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컬링'스킵 '올리브' 서진영 '기적을 요리'

이석호 기자 / 기사승인 : 2021-06-08 14:06:32
  • -
  • +
  • 인쇄
"아마추어가 저 정도 실력이라니..."현역 코치들도 놀란 '라스트 샷'
제 2회 의정부-한스타 대회 연장 마지막 스톤을 티에 붙여 우승 일궈
문수희, 가정연, 김로사, 이정연 등도 '반전의 드라마' 주인공
▲ 우승 트로피를 들고 있는 미스컬링.

 

지난 7일 경기도 의정부컬링장에서 열린 ‘제2회 의정부-한스타 연예인컬링대회’ 결승전. 스코어는 4-4. 연장 접전을 펼치며 상대팀인 ‘우승하고가수’팀의 스킵인 나다가 던진 마지막 스톤이 티와 가장 가깝게 붙여 우승은 마치 때논당상처럼 보였다.

 

▲ 우승을 예감하고 편안하게 서진영의 마지막 샷을 보고 있는 우승하고가수팀.

 

이제 남은 스톤은 ‘미스컬링’의 스킵인 서진영의 마지막 한 개. 관중석에서도 우승은 가수 인순이와 달샤벳의 달수빈, 와썹 출신의 나다, 래퍼 자이언트 핑크로 구성된 ‘우승하고가수’라는 말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아마추어, 아니 이제 컬링이라는 종목을 연습한 지 한달 보름 밖에 되지 않은 서진영이었기에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 각자 닉네임을 들고 포즈를 취한 미스컬링. 최기훈 코치의 작품이다.

 

“서진영이 제대로 던지는 것은 기적에 가깝다” “정식 선수들도 저 상황에서 제대로 티에 가깝게 스톤을 밀어 넣는 것도 쉽지 않다”는 컬링을 좀 안다는 관중들의 평이 여기저기서 흘러나왔다.

 

▲ 스킵 서진영이 마지막 스톤을 던지고 있다. 문수희와 김로사가 스톤의 움직임을 지켜본 후 하우스 근처에서 빠르게 스위핑을 하며 스톤을 티 부근으로 끌고 가고 있다.

 

‘우승하고가수’ 팀들도 우승을 차지한 듯 하우스 뒤편에 주저앉아 느긋하게 우승의 순간을 즐기려고 있었다.

 

서진영이 마지막 스톤인 해머를 들고 핵앞에 준비 자세를 취했다. 서진영도 긴장한 듯 스톤을 투구하지 못하고 잠시 숨을 고르고 있었다. 평상시보다 5초 정도 더 시간을 끌며 마음을 진정시켰다.

 

드디어 서진영의 손에서 스톤이 떨어져 나갔다. 호그라인 앞까지 스톤은 힘이 없는 듯 비실비실했다. 문수희와 김로사의 스위핑 속도가 빨라졌다. 

 

멈출 것만 같았던 스톤이 마술에 걸린 듯 조금씩 조금씩 미끄러져 앞으로 나아가 티 근처에 멈췄다. ‘우승하고가수' 스킵의 라스트 스톤보다 약 15cm 앞이었다.

 

▲ 문수희, 김로사, 가정연이 열심히 스위핑한 결과, 스킵 서진영이 던진 노란 스톤이 빨간 스톤보다 하우스 티 가까이 안착했다. 문수희(왼쪽)와 가정연(오른쪽)이 기뻐하고 있다. 파란 유니폼을 입은 '우승하고가수'팀 선수들은 아쉬워하고 있다.

 

문수희와 가정연, 김로사가 우승의 기쁨에 포효했고 서진영은 껑충껑충 뛰면서 눈물을 흘리며 기뻐했다. 

 

▲ 우승후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아깝게 우승을 놓친 인순이를 비롯한 자이언트 핑크, 달수빈 등 ‘우승하고가수’ 선수들이 ‘미스컬링’ 선수들과 포옹하며 우승을 축하했다.

 

▲ 인순이씨와 달수빈이 미스컬링팀의 우승을 축하해주고 있다.

 

팀 ‘미스컬링’ 최기훈 코치는 “정말 아마추어, 10여 번 밖에 훈련하지 않은 서진영이 저렇게 잘 던질 줄 몰랐다”며 “정말 보통 강심장이 아닌 것 같다. 승부욕도 엄청 강한 선수이다. 가르친 보람이 있다”고 칭찬했다.

 

▲ 선수들이 최기훈 코치에게 감사의 포즈를 취하고 있다.

 

기적같은 역전극을 일궈낸 서진영은 마지막 스톤을 던질 때 심정은 어땠을까?  

 

“하...심장이 터질 것 같았어요. 긴장감과 압박감이 정말 심했어요. 상대팀인 스킵 나다 씨가 바로 앞 투구에서 완벽에 가깝게 던졌기에 더더욱 긴장이 됐거든요. 속으로 ‘할 수 있어. 난 할 수 있어’라고 주문을 걸었죠. 자꾸 라인이 타이트하게 들어가서 앞에 막힌 상대팀 스톤을 치고 그 스톤이 들어가면 어떡하지하는 생각도 들고...”

 

▲ 요리연구가 '올리브' 서진영.

 

서진영은 침착하게 아웃 턴 드로우로 스톤을 밀어 넣었다. 서진영은 “저 멀리 호그라인을 지나 휘기 시작해서 들어가는데 코치님이 갑자기 뒤로 돌기에 ‘아 끝났네. 졌구나’ 생각했다”며 “그런데 갑자기 코치님이 앞을 다시 보시고 동료인 수희와 정연이가 열심히 스위핑을 하며 소리치고...”라며 긴박했던 순간과 우승 순간을 되돌아 보았다.

 

승부욕도 강하고 맡은 일이면 잘할 때까지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는 서진영은 “그동안 날밤 새며 컬링 공부하고 영상 보고... 또 훈련으로 인해 고관절 통증으로 경기 당일도 진통제 3알로 버티며 꿋꿋이 경기에 임했는데 제가 대견하기도 하고, 우리 팀 모두가 고생도 했기에 나도 모르게 울음이 터져버렸다”고 되짚었다.

 

▲ 방송인 이정연

 

서진영은 “상대팀인 ‘우승하고가수’팀 선후배들이 축하한다며 저를 안아준 그 순간이 사회생활하면서 경험했던 가장 따뜻한 포옹이었다”며 ‘우승하고가수’팀 동료들에게도 고마움을 표시했다.

 

우승 팀 ‘미스컬링’은 각종 미인대회 수상자들로 팀을 꾸렸다. 문수희, 김로사, 가정연, 이정연 등이 그들이다.

 

▲ 미스코리아 출신 문수희.

 

연장전에서 리드로 나서 스톤 두 개를 모두 하우스에 집어 넣은 문수희는 “그동안 정말 열심히 연습하면서 컬링이라는 스포츠의 매력을 알게 됐다”며 “우승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단연 저희 팀의 팀워크 덕분이다. 각자의 역할 똑 부러지게 해내면서도 서로 배려하면서 최선을 다해준 우리 팀 언니들 그리고 항상 저희 먼저 생각해주신 코치님께 너무 감사드린다”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인해 5월 중순에야 합류한 이정연은 “우승하자 우승하자 말했는데 진짜로 이렇게 우승하게 돼서 너무 꿈만 갖다”며 “사실 저는 경기에 절반 밖에 뛰질 못해 우리 팀에 큰 도움을 못 주었는데 동료들이 너무 잘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 배우 겸 모델 김로사

 

개인 스케줄 때문에 5월 중순에 합류한 김로사도 우승 소감을 전했다.

“고생한 팀원들 그리고 마지막까지 희망을 놓지 않으셨던 코치님, 멋진 드라마를 같이 만든 ‘우승하고가수’팀 모두의 노력이 담긴 우승 트로피라고 생각해요. 고생 많았습니다.”

 

▲ 대회 사회를 보고 있는 가정연

 

당일 행사 사회도 맡으면서 ‘미스컬링’의 서드로 활약한 가정연도 “우선 정말 기쁘다. 훈련 기간 동안 가장 열심히 한 팀이 ‘미스컬링’ 이었다”며 “그 성실함과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고 생각한다. 코치님의 믿음과 응원 덕분에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자평했다.

 

▲ MC겸 리포터 가정연

 

연예인컬링 대회 우승팀인 ‘미스컬링’은 한스타미디어가 오는 10월 개최 예정인 중국 연예인과의 친선대회에 한국대표팀으로 출전할 예정이다. 경기 장소는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베이징이 될지 의정부가 될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저작권자ⓒ 한스타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