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마크는 내 잘못”…피겨 국대 이해인, 성추행 피해선수 문자 공개

이영희 / 기사승인 : 2024-06-28 11:5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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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전 국가대표 이해인. 오른쪽 사진은 그가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A선수와 나눈 문자메시지. /이해인 인스타그램 캡처

이해인과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A선수가 나눈 문자메시지. /이해인 인스타그램 캡처

 

 

[한스타= 이영희 기자] 해외 전지훈련 기간에 술을 마시고 미성년자 후배를 성추행한 혐의로 3년의 자격정지 처분을 받은 여자 피겨 국가대표 이해인(19) 선수가 피해자와 나눈 대화 내역을 공개하며 재차 억울함을 호소하고 나섰다.

 

문제가 된 행동에 대해선 피해자가 먼저 제안한 것이라고 했다.

 

앞서 이해인 본인이 신원을 밝히며 미성년 피해자인 A선수와 연인 사이였다는 입장을 밝힌 이후 A선수 측이 ‘관계 정립이 명확하게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해인의 성적 행위가 발행해 많이 당황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데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이해인은 27일 밤 인스타그램 스토리(24시간 동안 노출되는 게시물)에 5월 21일과 24일에 A선수와 나눈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내용을 캡처해 올렸다. 5월 21일은 ‘다시 사귀기로 한 날’이었고 5월 24일은 ‘키스마크를 선생님이 보신 날’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공개된 메시지에는 A선수가 5월 21일 “다른 사람이 다시 사귀냐고 물으면 안 사귄다고 해”라며 먼저 비밀 연애를 제안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5월 24일에는 전지훈련지에서의 만남을 자제하자면서 “키스마크는 내가 잘못했고 책임지는 게 당연하다”고 말한 내용이 적혔다. 이에 이해인은 “네가 해 달라고 해도 내가 하면 안 됐다. 어른이니까”라며 “내 생각이 짧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A선수 측의 입장문과 다소 배치되는 내용으로 읽힌다. A선수의 법률대리인 손원우 변호사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두 선수가 2023년 3개월간 교제한 뒤 이별했다가 지난달 해외 전지훈련 기간 이해인이 숙소로 불러 다시 만나보자는 제안을 했고, 그날 문제의 행위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A선수 측은 “(당시) 이해인이 A선수에게 키스마크에 대해 물어봤고 A선수가 잘 모르겠으니 해보라고 답했다. 그러자 이해인이 A선수 목에 입맞춤을 해 키스마크 자국을 남겼다”면서 “당시 A선수는 키스마크가 무엇인지 몰랐을 뿐 아니라 목에 자국이 남아서 많이 당황하고 놀라 곧바로 방에서 나왔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A선수는 전지훈련 이후 귀국해 부모님께 이 사실을 알리고 이해인에게 이별을 통보했다. 그러다 이달 중순 이해인이 (다시) 비밀연애를 제안해 응했다”면서 “이후 이해인이 사후 증거 수집의 목적으로 해당 사건에 관해 질의해 피해자는 정신적으로 충격받았다. 현재 정신과 치료를 시작했다”고도 전했다.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는 상황이라 파장이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이해인의 성추행 논란은 지난달 15~28일 이탈리아 바레세에서 진행된 피겨 국가대표 전지훈련 도중 발생했다. 빙상연맹은 이해인과 또 다른 여자 피겨 국가대표 B선수가 전지훈련 기간 숙소에서 음주한 사실을 확인한 뒤 자체조사를 통해 이해인과 B선수가 A선수에게 성적 불쾌감을 주는 행동을 저지른 사실을 추가로 확인해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었다.

 

스포츠공정위원회는 이 선수에게 음주와 성추행 혐의로 자격정지 3년 중징계를 내렸다. A선수에게는 이성 선수 숙소에 방문한 것이 강화 훈련 규정 위반이라고 판단해 견책 처분했다. B선수는 자격정지 1년 처분을 받았다.

 

이해인의 법률대리인인 김가람 변호사는 “이해인은 전지훈련 기간 음주한 잘못에 관해 깊이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다. 다만 성추행한 사실은 없다. 이해인과 해당 선수는 연인관계였으나 그 사실을 대한빙상경기연맹에 알리지 않아 연맹이 사실관계를 오인했다”면서 “연맹의 징계 결과에 대해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재심의를 신청했다”고 이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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