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타= 박영숙 기자] "저쪽에 앉은 분(다른 패널)은 항상 민주당 편만 들지 않았냐. 여기에도 거기에 맞는 사람(국민의힘)이 와 있어야 공정할 것 같다"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가 라디오 생방송 도중 방송이 정치적으로 편향됐다고 주장하며 돌연 하차를 선언했다.
진 교수는 지난 28일 생방송으로 진행된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했다. 제작진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이날 선거 유세 중 한 발언 '정치, 개 같이 하는 사람'에 관한 대담을 진행하려고 했다.
한 위원장은 서울 서대문 신촌 유세에서 "정치를 개 같이 하는 사람이 문제이지, 정치 자체는 죄가 없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대해 진 교수는 "일단은 '개 같이' 뭐 이런 표현을 강조하는 것 같은데, 저는 좀 안 그랬으면 좋겠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표는 무슨 얘기했냐? 5·18 희생자들을 희화화했는데 그런 발언은 여기서 안 다뤘다. 며칠 전엔 입양 가족, 계모라는 발언도 했는데 여기서 안 다뤘지 않냐?"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지난 21일 전북 군산 구시청광장 앞 유세에서 칼로 허벅지를 찌르는 시늉을 하면서 “회칼로, 봤지? 농담이야. 광주에서 온 사람들 잘 들어. 너희 옛날에 대검으로, M-16으로 총 쏘고 죽이는 거 봤지. 너 몽둥이로 뒤통수 때려서 대XX 깨진 거 봤지. 조심해 (웃으며) 농담이야. 농담이야”라며 황상무 전 수석의 발언을 패러디했다.
진 교수는 "저는 이런 발언들은 공론의 장에 올라와서는 안 된다고 생각을 한다. 왜냐하면 이것 자체가 문제의 본질을 갖다가 희석하기 때문이다. 저는 거기서 대해 아무 얘기도 안 했는데 이런 주제로 섬네일을 다는 걸 보면 화가 난다. 우리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비판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런 짓을 우리가 하면 안 된다. 공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대표의 발언도) 라이브로 틀었어야 하는 거 아니냐. 그 발언(5·18 발언) 들으면 얼마나 천박한지 아나. 계모 발언도 마찬가지다. 한 번도 여기서 라이브로 안 틀었다"면서 "그런데 이런 (한 위원장) 발언들은 꼭 라이브로 틀더라. 저는 안 그랬으면 좋겠다"며 방송의 편향성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박재홍 진행자는 "비판은 할 수 있는데 제작진의 아이템 선정에 대해 원색적으로 말씀하시니 당황스럽다. 충분히 아이템에 대해 말씀드렸는데, 정말 아닌 것 같다"며 "이재명 대표에 대해 저희가 비판 안 했는가. 진 교수님이 이재명 대표 비판할 때 저희가 제한한 적 있었나?"고 반박했다.
진 교수는 "(비판은) 저만 했다. (진행자가) 제한을 했다. 계속 말 끊었다"면서 "공정함이라는 게 있어야 하는데 이게 공정한가. 막말 매일 하는 사람은 매일 해도 비판 안 해도 되는 거냐. 원래 막말하는 사람이니까 비판의 여지가 없고?"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저는 그러면 이 방송 못하겠다. 그만하겠다. 저는 이 편만 드는 것도 싫고 저 편만 드는 것도 싫다. 언론은 투명해야 한다고 본다. 그런데 저는 이게 상당히 공정하지 않다고 느껴진다"며 돌발적으로 하차 의사를 드러냈다.
당황한 박 진행자는 "사회자로서 항상 양 패널이 동시에 말씀하실 수 있도록 대화의 문을 연결해 왔다"고 말했다.
진 교수는 "저쪽에 앉은 분(다른 패널)은 항상 민주당 편만 들지 않았냐. 여기에도 거기에 맞는 사람(국민의힘)이 와 있어야 공정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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