곳에 계시길 간절히 바란다"라며 "새사람이 돼서 어떤 범죄도 저지르지 않겠다. 믿어 달라"라고 눈물을 흘리며 호소했다.

다만 여전히 감형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그는 "잔인한 범죄를 저질렀지만 23년 동안 죄지은 적이 없으니 참작해달라"라고 말했다.

그가 진정으로 반성하는 것인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자 정유정 변호인은 "제가 넘겨짚기에는 좀 부적절하겠죠. 반성 같은 건 본인만 알 수 있는 거니까요"라고 말했다.

앞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정유정에 대한 2심 선고는 다음 달 27일 오후 2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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